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한동훈과 러브샷 "무조건 도와줘야"…제로콜라도 따로 준비

이창훈 2024. 7. 24.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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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24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를 비롯한 신임 지도부와 2시간여 만찬을 갖고 ‘당정 화합’을 다짐했다. 윤 대통령은 참석자들에게 “팔짱만 끼지 말고 다 도와주라”며 한 대표를 중심으로 한 당내 화합을 당부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맨 왼쪽), 추경호 원내대표를 비롯한 신임 지도부와 만찬회동 앞서 손을 잡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대통령실제공

윤 대통령은 이날 한 대표와 신임 최고위원들, 추경호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를 용산 대통령실 앞 파인그라스로 초청해 오후 6시 30분부터 8시 20분까지 만찬을 함께했다. 한 대표 당선 하루 만에 신임 지도부를 초대하며 힘을 실은 것이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는 이날 만찬에서 각각 맥주와 콜라로 잔을 채워 러브샷을 했다. 총선과 전당대회 과정에서 불거진 ‘윤·한 갈등’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됐다.

만찬에는 한 대표와 경선을 치른 나경원·윤상현 의원과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도 함께했다. 김기현 전 대표가 당선됐던 지난해 3·8 전당대회 종료 직후 첫 당정 만찬에선 낙선자를 초청하지 않았다. 대통령실에서는 장호진 국가안보실장을 포함해 수석급 이상 참모진이 모두 배석했다. 김건희 여사는 이날 만찬에 참석하지 않았다.

이날 회동은 시작부터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윤 대통령은 파인그라스 앞마당에서 기다리던 한 대표와 악수를 하며 “수고 많으셨다”고 격려했다. 이어 신임 최고위원들과 일일이 악수를 한 뒤엔 “비 올까 봐 걱정했는데 다행히 날이 좋았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만찬에 앞서 기념사진을 찍을 때도 “한 컷 더 찍자”고 제안하며 분위기를 띄웠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는 식사 내내 “뭉치자”는 말을 반복했다고 한다. 윤 대통령이 “우리는 한 가족이다. 이제 전당대회가 끝났으니까 뭉쳐서 같이 잘하자”고 말하자, 한 대표는 “대통령님의 성공과 윤석열 정부의 성공, 정권 재창출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대통령 중심으로 우리가 뭉쳐야 한다”고 화답했다. 윤 대통령은 식사 내내 한 대표를 ‘우리 한동훈’이라고 거듭 부르며 함께 검사로 근무했던 옛 이야기들도 풀어냈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신임 지도부에게 “우리는 다 같은 동지라고 생각하고 대통령실 수석들과 바로바로 소통하시라”고 당부했고, 한 대표에게도 “리더십을 잘 발휘해서 당을 잘 이끌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분위기가 무르익자 윤 대통령은 한 대표와 러브샷을 해 박수를 받았다. 또 참석자들이 마이크를 잡고 인사를 하자 “가족끼리 무슨 마이크냐. 편하게 이야기 하자”며 분위기를 주도했다. 다만 이날 윤 대통령과 한 대표 두 사람만의 독대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또 한 대표와 경쟁한 후보들에게도 “당 대표에 출마하셨다가 안 된 분들도 다 오셨으니 서로 배려하고 화합하자”며 “한 대표 외롭게 만들지 말라. 팔짱 끼고 한 대표가 잘하나 안 하나 쳐다보지 말고, 무조건 다 도와주라”고 당부했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에서도 “우리가 앞으로 하나가 돼 우리 한동훈 대표를 잘 도와줘야 된다. 어려운 일이 있을 때 혼자 해결하도록 놔두지 말고 주위에서 잘 도와달라”고 거듭 강조했다.

윤 대통령의 이 같은 당부는 전당대회 기간 후보 간 네거티브가 거셌던 만큼 당내 통합을 촉구한 메시지로 풀이된다. 낙선 후보들은 “우리 모두 대통령의 수석대변인이 되자”(나경원)라거나 “대통령의 성공이 당의 성공이고 모두의 성공이다”(윤상현), “우리는 하나 되는 원팀”(원희룡)이라며 당정 화합 의지를 다졌다.

만찬 메뉴로는 삼겹살과 돼지갈비, 상추쌈 등이 올라왔다. 대통령실은 “삼겹살은 당·정·대의 통합을 의미하는 한편, 막역한 사이에서 먹는 대표적인 한국 음식으로 격의 없이 소통하고 대화해 나가자는 의미를 담았다”며 “서민적이며 삼겹살이란 게 저녁 때 같이 구워 먹으면서 도란도란 이야기하는 의미 아니겠냐”고 설명했다. 테이블 위엔 물과 음료, 건배를 위한 맥주가 함께 준비됐으며, 한 대표를 위해서는 특별히 ‘제로콜라’가 별도로 마련됐다.

김기정·이창훈 기자 lee.changhoo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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