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 땀시 살어”…KIA팬의 ‘행복 호르몬’ 김도영
“도영아, 니 땀시 살어야.”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의 연고지 광주에는 올해 새 유행어가 생겼다. 광주의 한 KIA팬이 ‘도영아, 너 때문에 산다’라는 의미를 담아 플래카드를 만들었는데 이 문구가 TV 중계화면에 잡히면서 삽시간에 유명세를 탔다. KBO리그 최고 스타로 발돋움한 KIA 3년 차 내야수 김도영(21)의 인기를 실감하게 하는 문구다.
김도영은 올해 선두를 질주하고 있는 KIA의 스타플레이어 중에서도 단연 ‘수퍼 스타’로 꼽힌다. 팀 선배 박찬호가 “요즘 광주에선 아무도 김도영은 못 이긴다”는 농담 아닌 농담을 할 정도다. 2022년 KIA의 1차 지명을 받고 프로에 데뷔한 김도영은 지난 2년간 꾸준히 1군 경기에 출장하면서 실력을 갈고닦았다. 올해는 마침내 잠재력을 마음껏 뽐내고 있다. 입단 3년 만에 벌써 가장 유력한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충분히 근거 있는 전망이다. 김도영은 23일까지 올 시즌 93경기에 출전해 타율 0.354, 홈런 25개, 71타점, 97득점, 29도루를 기록했다. 타격 3위, 홈런 2위, 타점 공동 9위, 도루 6위, 득점 1위, 안타 2위, 출루율(0.423) 3위, 장타율(0.643) 1위다. KBO가 공식 시상하는 타격 8개 부문에서 모두 톱10 안에 이름을 올렸다.
굵직굵직한 발자취도 남겼다. 지난 4월 KBO리그 역대 최초로 월간 10홈런-10도루의 진기록을 작성했고, 역대 다섯 번째로 전반기가 끝나기도 전에 20홈런-20도루 클럽에 가입했다. 4월과 6월 KBO가 시상하는 월간 최우수선수(MVP)상도 거머쥐었다. 한 시즌에 월간 MVP를 2회 이상 받은 선수는 2022년 6월과 9월의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후 김도영이 처음이다.
지난 23일에도 또 한 번 야구계를 들썩이게 했다. 김도영은 이날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홈 경기에서 1회 내야안타, 3회 2루타, 5회 3루타, 6회 홈런을 차례로 때려냈다. 김도영의 타구가 담장을 넘어가 대기록이 완성되는 순간, 광주의 관중석은 환호성이 끓어 넘치는 용광로로 변했다. 김도영의 데뷔 첫 사이클링 히트(한 경기에서 단타·2루타·3루타·홈런을 모두 기록하는 것)이자 KBO리그 역대 31번째 기록이었다. 김도영(20세 9개월 21일)보다 어린 나이에 사이클링 히트를 기록한 선수는 2004년 9월 21일의 신종길(당시 20세 8개월)밖에 없었다.
김도영은 또 첫 네 타석에서 일사천리로 대기록을 완성해 역대 최소타석 사이클링 히트 타이기록도 세웠다. 그것도 단타-2루타-3루타-홈런을 순서대로 쳐내는 일명 ‘내추럴’ 사이클링 히트였다. 김응국(1996년 4월 14일) 이후 역대 두 번째였고, 이 기록을 네 타석 만에 달성한 선수는 김도영이 유일했다. 김도영 자신도 “홈런이 나오는 순간 소름이 돋았다. 계속 소름이 돋은 채로 그라운드를 돌았다”며 기뻐했다.
이제 김도영은 타자로서 역대 최연소 정규시즌 MVP에 도전한다. 역대 최연소 수상 기록은 데뷔 첫해 19세의 나이로 MVP를 수상한 류현진(한화 이글스)이 보유하고 있다. 김도영은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이 보유하고 있는 ‘타자’ 최연소 기록을 갈아치울 기세다. 1976년 8월 18일 태어난 이승엽 감독은 1997년 10월 2일에 MVP를 수상했다. 김도영은 2003년 10월 3일생이라 MVP를 수상하면 이 감독의 기록을 깰 수 있다.
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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