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우명은 '내일 죽을 것처럼'…이 막내 여고생이 '메달 1호' 쏩니다
26일 개막하는 파리올림픽에 출전하는 한국 대표선수단의 막내는 사격의 반효진(17)이다. 2007년생으로 대구체고 2학년에 재학 중이다. 한국대표팀 최고령 선수는 같은 사격(여자 트랩) 종목의 이보나(43)다. 최연소 선수 반효진은 최고령 이보나보다 스물여섯 살이나 어리다. 17세 반효진의 좌우명은 ‘내일 죽을 것처럼 오늘을 후회 없이’다. 여고생답지 않은 당찬 마음가짐이다. 평소 그의 성격도 ‘쿨’한 편이다. 차분하면서도 나쁜 건 빨리 잊어버리는 쿨한 성격이 사격을 하기에 안성맞춤이라는 평가다.
반효진은 개막 이튿날인 27일(한국시간 28일) 열리는 10m 혼성 공기소총에 출전한다. 혼성 멤버는 경기 당일 확정하는데 박하준이 반효진과 호흡을 맞출 가능성이 크다. 만약 둘이 메달을 딴다면 파리올림픽에 출전하는 한국 선수단의 첫 번째 승전보가 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 2020 도쿄올림픽에서 은메달 1개를 땄던 한국 사격은 반효진과 박하준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반효진은 “평소 욕심이 많은 스타일은 아니다. 그러나 항상 긍정적인 마음으로 매사를 대하려고 한다”며 “훈련이나 경기에서 좋은 결과가 나올 수도 있고, 나쁜 기록이 나올 수도 있다. 나는 크게 개의치 않으려고 한다. 이번 올림픽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반효진의 사격 파트너인 박하준은 “우리가 한국의 1호 메달을 딸 수 있을지는 확실하지 않다. 그러나 메달을 따는 장면은 상상만 해도 기대가 된다”면서 “(반)효진이는 결선에 특히 강한 선수다. 혼성 짝꿍으로서 큰 도움이 된다”고 했다.
한국 사격은 역대 올림픽에서 깜짝 스타를 여러 명 배출했다.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선 서울체고 3학년 여갑순(50)이 10m 여자 공기소총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깜짝 스타가 됐고,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선 유성여고 3학년 강초현(42)이 같은 종목에서 은메달을 획득해 연예인 못잖은 인기를 누렸다.
2024 파리올림픽에서도 반효진(17)이 ‘여고생 신드롬’을 일으킬 수 있을까. 그는 지난 12일 일찌감치 프랑스 파리에 입성한 뒤 사격 경기가 열리는 중부 소도시 샤토루에서 현지 적응 훈련을 하고 있다. 반효진은 “대선배님들과 이름이 함께 거론되는 자체만으로도 기쁘다. 선배들의 명성에 누가 되지 않도록 좋은 성과를 거두고 싶다”면서 “평소처럼 당차게, 겁 없이 경기를 치르다 보면 좋은 결과가 나오리라 믿는다”고 했다.
■ ‘고교생 사수’ 반효진
「
생년월일: 2007년 9월 20일
출신교: 용호초-동원중-대구체고
신장: 1m61㎝
출전 종목: 10m 여자 및 혼성 공기소총
올해 성적: 3월 국가대표 선발전 1위
6월 뮌헨 월드컵 은메달
특기사항: 파리올림픽 한국 최연소 국가대표
좌우명: 내일 죽을 것처럼 오늘을 후회 없이
」
2007년생 반효진은 총을 처음 잡은 지 채 3년도 채 되지 않아 국가대표가 됐다. 총을 잡게 된 건 우연이었다. 2021년 7월 함께 태권도장을 다니던 친구의 권유로 사격을 접했다. 처음에는 호기심으로 총을 잡았다가 두 달 뒤 열린 지역 대회에서 우승한 뒤 아예 사격의 길에 빠져들었다.
친구들보다 사격을 늦게 시작한 반효진은 남들보다 10배는 더 노력한다는 각오로 훈련을 거듭했다. 각종 국내 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낸 뒤 지난해부터는 국제 대회에서도 입상하면서 언니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선수가 됐다. 지난 3월 열린 파리올림픽 국가대표 선발전 결과는 모두의 예상을 뒤엎는 반전이었다. 반효진은 경험을 쌓기 위해 출전한 이 대회에서 전체 1위를 차지해 태극마크를 달았다. 파리올림픽에 출전하는 한국 선수단에 최연소 국가대표가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파리올림픽에서 사격 종목은 파리에서 남쪽으로 약 320㎞ 떨어진 샤토루에서 열린다. 사격 전용 선수촌도 파리가 아닌 샤토루에 따로 마련됐다. 사격 선수들은 정작 파리 구경도 제대로 못 하고 결전을 준비하고 있다. 반효진은 “파리에 가보고 싶지만, 지금은 아무런 생각이 없다. 일단 메달부터 먼저 따고 생각해보겠다”고 했다.
파리=고봉준 기자 ko.bong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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