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양궁 NO" 망언, 태극궁사 실력으로 받아쳤다…남·녀 개인전 금메달 청신호 [파리 현장]

김지수 기자 2024. 7. 26. 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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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레쟁발리드에 마련된 양궁 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여자 개인전 랭킹 라운드에서 임시현(오른쪽부터), 전훈영, 남수현이 랭킹 라운드를 64개 참가국 중 1위로 마쳤다. 임시현은 총점 694점으로 세계 신기록을 작성하고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3관왕에 이어 파리 올림픽에서도 강력한 우승후보의 면모를 뽐냈다. 사진 연합뉴스

(엑스포츠뉴스 프랑스 파리, 김지수 기자) 세계 최강 한국 양궁이 2024 파리 올림픽 개막에 앞서 남녀 모두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금빛 활시위'를 기대하게 만드는 쾌조의 컨디션을 뽐내고 일부 외신의 비관적인 전망을 비웃는 결과를 만들어냈다. 

한국 양궁은 25일(한국시간) 프랑스 레쟁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랭킹 라운드에서 남녀부 1위를 석권했다. 26일 공식 개막을 하루 앞두고 최종 리허설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올림픽 양궁 랭킹 라운드는 메달 경쟁이 아닌 개인전과 단체전 대진표를 결정하기 위해 실시된다. 선수당 72발씩 쏘는 랭킹 라운드로 순위를 매긴 뒤 개인전의 경우 1위와 64위가 붙고, 2위와 63위가 붙는 방식으로 메달을 가리는 토너먼트를 치른다. 개인전에서 한국 선수 간 맞대결이 토너먼트에서 최대한 늦게 성사되기 위해서는 랭킹 라운드 성적이 뒷받침돼야 한다. 

먼저 경기를 치른 여자 양궁 대표팀은 임시현(21·한국체대), 남수현(19·순천시청), 전훈영(30·인천시청)이 올림픽 역사를 새롭게 썼다. 우선 에이스 임시현은 랭킹라운드에서 694점을 찍어 이번 올림픽 첫 세계신기록을 수립했다

한국 남자 양궁 대표팀이 2024 파리 올림픽에서 좋은 출발을 드러냈다. 김우진, 이우석, 김제덕으로 구성된 남자 양궁 대표팀은 25일 프랑스 파리 래쟁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양궁 남자 랭킹라운드에서 상위권을 휩쓸었다. 김우진이 1위, 김제덕이 2위를 차지했고, 이우석은 김제덕에 1점 뒤졌으나 같은 점수를 기록한 다른 나라 선수들에 10점 수가 뒤져 5위를 차지했다. 연합뉴스

3년 전 도쿄에서 안산이 기록했던 올림픽 기록 680점도 가뿐하게 제친 임시현은 이에 그치지 않고 5년 전 네덜란드 세계선수권에서 강채영이 기록한 세계기록 692점도 2점이나 높였다. 올림픽 기록과 세계 기록을 단숨에 뛰어넘고 새로운 양궁 역사의 주인공이 됐다. 

남수현도 688점의 올림픽 신기록으로 2위를 기록하며 개인전, 단체전에서의 기대감을 높였다. 전훈영은 초반 난조를 딛고 최종 664점으로 13위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은 3명의 점수를 합산해 매기는 랭킹라운드 단체전에서도 2046점을 기록, 한국이 3년 전 도쿄 올림픽에서 기록한 2032점을 12점 경신한 올림픽 신기록을 세우며 1996점을 찍은 중국을 50점 차로 크게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열린 양궁 남자부 랭킹라운드에서도 한국이 주인공이 됐다. 남자 대표팀 김우진(32·청주시청), 이우석(27·코오롱), 김제덕(20·예천군청)이 펄펄 날았다. 우선 맏형 김우진이 총점 686점으로 랭킹 라운드 1위를 차지했다.

여자 양궁 국가대표 임시현이 25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레쟁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양궁 랭킹 라운드에 출전해 총점 694점으로 세계신기록을 수립하며 전체 64명의 선수 중 1위를 차지한 뒤 과녁 앞에서 기념 촬영을 진행했다. 임시현은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3관왕에 오르며 한국 여자 양궁 새 여제로 올라선 간판 궁사다. 사진 연합뉴스

3년 전 도쿄 올림픽에서 남자 단체전, 혼성 단체전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김제덕이 김우진의 뒤를 이어 682점을 찍으면서 2위에 올랐다. 이우석도 김제덕에 1점 뒤진 681점을 기록하면서 5위로 랭킹 라운드를 마쳤다. 이우석의 경우 독일의 플로리안 운루, 인도의 디라이 봄마데바라와 동점을 기록했지만 10점 수에서 밀려 공동 3위가 아닌 5위까지 밀려났다.

한국은 김우진, 김제던, 이우석 3명의 점수를 합산한 랭킹 라운드 단체전 점수도 1위였다. 2049점을 기록하면서 개최국 프랑스(2025점), 최근 컴파운드 상승세를 바탕으로 올림픽 종목 리커브 실력까지 부쩍 성장한 인도(2013점)를 큰 점수 차로 따돌렸다. 

김우진은 2016 리우데자네이루와 2020 도쿄(2021년 개최) 대회 남자 단체전 금메달에 이어 3회 연속 올림픽 우승을 향한 발판을 마련했다. 랭킹 라운드 전체 1위, 한국 선수 중 1위로 임시현과 함께 혼성 단체전에서 호흡을 맞추게 되면서 3관왕도 노려볼 수 있게 됐다.

한국 양궁은 1972년 뮌헨 올림픽부터 2021년 도쿄 올림픽까지 총 45개의 양궁 종목 금메달 중 27개를 차지할 정도로 올림픽 무대에서 세계 최강의 면모를 이어왔다. 

25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레쟁발리드에 마련된 양궁 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여자 개인전 랭킹 라운드에서 임시현(오른쪽부터), 전훈영, 남수현이 랭킹 라운드를 64개 참가국 중 1위로 마쳤다. 임시현은 총점 694점으로 세계 신기록을 작성하고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3관왕에 이어 파리 올림픽에서도 강력한 우승후보의 면모를 뽐냈다. 사진 연합뉴스

여자 양궁은 1984 LA 올림픽부터 2020 도쿄 올림픽까지 최근 10차례 올림픽에서 2008 베이징 올림픽을 제외하고 개인전 우승을 독식했다. 단체전은 1988 서울 올림픽부터 2020 도쿄 올림픽까지 9회 연속 금메달 신화를 이룩했다.

남자 양궁도 1988 서울 올림픽부터 2020 도쿄 올림픽까지 단체전 우승 6회, 개인전 우승 2회의 금자탑을 쌓았다. 개인전은 2012 런던 올림픽 오진혁,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구본찬의 금메달을 비롯해 2000 시드니 올림픽, 2004 아테네 올림픽을 제외하고 매번 메달리스트를 배출했다.

하지만 이번 파리 올림픽을 앞두고 일부 외신은 한국 양궁의 저력을 저평가했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일러스트레이티드'는 지난 23일 파리 올림픽 모든 세부 종목의 입상자를 예상하는 기사에서 한국의 남녀 양궁 개인전 금메달 획득 실패를 점쳤다.

특히 '난공불락' 여자 양궁이 와르르 무너질 것으로 예측했다.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양궁 개인전 메달리스트에 한국의 임시현, 남수현, 전훈영이 아닌 멕시코의 알레한드라 발렌시아, 체코의 마리에 호라치코바, 미국의 케이시 코폴드가 금, 은, 동메달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한 것이다. 남자 개인전에서도 김우진이 동메달을 간신히 따내 체면을 세울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 선수단이 이번 올림픽에서 금메달 9개를 따낼 것이라며 긍정적인 전망을 한 미국 데이터 분석업체 '그레이스노트'도 한국 양궁의 충격패를 예상했다. 남녀 단체전, 혼성 단체전 금메달을 획득할 것으로 예상한 반면 개인전 우승은 실패할 것으로 예측했다.

여자 양궁 국가대표 임시현이 25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레쟁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양궁 랭킹 라운드에 출전해 총점 694점을 기록, 세계신기록을 수립하며 전체 64명의 선수 중 1위를 차지했다. 임시현은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3관왕에 오르며 한국 여자 양궁 새 여제로 올라선 간판 궁사다. 사진 연합뉴스

여자 개인전의 경우 이번 파리 올림픽에 출전하는 임시현, 남수현, 전훈영 모두 생애 첫 올림픽 출전에 따른 경험 부족이 저평가의 원인인 것으로 보인다. 남자 개인전은 김우진, 김제덕이 올림픽 단체전 우승 경험이 있음에도 다른 나라들의 기량 역시 만만치 않다보니 상대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비록 랭킹 라운드이기는 하지만 남녀 1위를 한국 양궁이 모두 석권한 건 의미가 적지 않다. 선수들의 경기력과 컨디션이 본 게임을 앞두고 정상 궤도에 올라있다는 걸 증명한 것은 물론 경쟁 국가 선수들 사이에서 기선을 제압한 효과도 얻었다.

선수들도 자신감이 넘친다. 여자 대표팀 임시현은 랭킹 라운드 종료 후 "저는 애초에 (단체전 10회 연속 금메달에 대한) 부담감보다는 (한국 양궁이 강하다는) 자부심을 더 가지고 있다"며 세계 최강 한국 여자 양궁의 에이스다운 출사표를 던졌다. 

맏언니 전훈영은 "나도 처음 출전하는 올림픽이라 긴장이 많이 됐지만 최대한 즐기면서 자신 있게 하려고 했는데 좋은 결과를 얻어 기쁘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2024 파리 올림픽 양궁 남자 국가대표 김우진과 이우석이 25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레쟁발리드에서 열린 남자 개인전 랭킹 라운드에 출전했다. 김우진은 출전 선수 중 전체 1위에 오르며 자신의 숙원인 올림픽 개인전 금메달을 향한 청신호를 켰다. 또 한국 선수 3명 중 1위를 기록, 여자 대표팀 임시현과 함께 혼성 단체전에서 호흡을 맞춰 3관왕을 노려볼 수 있게 됐다. 사진 연합뉴스

막내 남수현도 "언니들과 함께 세계 신기록을 세울 수 있어서 영광이다"라며 "단체전에서도 언니들을 믿고 더 잘하고 싶다는 마음이 강해졌다"고 말했다.

지난 두 차례 올림픽에서 단체전 금메달을 차지한 김우진은 이번 대회에선 개인전 금메달까지 도전하고 있다. 김우진은 "욕심이 많으면 그만큼 일을 그르치는 일이 많기 때문에, 이번에는 머리는 좀 비우고 가슴은 좀 뜨겁게 경기에 임하려고 한다"는 출사표를 던졌다.

한편 한국 양궁은 오는 28일 여자 단체전을 시작으로 금메달을 향한 본격적인 출항을 시작한다.

남녀 개인전과 단체전, 혼성 단체전까지 총 5개의 금메달이 걸려 있는 이번 파리 올림픽에서 최소 3개 이상의 금메달 획득을 겨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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