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외무장관, 중국에 “러시아와 협상 원하고 준비 중”
중국을 방문 중인 드미트로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이 24일 러시아와 대화와 협상에 나설 준비가 됐다는 뜻을 밝혔다고 중국 외교부가 전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왕이(王毅) 중국공산당 정치국위원 겸 외교부장이 광저우에서 쿨레바 장관과 만나 회담했다며 우크라이나의 입장을 설명했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쿨레바 장관은 회담에서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와 대화·협상을 하기를 원하고 준비 중”이라며 “당연히 협상은 마땅히 이성적이고 실질적 의미가 있어야 하며, 목적은 공정하고 항구적인 평화의 실현에 있다”고 말했다.
왕 부장은 중국의 건설적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최근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양측 모두 협상할 의향이 있다는 신호를 다양한 수준으로 보냈다”며 “조건과 시기가 무르익지 않았지만, 중국은 평화에 도움이 되는 모든 노력을 지지하고 휴전과 평화회담의 재개를 위해 건설적인 역할을 발휘하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이날 쿨레바 장관과 왕이 부장의 회담은 3시간 이상 이어졌다고 로이터는 보도했다. 앞서 우크라이나 외교부는 “23일부터 25일까지 쿨레바 장관이 왕이 부장의 초청으로 중국을 방문한다”며 “러시아의 침략을 멈추는 방안과 항구적이고 정당한 평화를 달성하는 데 중국의 가능한 역할을 모색하는 것이 논의의 주된 주제가 될 것”이라고 홈페이지를 통해 밝혔다.
앞서 쿨레바 장관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광저우 영상을 올리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이 시작된 후 우크라이나 고위직의 첫 번째 중국 방문”이라며 “2012년 이후 우크라이나 외교장관의 첫 번째 방문”이라고 소개했다. 또한 그는 “각종 평화 방안 사이의 경쟁을 피해야 한다”며 “키예프와 베이징 사이의 직접 대화는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앞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15일 오는11월 제2차 우크라이나 평화정상회의를 개최 계획을 밝히면서 러시아를 초청해 협상에 임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평화회의는 우크라이나의 제안으로 성사된 합의체로 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전 방안을 논의한다. 지난달 열린 1차 회의에 러시아와 중국은 참석하지 않았다.
이에 러시아 측은 원론적인 반응을 보였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그 메세지 자체는 우리 입장과 일치한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 측은 결코 협상을 거부한 적이 없고 협상 절차에 열린 태도를 유지해왔다"며 "아직 모르는 세부 사항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지난 22일 페스코프 대변인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언급한 휴전협상 가능성에 “어떤 어조로든 대화를 이야기하는 편이 마지막 우크라이나인까지도 싸우겠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보다 훨씬 낫다”고 반색했다.
러시아와의 협상을 둘러싼 우크라이나의 기류 변화는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과 관련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이 2020년 대선에서 재선했다면 우크라이나 전쟁이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안 오는 11월 대선에서 당선하면 내년 1월 취임 전에 전쟁을 끝내겠다고 공언했다. 이를 두고 우크라이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하면 현재 러시아가 점령한 영토를 포기하는 방식의 종전협정을 압박할 것이라고 보고 우려하고 있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gn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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