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北 위성 개발 조력" 중국인 제재 첫 공개…中 "일방제재 반대"
미국 재무부가 24일(현지시간) 북한의 군사정찰 위성과 미사일 개발을 지원한 혐의로 중국 기업 5곳과 개인 6명을 제재했다. 미국이 북한의 정찰 위성 개발에 도움을 줬다는 이유로 중국 국적자를 제재한 사실이 공개된 건 처음이다.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북한의 탄도 미사일과 우주 프로그램을 위한 부품 조달에 관여한 시첸페이(施乾培·36) 등 개인과 기업을 신규 제재 명단에 올렸다”고 발표했다. 미국의 제재 대상에 오르면 미국 국적자, 미국 금융기관과 거래가 금지된다.
재무부는 “북한은 올해 5월 말 군사 위성을 궤도에 올려 놓으려다 실패한 것을 비롯해 탄도 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발사를 계속함으로써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를 노골적으로 위반하고 있다”며 “북한은 탄도 미사일과 우주 프로그램 등을 개발하기 위해 자국 내에서 생산할 수 없는 외국산 소재·부품에 의존하고 있다. 이를 위해 재외 공관이나 무역 대표부에서 활동하는 공무원과 제3국 국민, 외국 법인 등 광범위한 해외 조달 네트워크를 활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재무부는 구체적으로 베이징에 있는 북한 제2자연과학원의 최철민 대표와 거래한 중국인들을 제재 대상에 올렸다. 재무부는 앞서 최철민을 지난해 6월 제재 명단에 추가했다.
중국 장쑤성에 거주하는 사업가인 시첸페이는 최철민의 핵심 조력자로 지목됐다. 그가 베이징산순다전자과학기술 등 다섯 곳의 법인을 동원해 지난해 말까지 북한이 우주·위성 프로그램에 필요한 부품 수입을 도왔다는 게 제재 이유다. '민감한 전자 장비(sensitive electronics)' 등이 수입 품목이다.
그는 최철민을 위해 합금 금속판 등 탄도 미사일 재료로 추정되는 소재도 조달했다고 재무부는 설명했다. 유엔 안보리 제재는 무기 제조에 전용될 수 있는 '이중 용도 품목'의 대북 공급도 금지하고 있다.
시첸페이의 부인과 아버지도 회사 대표, 주주 등으로 등재해 활동한 혐의로 제재 대상에 포함됐다. 이 외에 시첸페이가 운영하는 회사의 이사, 법률상 대표 등도 제재 명단에 올랐다.
이와 관련, 브라이언 넬슨 재무부 테러·금융정보 담당 차관은 "유엔 제재를 위반한 북한의 탄도 미사일 기술의 지속적인 개발과 확산은 이 지역과 국제 사회 모두에 무책임한 행동이며, 불안정을 초래한다"며 "미국은 북한의 이런 기술을 위해 주요 물자를 제공하는 불법 조달 네트워크를 차단하고 이러한 활동을 가능하게 하는 이들에게 책임을 묻는 것을 포함해 국제 제재를 시행하기 위해 우리의 수단을 집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무부의 이번 조치는 북한이 러시아와 우주·군사 기술 협력을 노골화하는 가운데 북·중 간 연결 고리를 철저히 단속하겠다는 미 측의 의지를 보인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북한산 미사일 등에 미국산 부품 등이 사용된 정황도 있는데, 이를 역추적하려는 노력을 더욱 본격화하겠다는 신호일 수도 있다. 특히 북한이 정찰위성 확보에도 열을 올리는 가운데 대부분 부품이 북한의 최대 무역 상대국인 중국을 통해 유입될 것이라고 보는 셈이다. 앞서 북한은 지난해 12월 1호 정찰 위성을 띄웠고, 올 들어선 지난 5월 2차 위성 발사를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중국 정부는 반발했다. 마오닝(毛宁)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5일 브리핑에서 "중국은 시종일관 유엔 안보리 결의를 성실히 이행하고 국제적 의무를 이행하며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불법적이고 일방적인 제재에 반대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무차별적인 제재로는 한반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정영교·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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