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료 맛 없네…나 의사야" 美 버블티 가게서 한인 부녀 난동

고기정 2024. 7. 24.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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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버블티 가게서 음료 구매한 한인 부녀
"음료 쓰다"며 가게 찾아 난동
출동한 경찰에 "난 의사, 설명 안해도 된다"
'억울 vs 진상' 누리꾼 갑론을박

미국의 한 음료 가게에서 한인 부녀가 "음료가 너무 쓰다"며 항의했다가 경찰까지 출동한 사연이 뒤늦게 알려졌다. 부녀의 행동에 대해 누리꾼 사이에서는 첨예한 의견 대립이 이어지고 있다.

구매한 버블티가 맛이 없다는 이유로 음료 가게에서 난동을 부린 한인 부녀. [사진=유튜브 채널 '어레스트 프릭스' 갈무리]

지난 21일 유튜브 채널 '어레스트 프릭스(ArrestFlix)'에는 '아빠와 딸이 버블티를 두고 경찰과 말다툼을 벌이다'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해당 유튜브 채널은 사건 장소에 출동한 경찰의 보디캠 영상을 전문적으로 올리는 곳으로, 이번 영상은 2022년 8월 미국 조지아주의 한 버블티 가게에서 약 25분간 벌어진 소동을 담았다. 해당 영상은 23일 현재 조회수 33만회를 넘기고 5000개 이상의 댓글이 달렸다.

60대 한인 남성 A씨와 그의 딸은 버블티 가게에 방문하여 녹차 맛 음료를 포장해 집으로 가져갔다. 그런데 음료가 마시기 힘들 정도로 썼고, A씨 부녀는 가게에 전화를 걸어 항의한 뒤 사과를 받기 위해 다시금 가게를 찾았다. 가게에 도착한 A씨는 한인 매니저인 B씨에게 음료를 건네며 "한 번 마셔보라"고 했고, B씨는 "음료를 새로 만들어주겠다"고 제안했으나 돌연 A씨는 소리를 지르며 음료를 던지려 하는 등 난동을 부렸다.

이후 출동한 경찰에게 A씨는 "음료를 마셔보고 어떤 점이 문제인지 이야기하고 싶었다. B씨가 사과하지 않았고, 무례한 태도를 보였다"고 억울함을 표했다. 그는 자신에게 가게 직원들이 'XXXX(영어권 심한 욕설)'이라는 욕을 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B씨의 의견은 달랐다. B씨는 "그 음료를 (내가) 마실 이유가 없었다"라며 "새로 만들어주겠다고 했는데 손님이 화를 내며 음료를 내게 던질 듯이 위협했다. 다른 직원이 그걸 말린 것"이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A씨가 한국어로 내게 욕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한인 부녀의 난동에 대해 설명하는 버블티 가게 매니저. [사진=유튜브 채널 '어레스트 프릭스' 갈무리]

경찰은 B씨에게 환불을 하고 돌려보내자고 중재를 시도했지만, A씨의 분노는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다. A씨는 "근데 왜 아까는 직접 이야기를 안 했느냐"라며 B씨에게 삿대질했고, B씨가 "(음료를) 던지려 하는데 무슨 말을 하느냐"고 말하자 "손님으로서 항의할 권리가 있다"고 소리쳤다. 이에 경찰이 A씨에게 "어른답게 행동해라", "목소리를 낮춰라"라고 경고했다.

뒤늦게 현장에 도착한 A씨의 딸은 아버지의 행동에 대해 사과하면서도 "전화로 음료에 대한 불만 사항을 털어놓는데 점원의 응대가 무례했다"라며 "사과하지 않아서 화를 냈을 뿐"이라고 아버지의 행동을 감쌌다. 경찰은 A씨에게 공공장소에서 소란을 피운 혐의로 범칙금과 매장 출입 금지 명령을 내렸다.

A씨 딸은 법 집행 절차에 관해 설명하는 경찰에게 "난 의사이고 법원이 무엇을 하는 곳인지 아니까 설명 안 해줘도 된다"며 "경찰이 울고 감정적으로 호소하는 점원의 입장만 고려한다"며 불평했다. 이에 경찰은 "우린 양측의 서로 다른 입장을 들었고, 상황을 목격한 다른 점원들의 이야기도 들었다. 확실한 것은, A씨가 매우 공격적인 행동을 보였다는 것"이라며 "우리는 최선의 결정을 내리려 했다"고 반박했다.

경찰의 말에도 A씨의 화는 가라앉지 않았다. A씨는 상황을 마무리 지으려는 경찰에게 음료를 건네며 "이게 그들이 먹을 수 없는 음료를 줬다는 증거다. 이걸 보관해달라"고 요청했으나, 경찰은 "역겨운 음료는 법에 저촉되는 게 아니다"라고 답하며 거절했다.

해당 영상을 접한 누리꾼들은 "음료가 입에 맞지 않다고 해서 저렇게 난동을 피우는 게 맞나", "한국 망신 다 시키네", "굳이 의사라는 점을 밝힐 필요는 없었던 것 같다. 특권 의식이 느껴진다", "어린 여자에게 화내는 게 딱 한국 표본이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반면 몇몇 누리꾼들은 "직원 대처가 별로다", "음료를 잘못 만든 것 같으니 확인해보라고 한 것 같은데, 직원이 울어서 당황했을 것", "문제없는 컴플레인이었는데 직원이 일을 키웠다" 등의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같은 주에 거주 중이라는 누리꾼 C씨는 "미국에서는 인종차별을 하기 위해 일부러 음식을 맛없게 만드는 경우가 있다"며 "아마 A씨도 그걸 의심해서 항의했을 것"이라고 추측하기도 했다.

고기정 인턴 rhrlwjd031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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