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문] 기후위기 시대 서울 위한 대응책 ‘마케마케 프로젝트’
서울의 한강은 제방과 배수 시스템을 통해 오랫동안 도시와 거리를 두어 왔다. 다만 기후 위기로 폭우, 폭염, 가뭄 등이 빈번해지면서 새로운 해결책을 모색해야 할 시점에 가까워졌다. 특히 좁은 국토와 높은 인구 밀도, 여름철 집중되는 강우량으로 인해 한국은 물 스트레스 지수가 매우 높은 국가로 분류돼 있다. 그러다 보니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물의 불균형을 맞추고 기후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필요한 때이다.
이에 대안으로 마케마케 프로젝트를 들 수 있다. 마케마케 프로젝트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혁신적인 '링로드(Ring Road)'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은 한강과 팔당댐을 거대한 파이프로 연결하여 한강의 수위를 조절하고 물을 효율적으로 배수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서울 둘레길을 따라 설치된 링로드 하부로 물을 빼내는 방식으로, 한강을 하나의 튜브로 상정하고 일정 간격으로 구멍을 뚫어 파이프를 연결한 다음 지하탱크로 물을 빼내는 원리다. 지하탱크는 지역별로 물이 고이는 정도에 따라 지름이 최소 12m에서 최대 80m까지 다양하게 설치되며, 총 500개 이상 배치될 예정이다. 이 지하탱크는 극한 강우 시 저장 용량을 높여 도시의 침수를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흔히 링로드 시스템의 작동 원리는 팔당댐에서 두 줄기로 물을 빼내는 방식이다. 두 갈래의 파이프는 서울 둘레길을 따라 북쪽으로 89.2km, 남쪽으로 72.4km 길이의 지하 매설 링로드로 만들어진다. 이 파이프는 한강의 수량을 절반으로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폭우로 지하탱크가 가득 차면 일부 물은 링로드 외부의 한강 수중보로 배출되는 원리다. 지하탱크에 저장된 물은 정수 과정을 거쳐 중수로 재활용되며, 이는 하천 유지용수, 세차청소용수, 화장실세정용수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 여기에 지하탱크 간의 계단식 낙차를 활용해 수력발전으로도 이용할 수 있다.
이렇듯 궁극적으로 마케마케 프로젝트는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하는 제로 에너지 시스템인 것이다. 이 시스템이 가동되면 서울시의 상수 대비 중수 재사용량을 기존 0.67%에서 43%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 마케마케 프로젝트의 링로드 시스템은 한강과 팔당댐을 연결해 서울의 침수 문제를 해결하는 혁신적인 접근 방식이 될 수 있다. 이는 도시의 배수 용량을 극대화하고, 중수 재사용을 통해 환경 친화적인 도시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에 링로드 시스템은 서울의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미래지향적인 해결책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와 더불어 게릴라성 호우로 인한 피해도 즉각적으로 예방 가능하다. 한강으로 몰리던 배수 시스템을 서울의 외곽으로 물을 빼 저장하는 역할이다. 갈수기에도 물을 공급해 가뭄을 방지할 수 있으며, 팔당댐에서 방류까지의 고저차를 활용해 수력발전의 가능성도 높일 수 있다. 링로드 시스템이 안정적으로 운영되면 기존의 수변 공간 면적이 43%로 상승하게 돼, 도시 바로 아래에 있는 링로드 시스템은 여느 댐의 기능을 하면서도 지하에 위치해 면적을 차지하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서울 시민이 안전하게 건축 공간을 활용할 수 있게 되며, 이는 환경과 도시의 조화를 이루는 새로운 모델이 될 수 있다.
다시 말해 마케마케 프로젝트는 21세기 서울의 기후 문제를 해결하고, 지속 가능한 도시를 위한 비전을 제시한다. 기후 변화에 적응하면서도 환경을 보존하는 새로운 도시 모델을 만들어낼 뿐만 아니라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데 필요한 중요한 솔루션으로 시민들의 안전과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큰 기여를 할 것이다.
건축가 조신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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