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장마 끝나고 '40도 찜통폭염' 온다?…태풍 개미에 달렸다
정체전선(장마전선)이 북한으로 넘어가면서 장맛비가 잦아들자 폭염이 기승을 부리기 시작했다. 장마가 종료된 이후에는 최대 40도에 이르는 폭염이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기상청에 따르면, 24일 오후 2시 현재 강원과 제주 일부를 제외한 전국에 폭염 주의보 또는 경보가 발효됐다. 전남 담양의 체감온도는 36.5도까지 치솟았고, 경기도 안성시 서운면도 36.2도를 기록하는 등 수도권 일부에서도 35도 이상의 폭염이 나타났다. 기상청은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최고 체감온도가 33도 이상, 중부 내륙과 남부 지방 일부에서는 35도 이상의 극심한 무더위가 나타나고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25일부터는 두 거대 고기압이 우리나라를 동시에 덮으면서 극심한 찜통더위가 찾아올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북상 중인 태풍 ‘개미’가 북태평양고기압을 밀어 올리면서 이 고기압이 우리나라를 덮는 가운데, 티베트고기압도 세력을 확장하면서다. 이는 강한 일사량과 지상에 축적된 열이 빠져나가지 못하는 대기 구조를 만드는 기압계 모습이다. 기상청은 당분간 이런 상태가 유지되면서 폭염과 열대야가 심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6일까지 전국 곳곳에는 매일 5~60㎜ 수준의 소나기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비가 열기를 식히기보다는 습도를 높이면서 끈적한 더위를 유발할 것으로 보인다.
태풍 영향에 따라 장마 종료 여부 판가름
우진규 기상청 통보관은 “기압계 재배치 이후 북태평양고기압이 확장해 우리나라를 덮으면 장마가 종료되고, 다소 수축하면서 가장자리가 우리나라에 걸치면 장마가 종료되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장마 종료 후 40도 더위 전망도
이대로 장마가 종료되면 최대 40도 이상의 강한 폭염이 찾아올 거란 전망도 나온다. 이재정 케이웨더 예보센터 부장은 “북태평양고기압 세력이 예년보다 강하고, 우리나라 주변 해수 온도도 높은 상태”라며 “기록적인 더위가 찾아왔던 2018년보다 폭염 일수가 많지는 않겠지만 일부 지역에서 당시처럼 40도 이상 더위가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2018년 여름은 111년 기상 관측 역사상 최악의 폭염이 나타난 해다. 장마가 7월 중순도 되기 전에 종료되면서 북태평양고기압과 티베트고기압이 동시에 영향을 미친 기간이 길어졌다. 쌓인 열기가 정점에 달한 8월 1일에는 경기 양평, 강원 춘천·홍천 등에서 낮 최고기온이 40도 이상으로 올랐다. 서울도 39.6도까지 오르며 역대 낮 기온 최고치를 경신했다.
올해는 2018년 만큼 폭염의 조건이 강하지는 않다. 다만,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전지구 기온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고, 국내에서도 비가 오지 않을 때는 기온이 빠르게 오르는 특징을 보인다. 더구나 올해는 예년보다 많은 장맛비가 내리면서 습도가 매우 높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어서 체감하는 더위는 더 심할 수 있다. 이재정 케이웨더 부장은 “기온이 40도를 넘으면 체감온도는 그보다 더 높은 폭염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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