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오픈 공동31위 선전’ 김민규 “KPGA투어의 선진화된 코스 세팅 덕”

정대균 2024. 7. 25.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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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GA투어 선수들 국제 무대서 경쟁력 갖게 돼
최경주 “KPGA투어 코스 세팅도 PGA수준 돼야”
권청원 경기위원장 “경쟁력 갖춘 코스 세팅 주력”
올 디오픈에서 공동 31위의 성적을 낸 김민규. 그는 선전 원동력으로 KPGA투어의 변별력 있는 코스 세팅을 꼽았다. KPGA

“희망을 볼 수 있었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 디오픈에서 공동 31위의 성적표를 받아 쥐고 귀국한 김민규(23·CJ)의 소감이다. 올 시즌 2승으로 제네시스 대상 포인트 1위를 달리고 있는 김민규는 올 코오롱 한국오픈 우승자 자격으로 디오픈에 출전했다.

2022년에 이어 개인 통산 두 번째 출전이었다. 첫 출전에서는 링크스 코스에 대한 경험부족으로 컷 탈락했지만 두 번째 출전인 올해 대회에서는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뒀다. 8명이 출전한 한국 선수 중에서는 공동 7위의 임성재(25), 공동 13위의 안병훈(32·이상 CJ)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순위다.

대회를 마친 뒤 김민규는 “나흘 내내 최선을 다했다. 1차 목표였던 컷통과도 달성했고 3라운드와 최종라운드에서 나름 경쟁력을 발휘했다고 생각한다”며 “아쉬운 점과 보완해야 할 점도 분명 발견했지만 희망도 볼 수 있었다”고 되돌아봤다.

그는 이어 “대회 코스가 바람의 세기와 방향이 수시로 바뀌는 만큼 정교한 샷을 구사하는 것이 상당히 중요했던 코스였다”며 “핀이 대부분 벙커 바로 뒤 혹은 그린 사이드에 꽂혀 있었다. 그린도 공을 쉽게 받아주지 않기 때문에 장점인 탄도 낮은 페이드샷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순수 국내파 선수가 최고 권위와 역사를 자랑하는 디오픈에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이었을까. 김민규는 KPGA투어의 변별력 있는 코스 세팅을 꼽았다.

그는 “KPGA 투어 코스 난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핀 위치만 까다로운 게 아니라 코스 전체의 매니지먼트를 꼼꼼하게 세워야 좋은 스코어가 나올 수 있는 코스로 셋업되고 있다. 그만큼 정확한 샷을 요구된다”라며 “KPGA투어에서 그런 경험을 쌓다 보니 해외 무대에서 경기를 해도 적응하기가 수월하다. 해외투어의 까다로운 핀 위치도 어색하지 않게 느껴진다”고 설명했다.

PGA투어와 DP월드투어 공동주관 대회인 제네시스 스코티시 오픈에서 공동 46위로 대회를 마감한 이정환(33·우리금융그룹)도 같은 생각이다. 이정환은 지난해 제네시스 포인트 2위 자격으로 제네시스 스코티시 오픈에 출전할 수 있었다.

이정환은 “KPGA 투어가 개최되고 있는 대회 코스 난도가 대부분 높다. 경기위원회에서 핀 위치도 어렵게 준다”며 “덕분에 ‘제네시스 스코티시 오픈’의 코스 셋업 자체가 익숙하고 편하게 느껴졌다. 핀 위치의 경우 KPGA 투어가 더 어려웠던 것 같다”고 전했다.

지난 5월 SK텔레콤 오픈에서 KPGA투어 최고령 우승 기록을 갈아 치운 ‘탱크’ 최경주(54·SK텔레콤)도 대회 코스 셋팅에 대해 극찬을 한 바 있다. 최경주는 국내 대회에 출전할 때마다 코스 세팅을 PGA투어 수준으로 끌어 올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시 최경주는 “KPGA 투어 코스 자체가 어려워졌다. 이런 코스에서 경기를 하면 분명 선수들의 경기력은 향상된다”며 “그린 위에 꽂혀 있는 핀 위치가 심리적인 압박을 준다. 전체적으로 선수들이 좀 더 생각하고 집중할 수 있게 코스가 준비돼 있다. 선수들은 대회를 준비하면서 분명 성장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KPGA 경기위원회는 투어 선수들이 해외 무대에서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고 선수들의 기량을 정확하게 반영할 수 있는 코스 세팅에 힘쓰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PGA투어 ‘소니 오픈’이 열리는 대회장을 방문해 PGA투어 경기위원회와 대회 운영, 코스 점검과 셋업, 골프 규칙 판정 등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을 갖고 대회기간 동안 PGA투어 경기위원회와 일정을 함께 소화했다.

권청원 경기위원장은 “최근 몇 년간 국제 규격에 맞춘 코스 셋업을 위해 노력해왔다. 그 결과 선수들의 실력이 한 층 더 발전해 해외 무대에서도 좋은 모습을 선보이고 있는 것 같다”라며 “경기위원회는 올 시즌 하반기에도 대회에 참가하는 선수들이 최고의 기량을 발휘하고 동시에 실력을 키울 수 있는 코스 세팅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정대균 골프선임기자 golf560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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