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조카 “삼촌, ‘장애인 내 아들 그냥 죽게 놔두라’ 했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장애를 지닌 조카의 아들에 대해 “그냥 죽게 내버려둬야 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는 폭로가 나왔다.
2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 워싱턴포스트(WP),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조카 프레드 C 트럼프 3세(이하 프레드)는 다음주 출간을 앞둔 저서 ‘올 인 더 패밀리: 트럼프와 우리는 어떻게 이렇게 되었는가’(All in the Family: The Trumps and How We Got to Be This Way)에서 삼촌인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장애가 있는 자신의 아들을 죽게 내버려 둔 다음 플로리다로 이사하라고 말한 일화를 공개했다.
프레드는 알코올 중독에 빠져 1981년에 43세를 일기로 작고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형 프레더릭 크라이스트 프레드 트럼프 주니어의 아들이다.
1999년 태어난 프레드의 아들은 3개월 만에 희귀 질환 진단을 받고 극심한 발작 증세를 보였으며 커가면서 뇌성마비를 앓았다. 이로 인해 장애가 생긴 것으로 전해졌다.
프레드는 가족들의 도움을 받아 아들 치료비로 썼다고 한다. 그는 아들 치료비가 부족해지자 지원을 부탁하기 위해 2020년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었다. 당시 통화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잠시 생각하더니 한숨을 내쉬며 “잘 모르겠다. 네 아들은 너를 알아보지 못한다. 아마 그냥 죽게 내버려 두고 플로리다로 이사하는 게 어떠냐”고 말했다고 그는 주장했다.
이에 프레드는 ‘잠깐, 지금 삼촌이 뭐라고 한 거지? 내 아들이 날 못 알아본다고? 내가 아들을 죽게 내버려 둬야 한다고? 정말 그렇게 말한 건가?’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프레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백악관으로 찾아갔을 때에도 이와 비슷한 발언을 들은 적이 있다고 회상했다. 프레드는 자신의 아들을 비롯한 장애아들에 대한 지원과 관련한 일로 백악관을 방문했고, 당시 대통령이던 삼촌을 만났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 자리에서 장애아들이 처한 문제에 관심과 걱정을 나타내는 듯했지만, 어느 순간 “그들이 처한 상황, 비용(등을 고려하면), 아마 그런 사람들은 그냥 죽어야 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고 한다. 프레드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우리는 인간 생명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데 그는 비용에 대해 말하고 있었던 것”이라고 당시 기억을 떠올렸다. 그러면서 “삼촌의 발언은 끔찍했다. 듣고 상처받았다”고 토로했다.
프레드는 이날 시사주간지 타임에 기고한 글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임 중 장애인에 대해 “그런 사람들은 그냥 죽어야 한다” “죽게 둬야 한다”는 식으로 수차례 말했다고 폭로했다.
프레드는 이 책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가족들에게 흑인을 비하하는 ‘N-워드(n-word)’를 사용한 적도 있다고 폭로했다. N-워드는 흑인을 비하하는 니그로(negro)나 니거(nigger)를 완곡하게 말하는 표현이다.
WP에 따르면 프레드는 이 책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아직 20대 시절이던 1970년대 초, 자신의 캐딜락 엘도라도 컨버터블 차량에 흠집을 내자 분노하며 범인으로 추정되는 흑인들을 N-워드를 쓰면서 맹비난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이 흑인이자 인도계인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과 11월 대선에서 맞붙을 것이 유력시되고 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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