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日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한국도 유행 시작”
韓 검출률 13.6% 기록하며 호흡기 바이러스 중 2위
“입원자 대개 고령층…백신 접종 및 마스크 필요”
미국, 일본 등에서 신종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증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도 바이러스 유행이 시작됐다고 봤다. 고위험 환자가 늘고 있는 만큼 경각심을 갖고 백신 접종과 진단 검사를 받을 필요가 있다는 제언이 나온다.
25일 아사히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후생노동성이 지난 8일부터 1주일간 5000여곳의 의료기관으로부터 보고받은 코로나19 신규 환자 수는 5만5072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5월 이후 10주 연속 증가세를 그리고 있다. 지정 의료기관이 보고한 1주일간 입원자 수는 3081명으로, 3주 전에 비해 2배 가까이 늘었다.
미국도 확진자가 급증하는 추세다. 지난 6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 감염 사례는 미국 39개 주에서 나타나고 있으며, 여름철 유행이 지속될 것으로 예측됐다. 5월26일부터 6월1일까지 코로나19로 인한 입원 건수는 25%가량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역시 안전지대는 아니다. 전문가들은 이미 유행이 일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최근 감기 환자가 늘었는데 가장 많은 게 리노바이러스이며, 두 번째가 코로나19 감염 환자다”라며 “질병관리청의 감시 체계가 느슨해져 유행세가 한 눈에 파악되진 않지만, 우리나라도 재유행이 시작된 것”이라고 언급했다.
질병청이 지난 7월 발표한 ‘28주차(7월7일~13일) 주요 감염병 통계’ 보고서에 따르면 급성호흡기감염증 원인 바이러스 검체 분석 결과, 전체 검출률 56.6% 가운데 리노바이러스가 17.3%, 코로나19 바이러스는 13.6%를 차지했다.
전주인 27주차(7월1일~6일)에선 파라인플루엔자 검출률이 12.4%로 전체 바이러스 중 2위를 기록했지만, 일주일 만에 코로나19 바이러스가 11.6%에서 2% 증가해 올라섰다. 코로나19 검출률은 25주차(6월17일~23일) 때 6.4%, 26주차(6월24일~30일)엔 7.4%로 꾸준히 높아졌다. 입원 환자도 급증했다. 6월 평균 60명대를 보인 입원 사례는 7월에 접어들어 27주차에 91명, 28주차에는 145명이 발생했다. 특히 65세 이상 고령층이 대다수를 점했다.
미국, 일본을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는 우세종은 ‘KP’ 변이 바이러스다. 지난 겨울에는 JN.1 변이가 우세종이었지만, 최근 JN.1으로부터 파생된 KP.3, KP.2 변이가 코로나19 감염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지난 4월부터 KP.3 변이 바이러스가 확인됐다. 5월 한 달 2.5%에 그쳤던 검출률은 6월에 12.1%로 5배 가까이 상승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백신 제조사에 KP.2에 대응할 약을 제조하라고 권고한 상태다. 현재 글로벌 제약사인 화이자와 모더나가 가을 백신 접종 시기를 앞두고 KP 변이 바이러스 백신을 개발 중이다.
신상엽 KMI 한국의학연구소 상임위원(감염내과 전문의)은 “미국의 경우 KP 변이 바이러스 유행이 1~2년 전 오미크론 당시의 대유행 수준을 넘어섰다고 평가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이번 여름을 시작으로 가을, 겨울 확산세는 더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교한 백신 정책을 세워야 할 때”라며 “질병청은 가을에 JN.1 대응 백신을 도입한다고 했다. 유행 양상에 따라 추가적으로 KP 대응 백신을 들여올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감염에 따른 고령층의 입원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의 경각심을 환기해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김우주 교수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치명률이 낮다고 알려져 있지만 고령자, 면역저하자, 만성질환자 등 고위험군에게는 사망 위험이 큰 감염병”이라며 “엔데믹과 함께 경각심이 많이 떨어진 상태다. 고위험군을 중심으로 백신 접종과 마스크 착용이 이뤄져야 한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고위험군은 인후통, 기침, 발열 등 증상이 나타나면 코로나19 검사를 꼭 받아야 한다”며 “감염 후 5일 안에 치료제를 투여해야 효과가 높다”고 덧붙였다.
질병청은 모니터링을 통해 상황을 예의주시하겠다는 입장이다. 질병청 신종병원체분석과 관계자는 “KP.3는 기존 백신 접종자의 면역회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됐지만, 현재까지 중증도가 증가하지는 않았다”며 “지속적인 변이 분석을 통해 면밀히 살피겠다”고 전했다.
박선혜 기자 betoug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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