MZ도 많이 걸린다, 치료 까다로운 설암…이 증상 땐 병원 가야

서울 시내 한 대형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반적으로 암은 노년기에 찾아오는 병으로 생각하기 쉽다. 실제 대부분의 암은 발암 요인에 오랫동안 노출된 이들에게 찾아온다. 하지만 혀에 생기는 구강암의 일종인 '설암'은 좀 다르다. 불혹(40세) 이전의 젊은 연령에도 드물지 않게 발생한다. 하지만 구내염 등으로 착각하기 쉬워 진단·치료가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

7월 27일은 '세계 두경부암(頭頸部癌)의 날'이다. 설암을 비롯해 코·구강·후두·갑상샘 등에 발생한 모든 종류의 악성 종양을 의미한다. 세계 두경부암의 날, 설암의 특징과 치료·예방법 등을 한승훈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도움말을 바탕으로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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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게 느는 설암 환자, 2030 비율도 8%

음식을 먹고 삼키는 데 필수적인 혀는 매우 유연한 근육질의 장기다. 입안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동시에 암이 흔하게 생기는 부위이기도 하다. 이러한 설암 환자는 해마다 꾸준히 늘고 있다. 특히 다른 두경부암과 비교했을 때 증가세가 매우 빠른 편이다. 설암 환자 수는 2017년 748명에서 2021년 993명으로 5년 새 33% 늘었다. 이는 환자 수가 매우 적은 구순암(입술암)을 제외하면 두경부암 중에선 가장 큰 증가 폭이다.

특히 설암은 젊은 연령대 환자가 꾸준히 나온다. 2021년 신규 설암 환자 중에서 20~30대가 8%를 차지했다. 50대 이하 환자 비율이 46%로 전체 환자의 절반에 육박했다.

설암 환자의 혀 모습. 사진 한림대동탄성심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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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엔 구내염과 구분 어려워, 통증 없기도

설암의 초기 증세는 원형으로 하얗게 괴사가 일어나거나(염증성 궤양), 두꺼운 백색 반점이 생기거나(백색 백반증), 붉은 반점이 나타나는 식이다. 종양의 절반 이상은 혀의 측면에서 발생한다. 초기엔 통증이 없을 수 있지만, 종양이 혀 신경 주변까지 퍼지면 심한 통증이 나타난다.

궤양 등의 초기 증상은 일반적인 구내염과 비슷한 만큼 구분하기 쉽지 않다. 다만 구내염은 대부분 1~2주 이내에 자연적으로 치유되는 편이다. 증상이 3주 이상 이어지거나 병변이 커지면 설암을 의심하는 게 좋다. 특히 설암은 구내염과 비교했을 때 병변의 범위가 넓고, 출혈·통증이 이어지는 특징을 갖는다. 또한 목 주변 림프샘으로 전이되기 쉬워 턱밑이나 목 옆에 단단하게 만져지는 부분이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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혀 절제 후 재건술 가능, 흡연·음주 줄여야

설암으로 진단된 환자의 치료는 주로 '절제 수술'로 이뤄진다. 특히 설암은 목 주변 림프샘으로 잘 전이되는 만큼 이러한 림프샘을 혀와 함께 절제할 수도 있다. 만약 혀의 절반 이상을 절제해야 할 경우 손목이나 허벅지 피부·근육을 이용한 재건술을 받는다.

설암은 치료가 까다로운 암으로 꼽힌다. 하지만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초기에 발견하고 빨리 치료받으면 혀의 기능을 최대한 살릴 수 있다. 반면 증상을 무시하다 치료 시기를 놓치면 암이 빠르게 전이되고 완치율도 떨어진다. 설암을 예방하려면 혀 건강을 위협하는 흡연·음주를 줄이는 게 첫손에 꼽힌다. 충치와 치주질환 예방, 구강 청소 같은 구강 위생 관리도 철저히 하는 게 중요하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