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PICK] 파이팅 보이 김제덕이 침묵한 이유는?

김효경 2024. 7. 26.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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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파리올림픽 남자 양궁 국가대표 김우진(왼쪽부터), 이우석, 김제덕. 파리=김성룡 기자

3년 전 열린 2020 도쿄올림픽에서 김제덕(20·예천군청)은 '파이팅 보이'란 별명을 얻었다. 남자 단체전 경기 당시 동료 선수들의 슈팅이 끝날 때마다 힘있게 '빠이팅'을 외친 덕분이었다. 그러나 25일(한국시각) 파리 앵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양궁 남자 경기에선 랭킹라운드 침묵을 지켰다.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양궁은 랭킹라운드를 치른다. 일종의 예선으로 탈락자는 발생하지 않지만 랭킹라운드 순위를 토대로 개인전, 단체전, 혼성전 시드를 결정한다. 이번 대회는 개막 하루 전에 랭킹라운드를 실시했다. 랭킹라운드는 남·녀 64명의 선수가 한꺼번에 사로에 서서 경기를 펼치며 총 72발을 쏜다. 그래서 1대1로 겨루는 본선과 달리 소리를 지르면 방해가 될 수 있다.

3년 전 도쿄올림픽에서 파이팅을 외치는 김제덕의 모습. 중앙포토


랭킹라운드를 마친 김제덕은 '왜 파이팅을 외치지 않았냐'는 질문에 "랭킹라운드는 여러 명의 선수가 동시에 경기를 해서 민폐가 될 수 있다. 본선은 한 명씩 번갈아 쏘기 때문에 파이팅을 외치겠다"고 답했다.

물론 이번 올림픽에서도 목청높여 소리를 지를 생각이다. 김제덕은 올림픽을 앞두고 "외국 선수들도 이제는 파이팅을 하더라. 남자 단체전은 1점이 중요한데, 견제를 하기도 한다. 그래도 맞서 싸울 것이고 기싸움에서 지지 않을 것이다. 더 크게 외쳐서 압박하겠다. 그만큼 기량도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했다.

고교생이었던 김제덕은 3년 전 도쿄 대회에서 단체전과 혼성전 2관왕에 올랐다. 이후에도 슬럼프 없이 꾸준한 모습을 선보였다. 두 차례 세계선수권 단체전 금메달을 획득했고,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제 20대가 되어 두 번째 올림픽에 나서는 그는 "도쿄에서처럼 배우는 마음으로 열심히 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랭킹라운드에서 활시위를 당기는 김제덕. 연합뉴스

출발은 좋다. 682점을 기록해 김우진(684점)에 이어 랭킹라운드 2위에 올랐다. 8강까지는 김우진과 5위를 차지한 이우석을 만나지 않는다. 세 선수의 점수를 합친 단체전에서도 1위를 차지해 8강에 직행했다. 김제덕은 "앵발리드 경기장 느낌이 좋다. (예선 경기장 바로 옆인)본선 경기장에서도 좋은 모습 보이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남자 대표팀은 29일 밤 11시 15분 8강전을 치른다.

파리=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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