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양궁, 의심 지우고 싹쓸이"…5개 전종목 1위 '압승'→세계양궁연맹도 '극찬'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세계 최강 한국 양궁이 파리 하계올림픽 개막 전날부터 맹위를 떨쳤다.
외국 언론의 '황당한' 개인전 노골드 전망을 실력으로 받아쳤다. 첫 날 압도적인 성적에 세계양궁연맹(월드 아체리)도 "한국이 의심을 지웠다"며 극찬했다.
한국 양궁이 올림픽 양궁 첫 날 열리는 랭킹 라운드에서 남자부와 여자부 모두 개인과 단체 1위를 싹쓸이하며 기분 좋은 스타트를 끊었다. 개인전에서는 1위는 물론 2위 자리까지 한국 선수들이 채웠다. 단체전에선 2위를 압도적으로 누르며 '금메달 전선 이상 무'를 알렸다.
우선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3관왕에 빛나는 여자 양궁 새 간판 임시현이 발군의 기량을 과시하며 '새 여제' 등극을 예고했다. 임시현은 25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레쟁발리드 특설 양궁장에서 열린 2024 하계 올림픽 양궁 여자 랭킹 라운드에서 720점 만점에 694점을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이어 남수현이 688점을 찍고 2위에 올랐다. 전훈영은 초반 고전했으나 664점으로 점수를 끌어올리며 13위가 됐다.
대회 첫 세계신기록과 올림픽신기록을 한꺼번에 수립했다. 임시현의 이날 점수는 역시 한국 선수 강채영이 지난 2019년 지난 6월 네덜란드 스헤르토헨보스에서 열린 2019 세계양궁선수권대회에서 수립한 랭킹라운드 종전 세계신기록 692점을 2점 더 끌어올린 새로운 세계신기록이다. 직전 대회인 2020 도쿄 올림픽에서 안산이 기록한 종전 올림픽 기록 680점은 무려 14점이나 높였다. 2위 남수현도 올림픽기록을 가뿐하게 넘을 정도였다.
초반엔 '마의 700점' 돌파도 가능할 정도로 환상적인 페이스를 임시현을 펼쳐보였다. 임시현은 특히 초반 36발에선 29발을 10점에 명중시키는 괴력으로 353점을 기록하며 일찌감치 1위를 굳혔다. 그 만큼 쾌조의 컨디션과 집중력 발휘하고 있음을 알린 것이다.
한국 여자대표팀은 3명의 점수를 모두 합친 단체전 랭킹라운드 점수에서도 2046점의 올림픽신기록을 수립하며 올림픽 여자 단체전 10연패 전선에 이상 없음을 알렸다. 2위 중국(1996점)을 무려 50점 차로 따돌렸다.
이어 나선 남자대표팀도 전국체육대회를 방불케하는 모습으로 올림픽 무대 화려한 첫 판을 벌였다. 한국 궁사 3명이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며 우리끼리 월드클래스 놀이를 했다.
김우진(32·청주시청), 이우석(27·코오롱), 김제덕(20·예천군청)으로 구성된 남자 양궁 대표팀은 25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래쟁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양궁 남자 랭킹라운드에서 상위권을 휩쓸었다.
맏형이자 에이스인 김우진이 686점을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3년 전 도쿄 올림픽 2관왕 김제덕이 682점을 찍으면서 2위에 올랐다. 이우석은 김제덕에 1점 뒤진 681점을 찍었는데 플로리안 운루(독일), 디라이 봄마데바라(인도)와 동점을 기록했으나 10점 수에서 뒤져 5위로 마쳤다.
남자대표팀 선수들은 일찌감치 두각을 나타냈다. 72발 중 36발을 쏴 반환점을 도는 시점에서 1~3위에 오른 것이다. 김제덕이 345점, 이우석이 344점, 김우진이 343점을 기록하며 약속이나 한 듯 1점 간격으로 1~3위를 휩쓸고 다른 나라 선수들의 기를 죽였다. 남자 양궁의 경우 개인전은 올림픽 금메달 획득이 2012년과 2016년 등 두 차례에 불과할 정도로 여자 대표팀과 비교하면 약세지만 이번 랭킹라운드 만큼은 달랐다.
3명의 점수를 합산하는 랭킹라운드 단체전에선 당연히 1위를 차지했다. 한국은 2049점을 기록하며 개최국 프랑스(2025점), 최근 컴파운드 상승세를 바탕으로 올림픽 종목 리커브 실력까지 부쩍 성장한 인도(2013점)을 각각 2위와 3위로 따돌렸다.
한국은 남·녀 한 명씩 팀을 이뤄 출전하는 혼성 단체전 랭킹라운드에서도 당연히 1위를 차지했다. 임시현의 694점, 김우진의 686점을 합쳐 총점 1380점을 기록하며 올림픽기록을 갈아치웠다. 독일(1351점), 미국(1349점) 등 2~3위 국가들과의 격차가 컸다.
한국 선수들의 미친 듯한 폭주에 세계양궁연맹도 감탄을 금치 못했다.
세계양궁연맹은 여자부 랭킹라운드가 끝난 뒤 임시현의 세계기록 경신 소식을 전하며 "거의 완벽에 가까운 날씨 속에, 임시현은 처음 36개 화살 중 겨우 7점만 떨어뜨렸고 700점대 페이스를 잡았다"며 "(후반엔) 맹렬한 초반 페이스를 유지할 수 없었지만, 사상 최고의 실력을 선보였다. 파리에서 올림픽 10연패 노리는 한국 여자대표팀 의심을 잠재우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남자부 결과에 대해서도 세계양궁연맹은 "김우진은 2016 리우 올림픽에서 (랭킹라운드)1위를 차지했고, (2위)김제덕은 2020년 도쿄 올림픽에서 맨 위에 오른 적이 있다"며 "김우진은 임시현과 함께 혼성 단체 랭킹라운드에서도 올림픽신기록을 세우고 한국의 싹쓸이를 완료했다"고 극찬했다.
첫 테이프를 순조롭게 끊은 한국 양궁은 이번 대회에서 올림픽 사상 첫 5개 종목 싹쓸이에 도전한다.
28일 여자 단체전, 29일 남자 단체전, 8월2일 혼성 단체전, 3일 여자 개인전, 4일 남자 개인전에서 메달 사냥에 나선다.
사진=연합뉴스, 세계양궁연맹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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