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 없는 여자" 해리스 비하한 밴스…스위프트도 발끈했다

김지혜 2024. 7. 26.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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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화당 부통령 후보인 J.D. 밴스 상원의원. AFP=연합뉴스


미국 공화당 부통령 후보인 J.D. 밴스 연방 상원의원이 과거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등을 겨냥해 "자식이 없는 여성"이라고 공격한 발언이 온라인상에서 확산하며 역풍을 맞고 있다.

25일(현지시간) 미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문제의 발언은 밴스 의원이 2021년 7월 폭스뉴스에 출연했을 때 언급한 것이다. 그는 당시 해리스 부통령을 비롯해 몇몇 민주당 인사들을 "자기 삶에서 비참한, 자식이 없는 고양이 여성들"(childless cat ladies who are miserable at their own lives)이라고 지칭하면서 이들이 자녀가 없기 때문에 "국가의 미래와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없다"고 주장했다. '캣 레이디'는 아이를 낳지 않고 고양이만 키우는 중년 독신 여성을 비하하는 의미로 쓰인다.

밴스의 이런 3년 전 인터뷰 내용은 그가 부통령 후보에 지명되며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이에 대해 할리우드 스타 등 유명인들은 잇따라 비판적 목소리를 냈다.

인기 시트콤 '프렌즈'의 주인공 '레이첼'로 유명한 스타 제니퍼 애니스턴은 24일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미국의 부통령이 될 수 있는 사람에게서 이런 말이 나온다는 것을 정말 믿을 수 없다"고 썼다. 애니스턴은 2022년 한 인터뷰에서 난임으로 체외수정(IVF) 등을 시도하며 큰 어려움을 겪었다고 고백한 바 있다.

애니스턴은 이 게시물에서 "밴스 씨, 당신의 딸이 언젠가 자력으로 아이를 가질 수 있을 만큼 운이 좋길 기도한다"며 "그녀가 두 번째 옵션으로 IVF에 의지할 필요가 없길 바란다"고 썼다. 그러면서 "당신은 그녀에게서 그것도 뺏으려 하고 있으니까"라고 덧붙였다. 이는 지난달 미국에서 체외수정 시술에 대한 접근성을 보장하기 위해 민주당이 제안한 법안을 공화당 상원의원들이 반대하며 심의를 막은 일을 꼬집은 것이다.

할리우드 원로배우 우피 골드버그도 24일 자신이 진행하는 방송 프로그램에서 "어떤 이유로든 아이를 갖지 않기로 결정한 사람들이 있고, 아이를 갖길 원해도 가질 수 없는 사람들이 있다"며 간접적으로 밴스 의원의 발언을 겨냥했다. 이어 "어떻게 감히. 당신은 아기를 낳은 적이 없고, 당신의 아내가 아기를 낳았다. 당신은 이것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고 일침을 가했다.

플로리다 출신의 민주당 전국위원회(DNC) 전 위원인 니키 반스는 지난 23일 엑스(X·옛 트위터)에 "'해리스 2024'를 위한 자식 없는 여자들"이라는 문구 아래에 한 여성이 고양이들과 함께 와인을 마시고 있는 모습을 그린 이미지를 올리고 "움직임이 있다"(There's a movement)라고 적었다. 이 게시물은 이틀도 채 되지 않아 조회수 200만회를 넘겼으며, 1만3000여회 리트윗됐다. 또 앞서 다른 엑스 사용자가 지난 22일 올린 밴스 의원의 해당 인터뷰 영상은 약 사흘 만에 2850만여회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인기 절정의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의 팬들도 밴스 의원을 향한 비판에 가세했다. 스위프트는 결혼한 적이 없지만, 고양이 3마리를 키우며 혼자 사는 여성으로 잘 알려져 있다. 틱톡에는 스위프트가 거대한 고양이의 등에 올라타고 어디론가 이동하는 모습을 합성한 이미지와 함께 "11월에 해리스에게 투표하기 위해 투표소로 가는 '자식 없는 고양이 여성들'"이라는 문구를 담은 동영상이 게시됐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밴스의 발언에 대한 이런 격렬한 반응은 낙태와 피임, 체외수정 등 여성의 생식권 문제가 이번 대선의 주요 동력이 될 것임을 분명히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해리스 부통령은 생물학적 자녀는 없지만, 남편이 전처 사이에서 낳은 자녀 둘을 키워내 자녀가 없다는 공격은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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