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장애인 죽게 둬야 막말"…대선 앞 또 나온 조카의 폭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친조카인 프레드 트럼프 3세(61)가 '트럼프의 장애인·흑인 비하'를 폭로하는 책을 펴낸다. 프레드는 책에서 트럼프가 대통령 재임 중 장애를 가진 자신의 셋째 아들과 장애인에 대해 "그냥 죽게 내버려 두는 게 나을지도 모른다" "죽게 둬야 한다"는 식으로 여러 차례 말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2020년 대선을 4개월 여 앞두고선 프레드의 여동생 메리가 트럼프의 추문을 폭로하는 책을 내 트럼프에게 적잖은 타격을 입혔다는 평가가 나왔다. 그런데 이번엔 대선을 100여 일 앞둔 시점에 또 다른 조카가 트럼프를 저격하고 나섰다. 이번 대선에서 맞대결이 유력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게 사회적 약자와 소수인종 유권자의 표심이 쏠릴 수 있단 관측이 나오는 상황이다. 때문에 이번 폭로가 어떤 파장을 불러올지 현지 언론은 주목하고 있다.
2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트럼프의 조카 프레드는 오는 30일 『트럼프 일가: 우리가 어떻게 이렇게 됐나(All in the Family: The Trumps and How We Got to Be This Way )』란 제목의 책을 출간할 예정이다. 프레드는 트럼프의 친형인 고(故) 프레드 트럼프 주니어의 아들로, 프레드 주니어는 알코올 중독을 앓다 1981년 42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프레드는 이 책과 이날 시사주간지 타임에 기고한 글을 통해 트럼프와의 일화를 전했다. 그에 따르면 지난 1999년 태어난 그의 셋째 아들 윌리엄은 출생 3개월 만에 발작 장애 일종인 '영아 경련' 진단을 받았고, 장애를 앓고 있다. 윌리엄이 15세가 된 뒤에야 아들의 장애가 '칼륨 패널 결손'이란 유전 결함에 인한 것이란 걸 알 수 있었다.
그간 프레드는 아들을 돌보기 위해 트럼프 전 대통령 등 일가 가족들로부터 재정적 도움을 받고 있었다. 그러던 중 프레드는 2020년 중증 장애인 지원 제도 확충을 위해 트럼프 당시 대통령 등과 백악관에서 45분간 회의를 가졌다. 프레드는 "회의 때는 삼촌이 중증 장애인과 가족들이 처한 어려움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 같았다"며 "삼촌은 비서실장 등에게 지원을 아끼지 말라고도 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그는 "트럼프는 회의가 끝난 직후 나를 따로 불러 '그런 사람들(중증 장애인)은 처한 상황과 비용 등을 고려하면 그냥 죽게 놔두는 게 낫지 않나'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이후에도 트럼프는 아들의 의료비 지원을 부탁하는 프레드에게 "아들이 너를 알아보지도 못하지 않느냐. (아들은) 그냥 죽게 놔두고 (내 별장 마러라고가 있는) 플로리다로 내려가는 게 낫겠다"고 말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프레드는 트럼프의 이런 발언을 듣고 "끔찍했고, 상처받았다"고 했다. 또 그는 트럼프가 과거 흑인을 비하하는 용어를 사용한 적도 있다고 폭로했다.
NYT에 따르면 프레드는 원래 2017년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하고, 백악관을 여러 차례 방문할 정도로 트럼프와 가까웠다. 지난 2020년 여동생 메리가 트럼프를 저격하는 책을 냈을 땐 메리를 비판하는 성명을 냈다. 메리가 트럼프와 재산 분할 문제를 놓고 법적 공방을 벌였을 때도 메리와는 거리를 둬왔다. 매체는 "그랬던 그가 이번엔 대선 직전엔 칼을 휘두르고 있다"고 전했다.
가디언은 "이번 책은 트럼프가 흑인이자 인도계인 해리스와 맞붙을 예정인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출간됐기 때문에 폭발력을 지닐 수 있다"고 평했다.
더욱이 이번 폭로를 계기로 트럼프가 과거 부상당한 참전 용사들을 '패자' 멍청이'라고 비하했던 발언들 등도 다시 도마에 오르고 있다. 다만, 트럼프 캠프 측은 이 책의 내용과 관련 '완전한 조작이자 가짜뉴스"라고 반박했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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