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개미 강타한 대만에 1800㎜ 물폭탄…中 적색경보 유지
제3호 태풍 개미가 강타한 대만에 폭우와 강풍으로 200명이 넘는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25일 자유시보와 연합보 등 대만언론에 따르면 이날 0시께 이란현 난아오 인근에 상륙해 강풍을 동반한 폭우가 내렸다. 이로 인해 대만 이란, 화롄 등 인근 지역은 강풍이 불었고, 이란현 타이핑산의 누적 강우량은 1049㎜에 달했다. 화롄현핑린로에서도 674.5㎜의 비가 내렸다.
인명 피해도 보고됐다. 중앙재해대책본부는 이날 오전 8시 기준으로 태풍 개미로 2명이 숨지고 279명이 부상했으며 수십만 가구가 정전됐다고 밝혔다. 해안가에서 대피한 인원도 5409명으로 집계됐다.
대만 내 22개 현과 시에선 휴교령이 내려지는 주식시장도 휴장했다. 대만 전역에서 264편의 항공편이 취소됐고 고속철도는 이날 오후 3시까지 운행을 중단한다.
전날 오후 9시까지 가로수 1789그루가 넘어지고 수많은 자동차와 오토바이도 손상됐다고 재해대책본부는 덧붙였다.
남부 가오슝에서는 오토바이를 타고 출근하던 64세 간병인이 강풍에 부러진 나뭇가지에 깔려 숨졌다.
또 화롄시에서는 5층 건물 옥상에 설치된 철제 구조물이 지나던 차량을 강타해 뒷좌석에 타고 있던 40대 여성이 목숨을 잃었고 7세 아들은 중환자실로 이송돼 치료받고 있다고 대만 매체들은 전했다.
AP통신은 이번 태풍으로 인한 대만 내 사망자 수가 3명이라고 전했다.
대만 매체들도 이들 두 명 외에 북부 신베이시 산샤 지역에서 왕모 이장이 태풍 피해 수습을 위해 운전하던 굴착기가 뒤집히면서 숨졌다고 보도했다.
다만 이 사고는 태풍으로 인한 공식 사망자 집계에는 포함되지 않았다고 대만 매체들은 전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은 대만 소방당국을 인용, 탄자니아 선적 화물선이 침몰하면서 가오슝 앞바다에서 전복하면서 미얀마 국적 선원 9명이 실종됐다고 보도했다.
대만 당국은 실종 선원들에 대한 구조 수색 작업을 진행 중이다.
대만 교통부 중앙기상서(CWA·기상청)는 이번 태풍으로 동부 이란 타이핑산에 1000㎜가량의 비가 내렸다고 밝혔다.
아울러 중부 난터우, 서부 자이, 남부 가오슝과 핑둥 지역의 경우에는 나흘간 누적 강우량이 1800㎜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대만 기상당국은 “태풍 개미가 중급 태풍으로 약화돼 오전 4시 20분께 타오위안 바다를 빠져나와 푸젠성 해안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날에도 대만 서쪽과 신주시 남쪽 지역에 많은 비가 내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기상당국도 개미가 이날 오후 늦게 대만과 가까운 푸젠(福建)성에 상륙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올해 들어 처음으로 이 지역에 최고단계인 태풍 적색경보를 발령했다.
푸젠성과 저장성은 태풍에 대비해 항공, 선박, 기차 운행을 중단하고 야외 관광지도 폐쇄했다. 태풍에 대비하기 위해 대피한 주민은 푸젠성에서만 15만명에 달한다고 중화권 매체들은 전했다.
중국 교통운수부도 태풍 대비 태세를 4단계 중 2번째로 높은 2급으로 격상하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개미 영향권에 접어든 푸젠성과 저장성 등에서는 오는 26일까지 강한 폭우가 쏟아질 것으로 예보됐다. 중국 기상당국은 개미가 내륙으로 이동하면서 많은 비를 뿌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태풍에 앞서 중국에서는 지난달부터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폭우가 계속되면서 극심한 홍수 피해를 겪었다.
한편, 개미는 대만 상륙에 앞서 지난 24일께 필리핀을 강타해 심각한 인명피해를 초래했다. 필리핀에서는 개미로 인해 홍수와 산사태가 발생하면서 당초 최소 13명이 사망한 것으로 보고됐으나 25일 현재 사망자는 총 22명으로 늘어났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개미는 오늘 오후부터 밤 사이 푸젠성 슈위~롄장 일대에 상륙할 예정이며 푸젠을 거쳐 내륙지방으로 접근하면서 강도가 약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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