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 후 첫 연간 '역성장' 위기…LG엔솔, 전기차 캐즘에 '주춤'(종합)
수요 감소에 따른 유럽·중국 공장 가동률 하락 영향
연간 매출 목표, 한 자릿수 성장에서 20% 감소로 수정
46시리즈 당초 계획대로 3~4분기 양산 시작 계획
전기차 시장 캐즘(대중화 전 수요 정체기)에 LG에너지솔루션의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반토막 났다. 이에 따라 LG에너지솔루션은 전년 대비 올해 연간 매출 목표치와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세액 공제 예상 수혜 규모 전망치를 당초보다 크게 낮췄다. 향후 투자 속도 조절과 46시리즈와 같은 차세대 배터리 역량 강화 등 노력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해나갈 방침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대비 57.6% 줄어든 1953억원이라고 25일 밝혔다. 같은 기간 매출은 6조1619억원으로 29.8% 줄었다.
2분기 영업이익에 반영된 미국 IRA 첨단제조 생산세액공제(AMPC) 금액은 4478억원이다. 이를 제외하면 영업손실 2525억원으로 적자다.
이창실 LG에너지솔루션 CFO(최고재무책임자) 부사장은 “(올해 2분기) 손익의 경우 수요 감소에 따른 유럽 및 중국 공장 가동률 하락으로 인한 고정비 부담 영향이 컸다”고 말했다.
이날 LG에너지솔루션은 연간 매출 목표와 IRA 세액공제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당초 연간 매출은 전년 대비 한 자릿수 중반대 가량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20% 이상 감소할 것이라고 수정했다. LG에너지솔루션이 연간 매출 목표를 ‘역성장’으로 내다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간 IRA 세액공제 전망치도 주요 고객사의 전기차 생산 목표 조정에 따라 기존 45~50기가와트시(GWh)에서 30~35GWh 수준으로 조정했다.
고금리 기조의 장기화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 주요 완성차 업체들의 전동화 속도 조절 등 대외 불확실성이 여전하다고 봤기 때문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날 컨퍼런스콜을 열고 "EV(순수전기차) 시장에 도래할 캐즘이 배터리 시장 전반에 미칠 영향이 생각보다 길어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여러 가지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전체적인 기조는 현재 보유하고 있는 글로벌 캐파 운영의 최적화 관점에서 기존 공장들의 유휴 라인을 타 애플리케이션 및 신규 제품형으로 전환하는 등의 조치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신규 증설 프로젝트 경우 전략적으로 시장 수요의 변화에 맞춰 유연하게 대응하되 우선순위를 두고 빨리 판단하고 조정해야 할 부분들은 즉시 조정할 것"이라며 "증설의 규모와 램프 속도 조절을 하고 이를 통해 과잉 투자 발생하지 않도록 면밀히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이 커지면서 국내 배터리 산업에 부정적인 영향으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경쟁자인 조 바이든 정부의 치적인 IRA 폐지·지원 규모 축소를 주장하고 있어서다.
미국 대선 결과에 따른 정책 가능성 및 영향에 대해 LG에너지솔루션은 "만약 정권이 교체될 경우 EV 수요 성장성이 완화될 리스크가 있다고 판단된다"며 "중국 견제는 보다 강화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경쟁 측면에서 유리한 면도 있어 복합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AMPC의 경우 까다로운 행정적 절차와 정치적 합의가 필요하기 때문에 법안의 큰 틀은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런 어려운 경영 환경속에서 지속 성장하기 위해 LG에너지솔루션은 ▲생산 효율성 및 투자 유연성 극대화 ▲압도적 기술리더십을 바탕으로 한 신제품 양산 가시화 ▲고객 및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 ▲제품 가격 경쟁력 강화 등 주요 과제를 하반기 집중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말 양산을 시작한 ESS LFP 제품 또한 북미와 유럽 수요에 적극 대응하며 생산 물량을 점차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또 건식전극 공정 파일럿 라인을 오창 에너지플랜트에 구축하며 미래 기술 확보도 가속화할 예정이다.
특히, 테슬라에 공급될 예정인 차세대 배터리 ‘46파이 시리즈’에 기대를 걸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4680 배터리 양산 계획에 대해 "현재 오창공장에서 신규라인 준비 마무리 단계에 있다"며 "올해 하반기 내 양산을 차질 없이 진행하고 있으며 내부적으로 양산 일정을 앞당기려고 했지만 내부정비와 고객사와의 일정 협의 등으로 당초 계획처럼 3분기 말에서 4분기 초에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당사는 기 확보된 고객사 외에도 다수의 고객사들과 4680배터리뿐만 아니라 다양한 스펙의 46시리즈 제품에 대해서도 공급 협의 중에 있다"며 "이는 현재 증설 중인 애리조나 사이트에서 2026년 이후 공급할 계획"이라고 했다.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최고경영자(CEO) 사장은 “예상보다 어려운 사업환경이 지속되고 있지만,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면서 근본적인 경쟁력과 차별화된 고객가치를 더욱 단단히 구축해 미래 배터리 산업을 이끌 글로벌 선도기업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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