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10시간 동안 전화 100통 돌리며 당 장악

속전속결 지지 확보 “완벽한 48시간”
바이든 “새 세대에 횃불 넘겨야 전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재선 포기 결정에 관한 대국민 연설을 마친 뒤 딸 애슐리와 포옹하고 있다. 부인 질 여사와 아들 헌터, 손녀 피네건(오른쪽)도 슬픔에 잠겨 있다. AFP연합뉴스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조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후보직 사퇴 발표 직후 10시간 동안 100통의 전화를 돌리며 속전속결로 당내 지지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타임스(NYT)는 24일(현지시간) ‘해리스는 어떻게 48시간 만에 민주당을 장악했나’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 사퇴 발표와 동시에 해리스 부통령이 전직 민주당 대통령과 조시 샤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 등 잠재적 경쟁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지지를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지난 21일 오전 최측근들을 워싱턴DC 해군천문대(USNO) 내 부통령 관저로 소집했다. 바이든 대통령으로부터 하차 결정을 내밀히 전달받은 직후였다. 바이든 대통령이 오후 1시46분 후보 사퇴를 공식 발표하자 해리스와 측근들은 기다렸다는 듯 당 고위급과 대의원 지지 확보에 나섰다. 해리스는 끊임없이 전화를 돌리며 “당신이 내 전화를 받지 않은 채 오늘이 지나가도록 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말을 반복했다.

NYT는 “해리스는 10시간 동안 100통의 전화를 돌렸다”며 “48시간 만에 해리스는 민주당의 모든 경쟁자를 물리치고 후보 지명에 필요한 것보다 많은 대의원의 지지를 얻었다”고 전했다. 2016년 대선 때 힐러리 클린턴 후보의 선거대책본부장을 맡았던 로비 무크는 “완벽한 48시간”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대국민 연설에서 “새로운 세대에 횃불을 넘기는 것이 전진을 위한 최선의 길”이라며 자신이 국가를 통합하기 위해 젊은 정치인에게 리더십을 넘기는 용단을 내렸음을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나는 이 자리(대통령직)를 존중하지만 내 나라를 더 사랑한다”며 “개인적인 욕망을 포함한 그 어떤 것도 우리 민주주의를 구하는 일을 방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공직생활에는 오랜 세월의 경험을 위한 시간과 장소가 있지만 새로운 목소리를 위한 시간과 장소도 있다. 신선한 목소리, 더 젊은 목소리”라며 “지금이 그때”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해리스는 경험 있고 터프하고 유능하다”며 “선택은 여러분에게 달려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앞으로 (퇴임까지) 6개월 동안 대통령으로서 내 일을 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며 공화당의 대통령직 사임 요구를 일축했다.

임성수 기자,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joyls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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