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약체?' 여자핸드볼, 독일전 23-22 대역전승…'8강행 조기 확정' 보인다 [파리 현장]

김지수 기자 2024. 7. 26. 0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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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출신 헨리크 시그넬 감독이 이끄는 여자 핸드볼 대표팀이 26일 프랑스 파리의 사우스 파리 아레나6에서 열린 파리 올림픽 핸드볼 여자부 조별리그 A조 독일과의 첫 경기에서 23-22 역전승을 거뒀다. 독일전 승리를 확정지은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엑스포츠뉴스 파리, 김지수 기자) 한국 여자 핸드볼 대표팀이 강호 독일에 짜릿한 역전승을 챙기며 2024 파리 올림픽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한국은 첫 승을 따내면서 1차 목표인 8강 진출에 성큼 다가섰다.

스웨덴 출신 헨리크 시그넬 감독이 이끄는 여자 핸드볼 대표팀은 26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사우스 파리 아레나6에서 열린 파리 올림픽 핸드볼 여자부 조별리그 A조 독일과의 첫 경기에서 후반 역전에 재역전을 거듭하는 짜릿한 승부 끝에 23-22로 이겼다.

파리 올림픽 여자 핸드볼은 총 12개국이 참가한 가운데 6개국씩 두 개 조로 나뉘어 열린다. 한국은 A조에 속했는데 독일 외에 노르웨이, 덴마크, 스웨덴 등 지난해 세계선수권에서 2위와 3위, 4위를 각각 차지한 세계적 수준의 북유럽 3개국, 그리고 동유럽 슬로베니아 등 유럽 5개국과 한 조에 들어가는 최악의 조편성을 받아들었다.

반면 한국은 지난해 세계선수권에서 20위권에 그치는 등 전력이 역대 올림픽 대표팀 중 가장 낮다는 혹평을 들었다.

그러나 첫 판에서 세계랭킹 6위 독일을 누르면서 혹평이 사실이 아님을 입증했다. 아울러 A조 1~4위에 주어지는 8강행 티켓 확보에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시그넬 감독은 이번 대회 참가하기에 앞서 1~2차전 상대인 독일, 슬로베니아를 반드시 꺾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이날 한국이 수세에 몰리자 과감한 작전을 펼치면서 전세를 뒤집는 등 지도력을 증명했다.

스웨덴 출신 헨리크 시그넬 감독이 이끄는 여자 핸드볼 대표팀이 26일 프랑스 파리의 사우스 파리 아레나6에서 열린 파리 올림픽 핸드볼 여자부 조별리그 A조 독일과의 첫 경기에서 23-22 역전승을 거뒀다. 연합뉴스

한국은 체격이 좋고 수비가 좋은 독일을 맞아 물러서지 않고 팽팽한 접전을 펼쳤다. 특히 58초 만에 이날 경기 첫 골을 터트린 강경민(SK)이 전반에만 5골 2도움을 기록하는 맹활약 속에 11-10으로 앞서고 전반전을 마쳤다. 독일은 안정적인 수비를 유지하면서 한국을 차근차근 공략하고자 했으나, 한국 역시 조직적인 수비로 독일에 대항했다. 독일은 공격이 풀리지 않으면서 주심으로부터 패시브(공격이 더딜 경우 재촉하는 사인)를 곧잘 받았다.

다만 한국은 전반 막판 11-8로 3골까지 앞서다가 실책을 범하면서 상대에 기회를 내주고 2골을 허용, 도망갈 기회를 살리지 못한 것이 찜찜했는데 결국 뒤집혀 후반 중반엔 크게 밀리는 빌미가 됐다.

한국은 전반 종료 약 5분여를 남기고 11-8로 앞섰지만 후반 약 5분 만에 류은희의 골이 터질 때까지 10분 정도 독일의 장신 수비벽을 뚫지 못하며 고전했고 이 사이 독일이 전열을 정비, 11-11 동점을 만든 뒤 14-14까지 승부를 끌고 갔다.

한국은 당황하기 시작했고 이 틈을 타 독일은 3골을 쏟아부어 승기를 잡는 듯 했다.

이 때 시그넬 감독이 승부를 띄웠다. 핸드볼은 골키퍼 포함 7명이 경기하는 것이 보통인데, 시그넬 감독이 공격 때 수적 우위를 점하기 위해 골키퍼를 빼고 필드플레이어를 한 명 더 집어넣는 '엠프티 골' 작전을 펼친 것이다.

처음엔 한국의 실책을 독일 골잡이 안톄 될이 가로채 빈 골문에 장거리 슛을 꽂아넣는 등 어려움을 겪었지만 시그넬 감독은 "2~3골 차는 아무 것도 아니다"며 선수들을 독려했고 결국 이게 적중하면서 승부를 다시 뒤집었다.

스웨덴 출신 헨리크 시그넬 감독이 이끄는 여자 핸드볼 대표팀이 26일 프랑스 파리의 사우스 파리 아레나6에서 열린 파리 올림픽 핸드볼 여자부 조별리그 A조 독일과의 첫 경기에서 23-22 역전승을 거뒀다. 강경민이 이날 경기 쐐기골을 넣은 뒤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은 후반 15분53초부터 25분57초까지 10분 남짓한 시간에 헝가리 교리에서 뛰는 간판 스타 류은희의 2골 등 8골을 쏟아부어 2골에 그친 독일을 23-21로 앞서나갔고 이후 4분 가까운 시간 동안 수비에 모든 힘을 쏟아부어 상대 공세를 1실점으로 막아내고 승리를 지켰다.

승리가 확정된 뒤 한국 선수들은 경기장에 뛰쳐나와 원을 만들어 빙빙 돌고 춤을 추는 등 기쁨을 만끽했다.

대표팀에선 강경민과 류은희가 나란히 6골씩 넣으며 맹활약했고, 강은혜가 4골을 집어넣으면서 힘을 보탰다. 우빛나는 축구의 페널티킥 같은 7m 던지기 3개를 모두 성공시켰다.

골키퍼 박새영의 활약도 빛났다. 박새영은 고비 때마다 선방쇼를 펼치면서 독일 선수들의 기를 죽였다.

시그넬 감독은 승리 뒤 "정말 좋은 팀을 상대로 좋은 플레이를 보여줬다. (감독으로서) 매우 행복하다"며 "이 경기가 내가 한국 팀을 맡은 뒤 최고의 경기였는지는 아직 평가하기 어려울 수 있지만 수비적인 측면에서는 가장 좋았던 게임이었다고 생각한다"라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이어 "선수들에게 (골키퍼를 빼고) 필드 플레이어 7명을 두는 작전(엠프티 골)을 지시하면서 아직 우리에게 남은 시간이 많다고 했다"며 "침착하게 우리의 플레이를 하면 된다는 얘기를 강조했고 좋은 결과로 나타났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스웨덴 출신 헨리크 시그넬 감독이 이끄는 여자 핸드볼 대표팀이 26일 프랑스 파리의 사우스 파리 아레나6에서 열린 파리 올림픽 핸드볼 여자부 조별리그 A조 독일과의 첫 경기에서 23-22 역전승을 거뒀다. 연합뉴스

서전을 승리로 장식한 한국은 오는 28일 오후 6시 같은 곳에서 슬로베니아와 2차전을 벌인다. 슬로베니아는 지난해 세계선수권에서 11위를 기록, 6위였던 독일보다 한 수 아래로 꼽힌다. 한국-독일 경기 앞서 열린 덴마크와의 첫 경기에서도 시종일관 밀린 끝에 19-27로 졌다.

한국은 슬로베니아를 이길 경우, 일찌감치 2연승을 확보하면서 8강 조기 확정도 가능할 전망이다.

슬로베니아전 이후엔 30일 노르웨이, 1일 스웨덴, 3일 덴마크와 차례대로 붙는다. B조에선 개최국 프랑스를 비롯해 브라질, 네덜란드, 앙골라, 스페인, 헝가리 등 6개국이 경쟁한다.

여자 핸드볼은 축구와 농구, 배구 등이 아시아 예선 등에서 추뭉낙엽처럼 떨어진 한국 선수단이 이번 대회에서 유일하게 참가한 구기 종목이다. 한국은 지난해 아시아 예선에서 개최국 일본을 한 골 차로 누르고 파리로 향하는 티켓을 거머쥐었다. 이어 열린 아시안게임에서 일본에 충격패하면서 파리 올림픽 전망이 어둡다는 얘기가 나왔으나 첫 판에서 이를 완전히 일축하며 두 대회 연속 8강에 갈 찬스를 잡았다.

여자 핸드볼은 한국 구기의 올림픽 효자 종목이다. 1984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거머쥐었으며 1988 서울 올림픽, 1992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2연패 쾌거를 달성했다.

1996 애틀랜타 올림픽, 2004 아테네 올림픽에선 은메달을 목에 걸었고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선 동메달을 땄다. 2016 리우 올림픽에선 조별리그 탈락, 직전 대회인 2020 도쿄 올림픽에선 8강에 올랐으나 준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스웨덴 출신 헨리크 시그넬 감독이 이끄는 여자 핸드볼 대표팀이 26일 프랑스 파리의 사우스 파리 아레나6에서 열린 파리 올림픽 핸드볼 여자부 조별리그 A조 독일과의 첫 경기에서 23-22 역전승을 거뒀다. 대표팀 선수들이 독일전 승리를 확정지은 뒤 경기장에 뛰쳐나와 함께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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