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에 피의 강 흐를 것” 섬뜩 위협… 확산한 영상 정체

권남영 2024. 7. 26. 08:05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2024 파리올림픽 기간에 파리를 겨냥한 테러를 예고하는 내용의 동영상이 SNS에 확산한 것과 관련해 프랑스 당국은 '가짜 영상'이라고 강조하면서도 경계 태세를 높이고 있다.

지난 23일(현지시간) 저녁 엑스(X·옛 트위터)에는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제작한 동영상이라며 1분짜리 영상이 퍼졌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프랑스 당국 ‘가짜영상’ 판단하면서도 러시아 의심
프랑스 총리 “국가 차원 개입한 사건 분명”
하마스 협박 영상이라고 퍼진 의문의 동영상. 엑스 캡처


2024 파리올림픽 기간에 파리를 겨냥한 테러를 예고하는 내용의 동영상이 SNS에 확산한 것과 관련해 프랑스 당국은 ‘가짜 영상’이라고 강조하면서도 경계 태세를 높이고 있다.

지난 23일(현지시간) 저녁 엑스(X·옛 트위터)에는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제작한 동영상이라며 1분짜리 영상이 퍼졌다. 영상에는 검은색 방탄조끼로 보이는 옷에 팔레스타인 국기 배지를 달고 머리엔 카피예(아랍 국가에서 사용하는 머리 천)를 두른 한 남성이 등장한다.

이 남성은 프랑스인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겨냥해 “당신은 팔레스타인 국민에 대한 범죄 전쟁에서 시오니스트 정권을 지원했고, 그들에게 무기를 제공하고 우리의 형제자매와 아이들을 살해하는 걸 도왔다”고 비난했다.

이어 “당신은 시오니스트들을 올림픽에 초대했다. 당신은 당신이 한 일에 대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면서 “파리의 거리에 피의 강이 흐를 것이다. 그날이 다가오고 있다”고 위협했다. 남성은 영상 말미에 피투성이가 된 프랑스의 상징 마리안느의 머리를 들어 올리기도 했다.

해당 영상이 퍼진 직후 온라인에선 영상의 신뢰도를 의심하는 의견이 잇달아 제기됐다. 영상 속 목소리가 실제 팔레스타인 억양이나 발음과 다르다는 게 이유였다.

비치 발리볼 경기가 열리는 파리 에펠탑 스타디움. 신화연합뉴스


일간 르피가로는 가짜뉴스를 다루는 전문가들이 해당 영상을 프레임 단위로 분석한 결과, 남성이 마지막에 들어 올린 마리안느의 머리는 인공지능(AI)에 의해 만들어진 것으로 드러났다고 25일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해당 영상이 하마스 등 특정 단체를 나타내지 않는다는 것도 확인했다. 실제 해당 영상에서 남성은 ‘하마스’라는 언급을 아예 하지 않고 있으며, 동영상이 유포되는 과정에서 ‘하마스의 협박 영상’이라는 설명이 붙었을 뿐이다.

동영상의 출처에 대해 테러 분석 센터의 장 샤를 브리사르 대표는 피가로에 “영상의 전파 경로가 그 출처에 대한 단서를 제공한다”며 “이 영상은 주로 친러 성향이나 다른 불안정화 작업에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진 텔레그램이나 엑스 계정에 의해 퍼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분야 전문가인 파리정치대학의 다비드 콜롱 교수도 이 영상이 친크렘린 계정에 의해 전파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콜롱 교수는 “크렘린의 작전 목표는 개막식을 앞두고 테러에 대한 공포심을 증폭시키는 동시에 이스라엘 대표단을 겨냥한 위협 가능성을 조장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프랑스 당국도 이 영상이 ‘가짜’라고 확인했다. 사임한 제랄드 다르마냉 내무 장관은 전날 국내보안국(DGSI) 조사 결과 이 영상이 하마스에서 만들어진 게 아니라고 밝혔다.

가브리엘 아탈 총리도 기자들과 만나 “초기 조사 결과 이 영상이 허위로 제작됐다는 점이 드러났다”며 “현 단계에서는 특정 국가의 소행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국가 차원에서 개입한 사건임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이어 “프랑스는 정보 조작 및 정보 간섭의 표적이 돼 왔다. 정보 조작을 통한 불안정화 시도가 최근 몇 달 동안에만 25건이 확인됐다. 올림픽 기간 사이버 공격이 예상되고, 위협은 실재한다”며 철저히 경계하고 있다고 전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