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어가 코카인에 취했다…마약으로 오염된 브라질 바다
브라질 해역에서 서식하는 상어에게서 마약 '코카인' 양성 반응이 나왔다고 BBC 방송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상어에서 코카인이 확인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브라질 오스왈도 크루즈 재단 연구진은 리우데자네이루 해역에서 포획한 13마리의 '브라질 샤프노스'(Brazilian Sharpnose) 상어를 검사한 결과 모두 간과 근육에서 고농도의 코카인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특히 검출된 코카인 농도는 기존에 보고된 다른 수생생물에서 나온 것보다 무려 100배 높은 수치기도 하다. 근육에서 검출된 수치는 간 보다 3배가 높았다. 특히 수컷 상어보다 암컷 상어의 근육에서 높은 수준의 코카인이 나왔다.
지난해 영국 남부 해수 샘플에서 코카인 사용 후 간에서 생성되는 벤조일에고닌을 포함한 화학물질이 검출된 바 있지만, 이번처럼 상어에서 코카인이 검출된 것은 처음이다.
연구진이 브라질 샤프노스 상어를 선택한 이유는 오염 물질에 노출되는 연안에서 평생을 살기 때문이다. 브라질은 남미 가운데서도 두 번째로 큰 코카인 소비 시장으로, 코카인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은 곳이다.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연구진은 늘어나는 코카인 소비와 열악한 하수 처리 인프라로 인한 바다의 오염 때문이라고 봤다. 연구에 동참한 생태 독물학자인 엔리코 멘데스 사지오르는 CNN에 "코카인을 하는 사람들의 배설물과 불법 마약 제조 실험실로 인해 바다가 오염되고 있다"고 코카인의 유출과 축적 가능성을 내다보며 우려했다. 포르투갈 레이리아 소재 폴리테크닉대학 해양환경과학센터의 해양생태독성학자인 사라 노바이스 역시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잠재적으로 우려스럽다"고 평가했다.
아직 상어에 대한 코카인의 영향을 규명하려면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다만, 약물이 사람과 마찬가지로 동물에게도 유사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는 이전 연구 결과가 나와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는 설명이 나온다. 최상위 포식자인 사람에게도 코카인에 노출된 해산물을 섭취했을 경우, 영향이 미치는지에 대한 연구도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번 연구 논문은 국제학술지 '종합환경과학'(Science of the Total Environment)에 게재됐다.
한지혜 기자 han.jee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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