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단]한동훈 체제와 대통령의 운명공동체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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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한동훈 대표 체제로 출범하게 됐다.
대표 수락 연설에서 변화와 미래, 국민 눈높이를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이후 자생력을 잃은 정당이었다.
이준석 대표 체제로 변화를 모색하는 가운데, 여론의 지지를 받는 검찰총장 출신의 윤석열을 영입해 대통령이 되면서 여당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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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대표 "국민 눈높이" 변화 의지
여야 적대적 공생 정치 혁파해야
국민의힘이 한동훈 대표 체제로 출범하게 됐다. 대표 수락 연설에서 변화와 미래, 국민 눈높이를 강조했다. 어느 정도의 변화는 분명해 보인다. 전당대회 축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역설한 당정 운명공동체는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겠다. 함께 변화를 도모할 수도 있고, 이제는 서로 다른 길을 가는 절반의 공동체, 또는 한때의 공동체가 될 수도 있다.
국민의힘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이후 자생력을 잃은 정당이었다. 이준석 대표 체제로 변화를 모색하는 가운데, 여론의 지지를 받는 검찰총장 출신의 윤석열을 영입해 대통령이 되면서 여당이 됐다. 윤석열 당시 후보는 국민의힘을 마뜩잖은 정당으로 봤다. 정권교체를 위한 도구로써 입당할 뿐이라고 했다. 집권 이후 국민의힘은 대통령에 종속된 여당이라는 한국의 전통적 여당이 됐다. 이준석 대표는 제거되다시피 했고, 여당이라는 것을 제외하고는 당의 뚜렷한 정체성도 에너지도 없었다. 집권 2개월 후부터 지금까지 국정 지지도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압도한 윤석열 정권의 여당이었다.
그런데도 상대 경쟁 세력의 사법 리스크로 피장파장이 돼 버텨오다가 22대 총선을 맞았다. 알다시피 지난 총선은 피장파장의 양대 비호감 세력의 경쟁 구도에서 정권 심판 바람이 휩쓴 선거였다. 총선 결과 집권당이 108석의 소수 세력으로 고립됐다. 역대 국회에서 여당의 의석 비율이 최소인 여소야대 국회가 됐다. 사법 리스크에 대한 민주당의 맞공세까지 더해지면서 단순한 여소야대를 넘어 사실상의 분점정부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변화와 미래, 유능한 정당을 내건 한동훈 대표 체제가 출범했다. 정치세력의 가장 가시적인 변화는 인적 구성으로 드러난다. 이런 점에서 공천과 총선이 끝난 이후 새로운 변화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이미 확정된 원내 소수 세력의 한계도 불가피하다. 어쩌면 소수 세력의 한계가 변화를 시도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측면도 있다. 막연한 보수 이념에 대한 재정비, 아니면 아예 탈이념 같은 정당 정체성의 근본적 정비를 시도할지도 모르겠다.
무엇보다 국민의힘이 여당이라는 점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정책, 국정운영 방식에 대한 입장이 향후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당정 관계의 변화다. 지난 2년 국민의힘은 아예 무기력했다. 통치의 관점이 강한 대통령실과 다르게 민심의 창구가 되어야 하는 여당의 역할이 전무했다. 한동훈 대표가 강조하는 국민 눈높이는 이런 점에 대한 성찰이기도 하다.
대통령이 당정 운명공동체를 강조하는 건 당연하다. 그러나 운명공동체가 제대로 되기 위해서는 서로의 주체적 역할을 공유해야 한다. 지난 2년 그렇지 못했다. 당정 운명공동체 이전에 국민과의 공감이 대통령 리더십의 기본이다. 그런데 국민 공감을 얻지 못하고 국정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압도적이라면 심각한 성찰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그냥 대통령 나홀로 씩씩했다.
대통령의 축사에서 민생정책과 경제정책을 외면한 채 정쟁에 몰두하고 있다며 야당을 비판했지만, 정쟁거리를 해소하지 않고 방치한 대통령의 책임도 크다. 국정운영에 대한 국민 신뢰가 높으면, 야당의 방탄용 정쟁이 먹혀들 리 없다. 국정 리더십이 스스로 새로워지지 않으면 집권 중반의 레임덕이 가속화될 수도 있다.
한동훈 대표체제가 양대 비호감 세력이 적대적으로 공생하는 최악의 한국 정치 상황을 혁파하는 데 기여하길 바란다. 국민 눈높이, 국민 공감의 리더십으로 당정이 함께 변화할 수 있을지도 지켜본다.
김만흠 전 국회입법조사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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