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희 교수 "탄핵은 헌정질서 수호 안전장치… 탄핵절차법 제정해야"

고창남 2024. 7. 25.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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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연대, 24일 탄핵제도 활성화를 위한 전문가 토론회 개최

[고창남 기자]

▲ 기념촬영 탄핵제도 활성화를 위한 전문가 토론회에 참석하여 ‘검사탄핵 확실히!’라는 구호를 외치는 참가자들
ⓒ 고창남
 
인권연대와 더불어민주당 법률위원회(위원장 박균택, 이용우), 김용민 국회의원, 민형배 국회의원, 조국혁신당 황운하 국회의원, 인권평화연구원은 24일 오후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민주헌정질서 수호를 위한 탄핵제도를 고민한다'라는 제목의 탄핵제도 활성화를 위한 전문가 토론회를 개최했다.

주최측은 "탄핵제도는 대통령을 비롯한 고위공무원의 헌법과 법률 위반으로부터 헌정질서를 수호하기 위해 헌법이 정한 안전장치"라며 "탄핵소추 대상이 되는 어떤 공직자도 헌법과 법률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법치주의 원리를 확인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최근 국회의 검사 탄핵소추 추진과 관련해 주최측은 "검찰총장을 비롯한 여러 검사들이 공개적으로 반발하고, 국회의원에 대해 '직권남용과 명예훼손'인지를 따져보겠다는 겁박까지 일삼고 있다"며 "이는 헌정질서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라고 규정했다.
 
▲ 이용우 의원 인사말 인사말을 하는 더불어민주당 법률위원장 이용우 국회의원
ⓒ 고창남
 
맨먼저 인사말에 나선 더불어민주당 법률위원장 이용우 국회의원은, "대한민국에 통제받지 않는 권력기관이 있다. 바로 검찰이다. 이 통제받지 않는 권력기관을 국민이 제어할 방법은 놀랍게도 거의 없다. 다른 마땅한 통제방안이 없다면 당연히 탄핵제도가 실체적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으로 인사말에 나선 조국혁신당 원내대표 황운하 국회의원은, "요즘 하루가 다르게 '대통령 탄핵'이 회자되고 있다. 그동안 '대통령 탄핵'이 금기어처럼 얘기됐었는데, 최근에 부쩍 '대통령 탄핵'이란 말이 늘고 있다. 조국혁신당도 조만간 '대통령탄핵 추진위원회'를 설치하여 본격적으로 국민들 뜻에 부응하는 활동을 전개할 예정이다"면서 "검사탄핵과 관련하여 검찰 탄핵대상인 검찰총장과 검사가 반대한다고 검사탄핵 활성화가 조금도 위축됨이 있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 황운하 의원 ▲ 인사말을 하는 조국혁신당 원내대표 황운하 국회의원
ⓒ 고창남
 
이날 토론회에서 발제를 맡은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발제문을 통하여, "87년 헌법체제의 한계가 요즘처럼 극명하게 드러나는 때가 없었다. 87년 헌법의 가장 큰 문제는 대통령이 제왕적 권력을 가진다는 사실이다. 그 권력이 매우 극악한 형태로, 권력이 사유화되는 그런 방식으로 행사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대통령의 권력을 통제할 장치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대통령과 거대야당이 지배하고 있는 국회 간에 충돌이 있을 때 이를 처리할 수 있는 방식이 전혀 없다"라고 말했다.

한상희 교수는 "그러다보니까 탄핵제도라는 것이 유일하게 국회가 대통령을 견제할 수 있는 수단이지만, 그 조차도 국회가 단독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헌법재판소의 심판을 통해서 가능하다. 게다가 헌법재판소는 이 양자의 갈등을 중재할 수 있는 자신의 역할을 정립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교수는 판·검사의 탄핵과 관련하여 "판·검사의 경우, 신분보장의 틀에 따라 징계는 정직 또는 해임까지만 가능하다"면서 "이로 인하여 국회가 소추하고 헌법재판소가 심판하는 판·검사 탄핵제도는 그 권력을 견제하고 통제하는 유력하고도 유일한 장치"라고 말했다.

한상희 교수는 이어 판·검사의 탄핵과 대통령, 총리·장관에 대한 탄핵을 비교하면서 "신중함이 요구되는 대통령 등에 대한 탄핵의 경우와는 달리, 유사한 직급의 일반공무원이 파면될 사안이라면 같은 비리나 불법을 저지른 판·검사의 경우에도 탄핵결정을 내려 파면하는 것이 요망된다"고 했다.

그는 "일본, 미국의 경우, 판·검사의 탄핵과 관련하여 헌법문제에까지 이르지 않더라도 탄핵하여 파면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 한상희 교수 발제를 하는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고창남
 
한 교수는 이어 "국회가 유우성 씨에 대한 '간첩 조작'으로 무죄가 선고된 후, 당시 '보복 기소'의 담당 검사였던 안동완에 대해 탄핵소추안을 의결했는데, 대법원은 역사상 최초로 검찰의 공소권 남용을 인정했음에도 불구하고 헌재는 대법원도 인정한 안동완 검사의 탄핵소추에 대해 '검사의 파면을 정당화할 수 있을 정도로 중대한 법률위반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논리로 이를 기각하였다"고 말했다.

한 교수는 또한 "그동안 검사의 법위반을 제대로 통제한 적이 없었다. 검찰 통제를 위한 '수많은 제도적 장치들이 적절히 작용한다'는 가설 또한 제대로 이행된 적도 없었다. 그 결과, 현재 검찰공화국 또는 사법관들이 온세상을 지배하는 디스토피아의 전조일 수도 있다"고 질타했다.

한 교수는 탄핵절차와 관련하여 "국회의 독자적인 사실조사 절차가 제대로 정립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적법절차에 준하는 탄핵소추의 절차를 법제화할 필요가 있다. 즉 '탄핵절차법'을 제정할 필요가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공수처, 상설특검 등의 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서 패널 토론에 들어가서 서보학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좌장을 맡아 사회를 진행하고, 토론자로는 이석배 단국대 법과대 교수, 이준일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장은주 영산대 교수, 하승수 변호사(세금도둑 잡아라 대표)가 참여했다.

서보학 교수는 "엊그저께 다 뉴스를 보셨겠지만,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사건 수사를 한다고 검찰이 영부인을 검찰청에 소환한 게 아니고 검찰청의 검사가 소환 당해서 심지어 핸드폰까지 압수를 당하는, 이런 기묘한 풍격을 연출하면서 검찰이 조사를 했어요. 결론이 어떻게 나올지는 대강 짐작이 된다. 현재 우리나라는 존폐의 기로에 서 있다"라는 말로 토론을 시작했다.
 
▲ 토론자들 ▲ 토론에 임하는 토론자들
ⓒ 고창남
 
토론자들은 "검사와 판사에 대하여 국회가 소추하고 헌법재판소가 심판하여 검사와 판사를 파면하는 탄핵제도는 법관과 검찰을 견제하고 통제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현행법률로는 탄핵절차에 대하여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절차가 없으므로 탄핵소추 단계에서 객관적 증거검토 등 필수적 절차를 마련하고 탄핵 절차를 상세하게 정하는 '탄핵절차법'을 제정하는 데 동의했다.

특히, 헌법재판소의 구성과 관련하여 하승수 변호사는 "판사, 검사, 변호사 출신들로만 헌법재판관이 될 수 있도록 한 현행 헌법재판소법은 문제가 있다. 우리나라에서 소위 '법조계'라는 집단이 기득권 집단이고 또한 법조계가 자기식구 감싸기에 몰두해왔다는 사실은 다들 알고 있죠. 기득권을 가진 법조계는사람들로만 헌법재판관이 채워지면 판사, 검사, 변호사 출신 등 법관들이 탄핵대상자로 올라왔을 때 그들을 봐주게 될 소지가 너무 많다. 탄핵재판 제도가 제대로 기능하려면 법조 기득권으로부터 자유로운 사람들,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다수를 차지해야만 탄핵재판을 제대로 할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는 더불어민주당 법률위원회 위원장인 박균택 의원과 이용우 의원, 조국혁신당 원내대표 황운하 국회의원, 인권연대 오창익 사무국장 등이 참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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