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 탄 선수들, 센강 옆엔 공연…파리올림픽 역대급 개막
한국, 개회식 48번째 입장…21개 종목 선수 143명 출전
제33회 하계올림픽인 2024 파리올림픽이 화려한 막을 올렸다. 27일(한국시간) 열린 개막식은 문화와 예술, 스포츠가 하나가 된 지구촌 축제의 장이었다.
프랑스 파리에서 근대 올림픽이 개최된 것은 1900년 제2회 대회와 1924년 8회 대회에 이어 세 번째이자 100년 만이다. 한 도시에서 하계올림픽을 세 번 여는 것은 영국 런던(1908·1948·2012)에 이어 파리가 두 번째다.
다만 파리에서 올림픽 성화가 타오르는 것은 최초의 일이다. 근대 올림픽에서 처음 성화가 도입된 것이 1928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대회였기 때문이다. 우리나라가 파리 올림픽에 출전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세계 문화와 예술의 중심지인 파리에서 열리는 이번 올림픽은 사상 최초로 강 위에서 개회식을 열었다. 개회식 선수단 행진이 센강 위에서 배를 이용해 진행되면서 이를 관람하고자 약 6㎞에 이르는 행진 구간에 30만명 이상의 인파가 모였다.
워낙 많은 인원이 개회식장 근처에 몰린 데다 질 바이든 미국 영부인,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이츠하크 헤르초그 이스라엘 대통령 등 글로벌 리더들이 개회식에 참석해 7만여명의 경찰이 삼엄한 경비를 펼쳤다.
선수단 행진은 프랑스 파리의 식물원 근처 오스테를리츠 다리를 출발해 에펠탑 인근 트로카데로 광장까지 이어진다. 이 구간에는 강 양옆으로 노트르담 대성당과 파리 시청 건물, 루브르 박물관, 오르세 미술관, 콩코르드 광장, 그랑 팔레 등 명소들이 자리해 그 자체만으로도 훌륭한 볼거리다.
우상혁(육상), 김서영(수영)을 기수로 내세운 대한민국 선수단의 입장 순서는 206개 참가국 가운데 48번째다.
현지시간 오후 7시30분에 시작한 개회식 행사는 선수단의 화려한 수상 행진과 동시에 곳곳에서 예술 공연이 펼쳐졌다. 미국 팝스타 레이디 가가가 화려한 포문을 열었다. 도시 자체가 예술인 파리를 무대로 다양한 음악과 무용이 어우러지며 축제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프랑스의 배우 겸 예술 디렉터 토마 졸리가 감독을 맡은 개회식 행사는 총 12개 섹션으로 구성됐으며 3000명에 이르는 공연자들이 무대를 채웠다. 졸리 감독은 ‘낭만의 도시’ 파리에서 열리는 올림픽 개회식에서 전하려는 메시지를 “사랑”이라고 표현하며 “프랑스의 문화와 언어, 종교, 성적인 다양성을 전 세계에 알리겠다”고 했다.
코로나19로 인해 2020년에 열릴 예정이던 도쿄 하계올림픽은 1년 늦은 2021년에 사실상 무관중 대회로 열렸다. 2022년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도 코로나19의 여파에서 완전히 벗어나지는 못했다. ‘포스트 코로나19’ 시대에 처음 열리는 이번 대회는 프랑스의 역사가 살아 숨 쉬는 건축물이나 명소에서 경기가 열릴 예정이다.
에펠탑이 올려다보이는 샹드마르스 공원에서는 비치발리볼 경기가 진행되고, 콩코르드 광장에서는 브레이킹, 스케이트보드, 3대3 농구 등 젊은 종목 경기들이 펼쳐진다. 베르사유 궁전에는 승마 경기장이 차려지며, 양궁은 나폴레옹 묘역이 있는 레쟁발리드 광장 북쪽 잔디 공원에서 열린다. 마라톤은 이 주요 명소들을 지나가는 ‘관광 코스’를 달린다.
남녀 참가 선수의 성비가 균형을 이루는 첫 대회라는 점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들의 참가가 금지된 점도 이번 대회의 특징이다.
우리나라는 21개 종목 선수 143명이 출전했다. 현지 날짜로 개막 다음 날인 27일부터 사격과 수영, 펜싱 등에서 메달 사냥에 나서는 우리 선수단은 금메달 5개 이상, 종합 순위 15위를 목표로 하고 있다. 지금까지 하계 올림픽 금메달 96개를 따낸 우리나라는 이번 대회에서 하계 통산 100호 금메달 달성이 유력하다.
파리올림픽은 8월 11일까지 32개 종목 329개 금메달을 놓고 열전을 이어간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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