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美 경합주서 트럼프에 ‘박빙열세’…“바이든보단 나은 성적”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자리를 사실상 예약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대선 승패를 가를 승부처로 꼽히는 스윙 스테이트(경합주) 여론조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박빙 열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조 바이든 대통령이 민주당 후보직 사퇴 전 얻은 지지율보다 더 나은 성적을 보였다.
25일(현지시간) 공개된 더힐-에머슨대 여론조사(22~23일 조사)는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포기 선언 이후 해리스 부통령이 후보직을 굳혀가는 가운데 처음 나온 경합주 조사 결과라는 점에서 관심이 집중됐다. 경합주 5곳에 대한 지지율 조사 결과는 ‘트럼프 4승 1무’로 요약된다.
해리스와 트럼프 양자 대결 시 ▶펜실베이니아 46%:48% ▶미시간 45%:46% ▶조지아 46%:48% ▶애리조나 44%:49%로 나타났다. 트럼프가 애리조나에서 오차범위 밖 우세였고 나머지 세 곳은 오차범위 내 우세였다. 위스콘신에서만 두 사람이 47%:47%로 동률을 기록했다.
눈에 띄는 대목은 해리스 부통령이 지난 21일 후보직에서 스스로 물러난 바이든 대통령보다 더 높은 후보 경쟁력을 보였다는 점이다. 해리스는 바이든과 비교해 조지아에서 5%포인트, 애리조나ㆍ위스콘신에서 4%포인트, 미시간ㆍ펜실베이니아에서 3%포인트 더 높은 지지도를 보였다. 조사를 수행한 에머슨대는 “해리스는 지난달 27일 바이든의 ‘대선 TV 토론 참패’ 후 떨어졌던 지지율의 일부를 회복했다”며 특히 “젊은 유권자들이 해리스 쪽으로 이동했다”고 분석했다.
해리스의 지지율은 이달 초와 비교할 때 조사 대상 경합주 5곳에서 많게는 16%포인트, 적게는 1%포인트 이상 모두 올랐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애리조나 16%포인트 ▶펜실베이니아 11%포인트 ▶조지아 8%포인트 ▶미시간 5%포인트 ▶위스콘신 1%포인트 등으로 올랐다.
전국 단위 조사에서도 해리스는 트럼프 대항마로서 바이든보다 더 나은 성적을 내고 있다. 25일 공개된 뉴욕타임스(NYT)ㆍ시에나대 조사에서 등록 유권자를 대상으로 한 양자대결 시 지지율은 해리스가 46%로 트럼프(48%)에 2%포인트 뒤졌다. ‘적극 투표층’을 대상으로 하면 해리스 47%, 트럼프 48%로 격차가 1%포인트로 줄어든다. 제3후보를 포함한 다자 가상 대결에서는 해리스와 트럼프가 42%로 같은 지지율을 기록했다. 지난 3일 공개된 NYTㆍ시에나대 조사에서는 ‘적극 투표층’ 지지율이 바이든 43%, 트럼프 49%로 격차가 6%포인트였다.
NYT도 젊은 층과 유색 인종 등 바이든이 취약했던 유권자 층에서 해리스가 더 나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NYT는 “해리스는 바이든이 계속 어려움을 겪어온 30세 미만 유권자, 히스패닉 유권자들에게서 약 60%의 지지를 받았다”며 “젊은 층과 유색인종 유권자들에게 더욱 어필할 수 있는 민주당 후보가 출마할 경우 스윙스테이트에서 바이든이 밀려날 뻔했던 네바다ㆍ애리조나ㆍ조지아 등 남부 선벨트 주에 다시 집중할 수 있다”고 짚었다.
해리스는 호감도 면에서도 나아지는 흐름을 보였다. NYTㆍ시에나대 조사에서 해리스 호감도는 46%로 지난 2월 36%에 비해 10%포인트 올랐다. 트럼프는 같은 기간 44%에서 48%로 4%포인트 올랐다. 둘의 비호감도는 해리스 49%, 트럼프 51%였다.
위스콘신ㆍ텍사스주 연설 일정을 마치고 이날 워싱턴 DC 인근 앤드루스 기지로 돌아온 해리스는 TV 토론과 관련된 취재진 질문에 “트럼프와 토론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해리스는 앞서 바이든과 트럼프가 2차 TV 토론을 ABC 방송 주최로 9월 10일 갖기로 한 사실을 상기한 뒤 트럼프를 겨냥해 “발을 빼려고 하는 것 같다”고 공격했다.
이는 트럼프가 해리스와 TV 토론을 하겠다면서도 9월 10일 토론을 ABC에서 주관하는 것에 불만을 표하며 상대적으로 우호적인 보수 성향 폭스뉴스가 주관하는 방안을 선호한다고 한 것을 비판한 발언이다. 트럼프 해당 발언 후 폭스뉴스는 9월 17일 TV 토론을 열자며 해리스와 트럼프 양측에 초청장을 보낸 상태다.
워싱턴=김형구 특파원 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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