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성한우, FTA 위기 속 품질로 길을 열다

2024. 7. 25.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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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 품질 높이는 스마트 농업 도입
쿠키뉴스DB

강원 횡성군의 한우 농가들이 자유무역협정(FTA) 시대에 접어들며 생존을 위한 다양한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25일 횡성군에 따르면 2024년 7월 22일 기준으로 횡성에서 사육되고 있는 한우는 1262농가에서 5만7524두에 이르며, 이는 강원도 사육 두수의 23%와 전국 사육 두수의 1.65%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FTA 발효 이후 한우 농가는 큰 변화를 겪고 있다. 2022년 4분기에는 전국 8만7852호에서 355만7185두의 한우가 사육되었으나, 2024년 1분기에는 8만2227호에서 335만3759두로 감소했다.

횡성군에서도 1354호에서 6만413두였던 한우가 1306호에서 5만7522두로 줄어들었다. 이는 사료값 상승, 한우 출하 가격 하락, 관세 인하 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인해 발생한 결과이다.

수입 소고기의 증가로 인해 한우 농가의 가장 큰 어려움은 생산비 상승과 소비 둔화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3년 한우 생산비는 두당 약 1천만 원에 달하지만, 소비 둔화로 인해 판매 가격은 생산비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반면 쇠고기 수입량은 2018년 41만6000톤에서 2023년 47만3000톤으로 급증했으며, 2026년부터는 무관세로 수입될 예정이어서 가격 하락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FTA 피해 보전 직접 지불금을 신청해 수입 증가로 인한 가격 하락의 일부를 보전받고 있다.

횡성한우 농가들은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품질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 한우 출하 가격은 1++ 등급이 kg당 1만 9000원에서 2만 원 초반대에 머물고 있지만, 품질이 좋을수록 더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다.

이를 위해 횡성군은 우량 암소를 선발하고 보전해 한우 개량에 힘쓰고 있으며, 현재 200여 마리의 우량 암소를 보유하고 있다. 이들 암소에서 생산된 송아지에는 장려금과 조사료 구입비를 지원해 품질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마케팅과 판로 개척 또한 중요한 전략이다. 횡성한우는 고품질 안전한 축산물 생산을 목표로 하며, 군수 품질 인증제를 통해 소비자 신뢰를 확보하고 있다. 이 제도는 횡성군에서 생산되고 관리된 한우를 인증하는 것으로, 소비자들은 축산물 이력제를 통해 품질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횡성한우는 지난해까지 소비자 신뢰 대표 브랜드 대상을 16년 연속 수상하는 성과를 이뤘다.

스마트 농업 기술의 도입도 한우 농가의 생존 전략 중 하나로 자리 잡고 있다. 횡성군은 매년 5억 원을 지원해 자동급수기와 자동급이기를 설치하고, ICT 융복합 지원사업을 통해 로봇 포유기를 도입해 송아지의 영양 상태를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있다. 이러한 기술은 송아지 폐사율을 줄이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협력과 정보 공유는 농가 운영의 중요한 요소다. 전국한우협회 횡성군 지부와 횡성한우 승계농 연구회가 정기적인 회의를 통해 정보를 공유하고, 한우 사육 농가를 대상으로 전문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이러한 협력은 농가들이 어려움을 극복하고 지속 가능한 경영을 이어가는 데 기여하고 있다.

정부의 지원 정책도 한우 농가 운영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으며, 조사료 종자비와 사일리지 제조비, 피해 보전 직접 지불금 등이 농가의 생산비 절감에 기여하고 있다. 이러한 지원이 지속적으로 필요하다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으며, 한우법 제정 요구와 함께 정부는 축산법 개정을 통해 한우산업 발전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앞으로 횡성군이 직면할 도전 과제는 1++ 등급 출현율을 45%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것이다. 횡성한우의 개량을 통해 농가 소득을 향상시키고, 강한 기초를 다지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높은 생산비와 가격 약세, 수입 쇠고기 증가로 인한 어려움 속에서도 품질 개선을 통해 한우 농가가 지속 가능한 미래를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힘쓸 계획이다.

군 관계자는 “횡성한우 농가들은 FTA 시대에 맞춰 품질 개선, 스마트 농업 도입, 협력 강화를 통해 생존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횡성한우가 최고의 자리를 지킬 수 있도록 모든 농가가 함께 노력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하림 기자 hrp118@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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