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피해 휴가 떠납니다”… 파리지앵 사라진 샹젤리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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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보다 훨씬 사람이 적은 거예요. 파리 시민들은 다 휴가를 떠났고, 통제 탓에 관광객도 많지 않죠. 원래 여름의 파리와는 다른 모습이에요. 보세요, 아무도 없잖아요. 이건 자연스럽지 않아요."
샹젤리제 거리의 한 레스토랑에서 일하는 아멜리(44)는 "프랑스 정부는 파리 시민들이 올림픽 기간 파리에 있길 원하지 않는 것 같다"며 "올림픽을 피해 이틀 뒤 파리를 떠난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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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 대비 군·경 5만5000여명 배치
시민들 심한 통제 때문 축제 못 즐겨
관광객들도 부쩍 줄어 분위기 ‘썰렁’
“평소보다 훨씬 사람이 적은 거예요. 파리 시민들은 다 휴가를 떠났고, 통제 탓에 관광객도 많지 않죠. 원래 여름의 파리와는 다른 모습이에요. 보세요, 아무도 없잖아요. 이건 자연스럽지 않아요.”
2024 파리올림픽 개막을 이틀 앞둔 24일(한국시간) 파리 최대 상권으로 불리는 샹젤리제 거리에는 적막만이 감돌았다. 백야 현상으로 오후 10시에도 거리는 밝았지만 인적이 드물어 이질감이 더욱 컸다. 거리에 매달린 ‘Paris 2024’ 깃발만이 이곳이 곧 올림픽이 열릴 도시라는 걸 알릴 뿐 축제의 열기는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샹젤리제 거리의 한 레스토랑에서 일하는 아멜리(44)는 “프랑스 정부는 파리 시민들이 올림픽 기간 파리에 있길 원하지 않는 것 같다”며 “올림픽을 피해 이틀 뒤 파리를 떠난다”고 토로했다.
파리 시민들은 예년과 달리 파리가 조용한 이유로 삼엄해진 치안 상황을 꼽았다. 올림픽 개막을 앞둔 프랑스 정부가 지난 18일부터 올림픽 개막식과 경기가 열리는 인근 지역의 보행자 이동을 통제하면서 파리 내 유동인구가 줄었다는 것이다. 통제 구역은 약 3.6㎞로 샹젤리제 거리부터 콩코르드 광장, 튀일리 정원 등 평소라면 인파로 붐볐을 파리 명소들이 대거 포함됐다.
치안 인력 또한 최고 수준으로 늘었다. 역대 올림픽 최초로 야외 개막식을 여는 데다 대회 기간 에펠탑, 센강 등 도심의 랜드마크나 기존 경기장을 사용하면서 테러 위협이 커졌기 때문이다. 프랑스 정부는 도심 내 4만5000명의 경찰과 1만명의 군인을 배치해 각종 위험에 대비하고 있다. 거주민, 직장인, 관광객 역시 통행증 격인 QR코드를 이용해야 주요 지역을 지나갈 수 있다.
안전한 올림픽을 위한 처사이긴 하나 정작 파리 시민들은 올림픽을 즐기지 못한다는 불만이 커진다. 대목으로 여겨지는 여름에 관광객의 발길이 끊기면서 지역 상인들의 시름은 이미 커질 대로 커졌다. 아멜리는 "손님이 없어 지난해보다 빨리 휴가를 받게 됐다"며 "올림픽이 열리는 날에 쿠바 근처 섬으로 떠나는데, 경기는 거기서 중계로 볼 것 같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거리 통제 업무를 맡은 경찰 로나(27)는 "파리 시민들이 이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긴 하지만 올림픽 이후에는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림픽 기간 파리의 명소를 활용해 경기를 치르는 것 역시 현지인들의 눈에는 불안하기만 하다. 1923년부터 수질오염으로 입수가 금지된 센강에서 철인 3종 수영 경기와 수영 마라톤(남녀 각 10㎞)이 열리는 게 대표적이다. 아멜리는 "파리 시민이라면 센강에서 절대 수영하고 싶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파리=이누리 기자 nur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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