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아이 살리는 제도 첫발 내딛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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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한부모가족복지시설인 서울 애란원에 전화벨이 울렸다.
"뜻하지 않은 임신·출산, 혼자 감당하지 마세요. 1308로 전화하세요"라는 메시지에 대한 위기임산부의 첫 응답이었다.
위기임산부가 1308 전화와 모바일로 비밀 상담을 받을 수 있게 했다.
위기임산부의 행동을 논의해보니 임신테스트기를 사러 약국에, 임신이 확인되면 산부인과에 갈 것으로 예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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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한부모가족복지시설인 서울 애란원에 전화벨이 울렸다. “뜻하지 않은 임신·출산, 혼자 감당하지 마세요. 1308로 전화하세요”라는 메시지에 대한 위기임산부의 첫 응답이었다. 그 임산부는 20대에 임신한 뒤 겪은 어려운 상황에 대해 상담원과 긴 통화를 이어갔다고 한다.
같은 날 강원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에서 0시35분에 태어난 여아의 출생시간, 산모 성명 등 출생 정보가 오전 8시19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시스템에 도달했다. 드디어 출생통보제와 위기임신보호출산제가 동시에 시행된 것이다.
출생통보제가 실시돼 의료기관 출생 아동은 부모가 출생신고를 하지 않아도 국가의 보호 테두리에 포함된다. 병원 출산을 꺼리는 위기임산부는 가명으로 안전하게 출산하고 아이는 국가의 보호를 받는다.
출생통보제 시행을 위해 정부는 분만의료기관, 대법원,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과 시스템을 마련하는 등 철저하게 준비했다.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개최하고 시스템 관련 지원에 나서는 등 참여를 독려했다. 전국 445개 분만 기관 중 주요 기관을 대상으로 시범 운영도 마쳤다.
출생통보제의 보완책인 위기임신보호출산제도 만반의 준비를 했다. 위기임산부가 1308 전화와 모바일로 비밀 상담을 받을 수 있게 했다. 이를 위해 아동권리보장원을 중앙상담지원기관으로 지정하고 지역에 16개 지역상담기관을 설치했다. 이들 기관에는 상담 경력 3년 이상의 전문인력 87명이 배치됐다. 이들은 첫 전화 한 통이 새 생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24시간 대기 중이다. 위기임산부가 원하면 첫 의료기관 방문에 동행해 진료 등록을 돕는 보호자 역할도 할 것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한국사회보장정보원과 위기임신지원 시스템을 구축하고 사전 점검을 실시했다. 필자도 건국대병원과 한림대강남성심병원을 방문해 출생통보 시스템 등록부터 산모가 가명으로 진료·수술 원무 처리를 하는 것까지 눈으로 확인했다.
철저히 만든 정책도 국민이 알지 못하면 소용없다. ‘정반홍반’, 즉 정책 반 홍보 반이라는 말처럼 말이다. 위기임산부의 행동을 논의해보니 임신테스트기를 사러 약국에, 임신이 확인되면 산부인과에 갈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대한약사회, 동아제약과 협의해 전국 2만4000개 약국에 ‘뜻하지 않은 임신·출산, 1308 비밀상담’ 스티커를 붙였다. 임신테스트기와 설명서에서도 1308을 확인할 수 있게 했다. 산부인과를 비롯해 중·고교 및 대학교에서도 이를 알 수 있다. 돌이켜보면 지난 1년간 고마운 분들이 많다. 두 법률을 통과시켜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제사법위원회를 비롯해 법조계, 시민사회단체와 위기임산부 보호를 담당하는 여성가족부, 분만 기관, 대법원, 전국 상담기관, 관계 기관 등이 대표적이다. 정부는 천하보다 귀한 우리 아이들을 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이기일 보건복지부 1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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