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연패 향해 첫 발 내딛은 여자 양궁, 임시현 세계新으로 1위
한국 양궁이 36년 동안 이어온 세계 최강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힘차게 출발했다. 여자 양궁 임시현(21·한국체대)이 세계기록으로 예선 1위에 올랐다. 10연패에 도전하는 여자 단체전에서도 1번 시드를 받았다.
임시현은 25일(한국시각) 프랑스 파리 앵발리드에서 열린 파리올림픽 양궁 여자 랭킹 라운드에서 694점을 기록, 1위에 올랐다. 임시현은 안산이 도쿄올림픽에서 세운 올림픽 기록(680점)을 단숨에 갈아치웠다. 2019년 세계선수권에서 세운 강채영의 세계기록(692점)도 깨트렸다.
688점을 기록한 남수현(19·순천시청)은 2위를 차지했고, 전훈영(30·인천광역시청)은 13위(664점)를 기록해 세 선수는 8강까지 만나지 않는다. 섭씨 24도의 포근한 날씨에 바람도 거의 불지 않아 큰 이변 없이 경기가 끝났다.
세 선수의 점수를 합친 단체전에서도 한국은 올림픽 기록을 세우며 1위(2046점)에 올랐다. 상위 네 팀에게 주어지는 시드를 받고, 8강에 직행했다. 혼성전에는 개인 성적이 가장 뛰어난 임시현이 출전한다.
양궁은 대표적인 효자 종목이다. 1984년 LA올림픽에서 서향순이 여자 개인전에서 우승한 걸 시작으로 무려 27개의 금메달을 따냈다. 한국 선수단이 역대 올림픽에서 따낸 금메달(96개)의 4분의 1이 양궁에서 나왔다. 특히 여자 단체전의 경우 처음 이 종목이 도입된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9회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만약 파리올림픽에서도 여자 개인전에서 우승한다면 한국 여자 선수로는 10번째 금메달의 주인공이 된다.
파리올림픽에 출전한 3명의 여자 양궁 대표팀 선수들은 모두 처음으로 올림픽에 나선다. 임시현은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3관왕에 올랐지만, 올림픽은 처음이다. 전훈영도 국가대표 경력은 많지만, 메이저 대회 선발전은 처음 통과했다. 신예 남수현도 국제 대회 경험이 전무하다.
대한양궁협회는 세 선수의 부담을 덜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했다.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의 도움을 받아 심리 상담을 했다. 극도의 긴장감을 다스리는 호흡 훈련과 명상 훈련도 추가했다. 후원사인 현대차그룹이 개발한 비전 기반 심박 수 측정 장치도 도입해 선수들의 훈련을 도왔다. 훈련을 방해하지 않으면서도 고배율 카메라로 얼굴의 변화를 감지해 심박 수를 산출하는 시스템이다.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개인별 맞춤 훈련을 진행했다.
또 현지 적응력을 키우기 위해 충북 진천선수촌에 파리올림픽 경기장을 그대로 재현한 훈련장을 만들어 놓고 스페셜 매치를 벌였다. 선수들의 출입 동선, LED 스크린, 카메라의 위치도 똑같이 만들었다. 영어와 불어로 녹음한 장내 아나운서 멘트는 물론 관중의 환호성까지 모든 상황을 파리경기장과 동일하게 만들어 놓은 뒤 훈련을 거듭했다.
6월에는 센강의 바람을 대비해 경기도 여주 남한강에서 활을 쐈다. 이밖에도 K리그 전북 현대의 홈 구장인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선 소음 훈련을 대비한 훈련을 진행했다. 감정 기복이 없는 양궁 로봇과 이벤트 경기를 펼치기도 했다.
한국 여자 양궁 대표팀은 28일 오후 단체전 경기에 출전한다. 한국은 파리올림픽 양궁에서 3개의 금메달을 기대하고 있다.
파리=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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