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윤여표 (17) 학내 갈등과 불협화음을 아름다운 하모니로…

김동규 2024. 7. 25.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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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2014년 8월 20일 충북대 제20대 총장으로 취임하면서 주님께 감사했다.

유능한 인재들이 많은 데도 나를 총장으로 왜 세우셨을까 생각했다.

나는 총장실에 앉아 지시만 내리는 체어맨이 아닌, 학내 곳곳을 찾아다니며 교수와 직원들을 만나 끊임없이 소통하고 설득했다.

나는 총장의 고유 권한인 대학원장을 포함해 19개 핵심 보직자를 국립대 최초로 공개 모집과 적임자 추천 방식으로 선발하고 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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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령인구 감소로 구조조정 위기 직면
학생들과 교직원들 의견 행정에 반영
소통과 공감 통해 명지휘자 역할 수행
핵심 보직 공개적 인사로 잡음 사라져
윤여표 전 충북대 총장이 재임 시절 학생들과 함께 소통하면서 식사를 하고 있다. 윤 전 총장 제공


나는 2014년 8월 20일 충북대 제20대 총장으로 취임하면서 주님께 감사했다. 유능한 인재들이 많은 데도 나를 총장으로 왜 세우셨을까 생각했다. 식약청장 고위 공직 경험을 시작으로 한 단계씩 경험케 하시고 대학 총장 자리까지 오르게 하셨다. 주님께 감사하며 주어진 중책을 잘 감당하리라고 다짐하고 기도했다.

지방대들은 글로벌 체제 속에서 제4차 산업혁명의 도래와 함께 학령인구 감소로 구조 조정 위기에 직면해 있다. 이 위기를 헤쳐갈 가장 훌륭한 방법은 소통이다. 학내 구성원들과의 소통과 공감을 통해 갈등과 불협화음을 아름다운 하모니로 바꿀 수 있다는 확신을 했다. 그렇게 ‘명지휘자(Maestro)’의 역할을 수행했다.

나는 총장실에 앉아 지시만 내리는 체어맨이 아닌, 학내 곳곳을 찾아다니며 교수와 직원들을 만나 끊임없이 소통하고 설득했다. 특히 학생회와 대학 현안에 대해 진솔하게 의견을 경청했고 행정에 반영했다. ‘명지휘자 리더십’은 구성원과 소통하며 감정적·지적·도덕적인 면까지 터치해야 하고 공감과 통찰력을 견지해야 발현될 수 있다.

지방대학 위기가 매우 심각해지고 있는 위기 속에도 우리 충북대는 4년 연속 ‘국가고객만족도 조사(NCSI)’에서 국립대학 부문 1위에 올랐다. 위기에 직면한 지방대들이 본받아야 할 모범 사례라 할 수 있다. 학생들에게 만족스러운 대학으로 인정받은 것이기 때문에 의미가 깊다. 이런 학생 만족도가 좋은 성과는 학생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이들의 필요를 채우려 노력했고 학생을 주인공으로 생각하며 행정을 수행했던 결과라 생각된다. 또 학생 입학 때부터 취업까지 지도교수가 책임지는 ‘평생 사제제’를 시행했다. 그리고 각종 국책사업에서 얻은 재원을 장학금 등 학생 복지에 집중하고자 했다.

사실 우리 대학은 그동안 꾸준한 모범생은 아니었다. 2011년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구조개혁 중점 추진 국립대학’에 지정되는 수모를 당했다. 설상가상으로 국공립대 총장 직선제 폐지 문제가 불거진 2012년엔 인문대와 사회대 등 9개 단과대학 교수 수십 명이 투표 철회를 촉구하며 총장 접견실을 점거하는 불상사도 있었다.

이와 같은 지방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선 정부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대학 스스로 뼈를 깎는 노력으로 학생들이 만족할 대학을 만들고, 지방대 고유 모델을 만들어 자체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내 대학엔 총장 당선에 이바지한 사람 위주로 보직을 주는 ‘논공행상’이 관행처럼 돼왔다. 당연히 갈등이 나타나고 편 가르기가 생기고 뒷말도 많았다. 나는 총장의 고유 권한인 대학원장을 포함해 19개 핵심 보직자를 국립대 최초로 공개 모집과 적임자 추천 방식으로 선발하고 임명했다. 그 결과 선거를 도와준 사람에 대한 보은 인사라는 보직자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사라졌고 인사 잡음도 없어졌다. 대학도 발전하기 위해서는 다른 기관과 마찬가지로 ‘인재 경영’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여호와를 의뢰하고 선을 행하라… 또 여호와를 기뻐하라 그가 네 마음의 소원을 네게 이루어 주시리로다…여호와 앞에 잠잠하고 참고 기다리라 자기 길이 형통하며 악한 꾀를 이루는 자 때문에 불평하지 말지어다.”(시 37:3~7) 당시 이 말씀이 어려움을 극복한 성경 구절이었다.

정리=김동규 기자 kky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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