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VLOG]선수촌 한국 숙소, 더위와 감기 동시 대비...돌아온 '골판지 침대' 놀이
2024 파리올림픽에 나서는 한국 선수단이 '더위'와 '감기'를 대비한 만반의 조처를 했다.
한국 선수단에 배정된 파리 올림픽 선수촌 숙소는 89개 실이다. 하지만 선수촌에는 에어컨이 없다. 파리올림픽조직위원회는 탄소 배출량을 줄이고자 실내 에어컨을 설치하지 않고, 건물 간 공기 순환을 촉진하는 배치와 건물 크기를 다양화해 자연 냉각을 유도했다. 이 시스템은 내부 온도를 바깥보다 섭씨 6∼7도 낮춘다.
대한체육회는 에어컨 설치도 고민했지만 '소비 전력' 문제로 조직위가 반대의 뜻을 표하자 다른 방법으로 더위에 대비했다. 냉풍기 89개를 구비해 방마다 비치했다. 이동식 에어컨 26대도 마련해 이를 요청하는 선수들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선수촌 방안 가구에는 친환경 특수 냉매제를 활용한 쿨링 재킷도 넣어뒀다.
다행히 파리 기온이 예상보다는 높지 않다. 섭씨 30도 안팎이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파리 여름의 더위에 대비하는 데 힘썼지만, 동시에 기온이 뚝 떨어질 상황을 대비해 담요도 준비했다"고 밝혔다. 한국 선수단이 쓰는 선수촌 B동 3∼5층 라운지에는 사발면, 즉석밥, 김치 등이 구비돼 있어 한식을 찾는 선수들이 자주 방문한다. 1층 의무실에서는 한국 의료진에게 치료도 받을 수 있다.
한편 2020 도쿄올림픽부터 사용한 '골판지 침대'는 한결 튼튼해져서 선수들이 걱정 없이 사용한다. 도쿄 때 골판지 침대는 하중 200㎏을 견뎠는데, 파리 올림픽 선수촌 침대는 250㎏까지 버틸 수 있다. 외국 선수들의 '내구성 테스트' 놀이도 재등장했다. 영국 스카이스포츠는 24일(한국시간) "영국 다이빙 선수인 토머스 데일리를 비롯한 많은 올림픽 출전 선수가 선수촌에서 제공한 골판지 침대 테스트에 나섰다"고 전했다.
도쿄올림픽 다이빙 남자 싱크로 10m 플랫폼 금메달을 포함해 올림픽 무대에서 4개(금 1·동 3)의 메달을 따낸 영국의 간판 다이빙 선수인 데일리가 '실험자'로 나섰다. 2개 대회 연속 금메달을 노리는 데일리는 현지시간 23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림픽 선수촌 골판지 침대에 대한 이야기가 많은데, 이것이 골판지 침대입니다'라는 글과 함께 테스트 영상을 올렸다. 데일리는 골판지로 된 침대 프레임을 손으로 두드려보고, 직접 침대 위에서 발을 구르고 점프하며 내구성 실험을 펼친 뒤 "보시다시피 아주 튼튼해요"라고 웃음을 지었다.
파리=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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