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인터뷰] ‘파일럿’ 한선화 “세상에 쓸모없는 경험은 없어”

장주연 2024. 7. 25. 0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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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키이스트 제공
“최대한 많은 분이 우리 영화를 찾아주셨으면 좋겠어요. 웃음에는 정말 ‘파일럿’이 최고거든요.”

배우 한선화가 코미디 영화 ‘파일럿’으로 여름 관객들을 만난다. 오는 31일 개봉하는 이 영화는 스타 파일럿에서 하루아침에 실직자가 된 한정우(조정석)가 파격 변신 이후 재취업에 성공하며 벌어지는 이야기. 한선화는 극중 한정우의 하나밖에 없는 여동생이자 ASMR 뷰티 유튜버 한정미를 연기했다.

영화 개봉을 앞두고 일간스포츠와 만난 한선화는 작품 합류 계기를 언급하며 “시나리오가 너무 재밌었고 이미 조정석 선배도 캐스팅된 상태였다. 선배의 동생 역할인데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고 말했다. 

“(조정석과) 함께할 수 있다는 건 제게는 그야말로 기회였죠. 실제로 배운 것도 너무 많고요. 첫 촬영 하고 ‘와, 천재다’ 싶었어요. 어떻게 이런 상황에서 저런 아이디어를 생각해 내는지 너무 놀랐고 동시에 큰 자극이 됐죠. 남매 케미를 위해서 저도 더 고민하고 노력해야겠다 싶었어요.”

실제 한선화는 조정석 못지않게 작품에 열과 성을 다했다. 끊임없이 대본을 보며 한정미 캐릭터를 연구했고, 뭔가 부족하다고 느껴지면 선배들을 찾아 직접 조언을 구했다. 한선화는 “가서 ‘저 뭐 부족해 보이지 않나요? 저 좀 도와주세요’ 하면 선배가 또 좋은 아이디어를 공유해 주셔서 재밌는 장면으로 탄생할 때가 있다”고 떠올렸다.

한정미에게 부여된 직업, ASMR 유튜버 역할도 충실히 수행했다. 계정을 잊었을 만큼 평소 유튜브에 관심이 없는 그지만 ‘파일럿’을 찍으면서 흥미를 만들어갔다. “진짜 콘텐츠를 많이 본 거 같아요. 특히 ASMR 유튜버들을 많이 찾아보면서 많은 아이디어를 얻었어요.”

사진=키이스트 제공

그러면서 한선화는 한정미와 ‘본캐’ 사이 간극이 크다고 덧붙였다. 실제로는 대중이 아는 것과 달리 내향적인 성향의 소유자라는 게 그의 설명. 한선화는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는 반응에 “제가 상업적 외향형, 자본주의 외향형”이라며 웃었다. 
 
“사실 대중이 생각하는 것만큼 밝진 않아요. 그래서 이런 캐릭터를 연기할 때는 진짜 편한 사람 앞에서 보여주는 모습을 최대한 끄집어내서 연기하는 거예요. 근데 개인적으로는 이런 역할을 통해서 평상시 저와 다른 또 다른 재밌는 부분을 드러낼 수 있어서 좋은 거 같아요.”

실제 모습과 다르다고 하지만 사실 한선화에게는 한정미 같은 캐릭터, 풀어 말하자면 밝고 유쾌한, 혹은 웃기고 능청스러운 인물이 유독 잘 붙는다. ‘파일럿’에 앞서 보여준 드라마 ‘술꾼 도시 여자들’(이하 ‘술도녀’) 시리즈의 지연이나 영화 ‘달짝지근해: 7510’ 은숙도 이 범주에 속했다.

다만 배우에게 특정 이미지가 생기는 게 마냥 좋은 일은 아니다. 때때로 고착된 이미지가 배우 커리어에 걸림돌이 되기 때문이다. 한선화는 이 같은 우려에 “이것도 그 작품들이 사랑받았기에 가능한 평가라고 생각한다. 또 다른 관심 아니겠나”며 의연하게 받아쳤다. 

“물론 저도 다양한 장르, 새로운 역할에 도전하고 연기 변신을 하고 싶죠. 이건 배우로서 숙명이자 숙제인 거 같아요. 다만 이런 밝은 모습을 대중이 좋아해 주고 업계에서 필요하니까 불러주시는 거로 생각해요. 그래서 고민보다는 즐기면서 마음껏 해보자는 마음이죠.”

이어 그는 ‘술도녀’ 이야기를 덧붙였다. ‘술도녀’는 과거 한선화가 예능 이미지로만 소비될 때 들어온 드라마로, 그의 배우 인생 전환점이 된 작품이다. 스스로도 캐스팅이 의아했다던 한선화는 김정식 감독에게 그 이유를 물었고, ‘예능 속 재치, 센스가 연기와 만나면 시너지가 날 것 같았다’는 답을 들었다고 했다. 

“그 말을 듣고 깨달았어요. 내가 걸어온 길이 새로운 기회를 줄 수 있구나, 세상에 쓸모없는 건 없구나. 결국 하나하나 열심히 하다 보니 오늘의 제가 있는 거죠. 그러니까 그냥 주어진 걸 열심히, 충실히 하면 되는 거 같아요. 이번에도 코미디 담당으로 열심히 했으니 예쁘게 봐주세요.”

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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