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영업익 찍은 현대차…전기차 수요↓, 美 대선은 변수
현대자동차의 질주는 2분기에도 이어졌다. 신차 판매 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소폭 줄었지만,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하이브리드차 등 고수익 모델로 수익률을 끌어올리는 전략이 주효했다. 다만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속에 중국산 저가 차량 공세가 거세지고, 미국 대선을 앞두고 글로벌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이라 대비가 필요하단 지적이 나온다.
현대차는 25일 올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45조206억원(자동차 35조2373억원, 금융 및 기타 9조7833억원), 영업이익 4조2791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6%, 영업이익은 0.7% 각각 증가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4분기에 이어 3분기 연속 최대 영업이익을 경신했다.
글로벌 판매량은 도매 기준으로 지난해 2분기보다 0.2% 감소한 105만7168대를 기록했다. 전기차 수요 둔화와 소비 심리 위축, 중국시장 판매 저하 등의 영향이다. 다만 북미 등 다른 지역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 증가했다.
특히, 수요가 줄고 있는 전기차 시장을 하이브리드차로 빠르게 메우며 글로벌 친환경차 판매 대수(상용 포함)는 0.2% 증가한 19만2242대로 집계됐다. 2분기 하이브리드차 판매 대수는 12만2421대로 전년 동기 대비 26.4% 증가했고, 전기차는 5만8950대로 24.7% 감소했다.
올 상반기 매출은 85조679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매출(80조284억원)을 뛰어 넘으며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현대차 측은 “선진 시장 및 고부가가치 차종 중심 판매 호조에 따른 개선, 우호적인 환율 등에 힘입어 역대 분기 최대 매출액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의 2분기 영업이익 증가(0.7%)는 전기차 수요 위축으로 직격탄을 맞은 테슬라와도 대비된다. 테슬라는 지난 23일(현지시간) 2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 줄어든 16억500만 달러(약 2조2253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글로벌 전기차 수요 둔화와 중국산 전기차 공세에 대응하기 위해 테슬라가 신차 가격 인하 등 판촉 확대 카드를 꺼내 든 영향이다. 현대차는 하이브리드차와 SUV 등 다른 차량 판매 확대 전략으로 영업이익을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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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車시장 불확실성 확대, 묘책은
문제는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시장 환경이다. 현대차는 고금리 지속에 따른 수요 둔화, 주요 시장에서의 경쟁 심화 등을 향후 리스크 요인으로 꼽았다.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더욱 위축될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내가 당선될 경우 곧바로 현 정부의 연비 규제를 폐지하겠다”라고 밝힌 바 있다. 연비 규제 변화, 전기차 보조금 축소·폐지, 수입차 관세 인상 등 변화가 예상된다. 미국 정부가 연비 규제를 완화할 경우 전기차 같은 친환경차보다 내연기관차 시장에 유리하다.
현대차그룹이 미국 조지아주에 짓는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가 전기차 공장으로 설계된 만큼, 미국 전기차 정책 변화는 현대차의 생산 계획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실제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임 중이던 2019~2020년 미국 전기차 판매량이 감소했던 전례가 있다.
이런 우려에 대해 현대차 관계자는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후보직을 사퇴하고 대통령직에 집중하는 것으로 볼 때 ‘트럼프 2기’에 대비해 주요 정책 심기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폐기를 예고한 인플레이션금지법(IRA)·반도체법 등을 유지 하기 위해 (바이든 정부가) 보조금 지급을 앞당겨 할 가능성 있어 모니터링 중”이라고 말했다.
또 IRA 폐지·축소 우려에 대해선“IRA 수혜를 입는 주(州) 대다수가 경합 주인데다, 공화당이 집권하고 있어 폐지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면서도 “현대차의 강점인 유연한 생산을 바탕으로 하이브리드 판매 물량을 대폭 늘릴 계획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연비 규제 완화에 대해선 “규제 대응 측면에서 비용을 아낄 기회일 수도 있다”고 답했다.
비야디(BYD)를 필두로 한 중국산 전기차의 활개도 만만치 않다. ‘가성비’를 무기로 글로벌 전기차 시장을 빠르게 점령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BYD의 2분기 전기차 판매량은 42만6039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 늘었다. 테슬라의 2분기 판매량은 44만3956대로 BYD보다 소폭 많지만, 업계는 BYD가 연간 판매량에서 앞설 것으로 본다.
현대차는 새로운 전기차 시장을 만들고, 하이브리드차 라인업을 늘리는 방식으로 친환경차 판매를 끌어 올리면서, 전기차 수요회복에 대비하겠다는 전략이다. 또 저가 전기차에 맞서 SUV 등 고부가가치 차종 중심으로 판매 중심을 옮겨 점유율을 늘리고 수익성 증진에 집중할 방침이다.
김창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는 글로벌 톱 브랜드로 도약하고 있으며, 기아와 함께 주요 글로벌 완성차 중 가장 높은 수익성을 기록하고 있는 게 장점”이라며 “수익성 높은 미국 시장에서 SUV를 확대하는 것도 긍정적 요소”라고 평가했다.
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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