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윤석열·한동훈 화합 못 하면 공멸한다

2024. 7. 25.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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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24일 저녁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한동훈 신임 국민의힘 대표(왼쪽) 및 추경호 원내대표를 비롯한 신임 지도부와 만찬회동을 앞두고 손을 잡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 자리엔 당 대표 경선에 참여했던 원희룡, 나경원 후보도 참석했다. 대통령실 제공


윤 대통령은 여당 존중하고 건의 귀담아야


한 대표도 당 분열 치유할 포용력 발휘 필요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신임 국민의힘 대표가 어제 용산 대통령실에서 만찬 회동을 했다. 새 여당 지도부와 전당대회에서 낙선한 후보자들도 함께 모인 자리였다. 윤 대통령은 참석자들에게 “한 대표를 잘 도와주라”고 당부했고, 한 후보는 “대통령을 중심으로 뭉치자”고 말했다고 한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는 각각 맥주와 콜라를 들고 러브샷도 했다. 올 초부터 계속 마찰을 빚던 두 사람이 화합하는 제스처를 취한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하지만 이걸로 문제가 해결됐다고 볼 사람은 아무도 없다. 김건희 여사 문제를 비롯, 현안에 대한 두 사람의 시각차는 현격하다. 지난 23일 대표 선출 직후 기자회견에서 한 대표는 김건희 여사 ‘출장 조사’ 논란에 대해 “검찰이 수사 방식을 정하는 데 국민 눈높이를 고려했어야 했다”며 비판적 자세를 취했다. 또 “(명품백 수수에 대한) 김 여사의 사과나 제2 부속실 설치를 대통령실에 건의하겠느냐”는 질문에 “저는 그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윤 대통령 입장에선 심기가 불편한 발언이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이전투구를 벌이면서 한 대표와 친윤계 사이에도 감정의 골이 매우 깊은 상태다. 용산과 국민의힘의 관계는 곳곳에 암초와 지뢰가 널려 있는 형국이다. 다만 분명한 것은 정부와 여당은 공동 운명체일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대통령의 국정 운영이 실패했는데 여당이 선거에서 성공한다는 것은 성립할 수 없다. 또 2007년 노무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 2016년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체제의 경우처럼 대통령과 여당이 충돌하면 정권은 붕괴하기 마련이다. 게다가 지금은 거대 야당이 국회에서 윤 대통령 탄핵을 추진하는 와중이다. 윤 대통령과 108석에 불과한 국민의힘이 사사건건 불화라면 정권의 앞날은 뻔하지 않겠는가.

건전한 당정 관계를 위해선 무엇보다 윤 대통령이 한 대표의 위상을 존중하고 국정 운영에서 여당의 건의를 귀담아들어야 한다. 여당 대표는 대통령의 검사 시절 부하가 아니다. 대통령실이 결정했으니 여당은 따라오라는 식은 곤란하다. 앞으로 윤 대통령과 한 대표가 개별 소통을 자주 하면서 현안의 실마리를 풀어가길 기대한다.

한 대표는 민심을 정확히 파악해 용산에 전달하되 계파를 아우르는 포용력을 발휘해야 한다. 한 대표의 정치적 리더십은 이제 본격적인 검증 무대에 올랐을 뿐이다. 전당대회에선 당원들의 압도적 지지를 받았을지라도 국회에선 원외 대표의 한계도 뚜렷하다.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에 버금가는 높은 비호감도 해소도 과제다. 분열의 후유증을 빨리 씻어내지 못하면 당이 큰 위기를 맞을 수 있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는 공허한 구호가 아니라 진짜로 한배를 탔다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그게 국정 성공을 위한 여권의 최소한의 필요조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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