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의 체질 변화...상반기 매출 35%는 B2B에서 나왔다
LG전자가 2분기 매출 중 절반 이상은 주력인 가전과 B2B(기업간거래) 대표 사업인 전장(자동차 전자장치)에서 벌었다. 특히, 올 상반기 매출의 35%가 B2B에서 나오며 LG전자의 체질 변화가 숫자로 확인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LG전자는 연결기준 2분기 매출 21조6944억원, 영업이익 1조1962억원의 확정 실적을 25일 공시했다. 각각 전년 동기보다 61.3%, 8.5% 늘어 역대 2분기 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순이익은 629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2.3% 증가했다.
원동력은 전통의 가전과 핵심 신사업 전장이었다. 가전 담당 H&A사업본부와 전장 사업을 맡는 VS사업본부에서만 11조5348억원 매출을 냈다.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8.2% 증가한 것으로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53%)에 기여했다. 영업이익도 역대 2분기 최대치를 달성했다. LG전자는 “두 사업본부의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44.7% 증가한 7761억원”이라고 밝혔다.
LG전자는 지난해 이어 올해도 전장 사업서 연말 100조원 이상 수주 잔고를 유지할 것이라고 했다. 수주 잔고는 향후 반영될 예정인 매출이다. 인공지능(AI) 수혜를 입고 고효율 칠러(냉방기) 등 냉난방공조(HVAC) 사업도 선진 시장에서 성장 기회를 보고 있다.
박원재 IR 담당 상무는 B2B 사업의 매출 비중이 “올해 상반기에 이미 35% 수준”이라며 “기존 목표를 초과한 성과를 만들어가고 있다”라고 말했다. 앞서 LG전자는 2030년 매출 100조원에 B2B 비중을 40% 이상으로 키우겠다고 발표했는데 목표치를 넘어서고 있다는 얘기다. 박상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가전은 저성장 성숙 산업”이라며 “성장 모멘텀은 B2B다. LG전자의 버전 2.0를 기대해도 좋다”라고 평가했다.
B2C(소비자 대상 거래)에선 단순 제품 판매에서 벗어나 가전을 빌려주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구독 사업이 성과를 내고 있다. 구독 매출 비중은 지난해 1조원을 넘어섰다. 김이권 H&A 경영관리담당 상무는 “국내 시장에서 구독 매출 비중이 20%이상이며, 영업이익률은 두 자릿수”라고 말했다. 해외로도 넓혀 간다. 현재 말레이시아에서만 하는 구독 사업을 연내 대만을 시작으로 태국·인도로 확대하고, 미국과 유럽 등에서도 시작한다.
웹OS 플랫폼도 구독을 잇는 신사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웹OS는 스마트TV 운영체제를 활용한 광고·콘텐트로 수익을 내는 구조다. 광고 기반 무료 TV채널인 LG 채널에서 28개국의 3500개 채널을 볼 수 있다. LG전자는 올해 매출 1조원 돌파를 예상하고 있다.
김창태 LG전자 CFO(최고재무책임자)는 “주력, 미래 성장 산업의 균형 잡힌 질적 성장과 사업 모델 변화, 사업 방식 혁신으로 미래지향적 포트폴리오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인도법인 IPO(기업공개) 계획 관련, LG전자는 “회사의 기업가치 제고와 자금력 관점에서 다양하게 검토될 수는 있지만 확정된 바는 없다”고 밝혔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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