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달쟁반은 루이비통, 개막식은 디올 손길…"올림픽 승자는 LVMH 회장님"
" “베르나르 아르노 LVMH(루이비통모에헤네시) 회장은 파리 올림픽의 대부(godfather)로 불린다.”(AP통신) " " “LVMH는 이미 파리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진정한 승자는 아르노다.”(블룸버그통신) "
26일(현지시간) 개막하는 파리 올림픽을 앞두고 외신들이 베르나르 아르노 LVMH 회장의 역할을 조명하고 나섰다. 23일 AP통신은 “75개 고급 브랜드를 보유한 세계적인 럭셔리 그룹이 이번 주 전 세계 수십억 명 시청자의 글로벌 이벤트인 파리 올림픽의 얼굴이 될 것”이라며 “LVMH가 아르노 회장 아래에서 전문 분야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고 보도했다.
메달부터 단복까지…개막식엔 디올 관여
파리 올림픽 곳곳엔 LVMH 산하 브랜드의 손길이 가미될 예정이다. 주얼리 브랜드 쇼메는 메달을 디자인했고, 루이비통은 메달을 보관할 케이스와 시상식에서 메달을 담는 가죽 트레이를 만들었다. 모에 헤네시는 VIP 행사의 와인과 주류를 후원한다.
남성복 브랜드 벨루티는 프랑스 선수단 개회식 단복을 디자인했고, 화장품 브랜드 세포라는 성화 봉송을 후원했다. 메달 전달자 복장과 화장품도 각각 LVMH그룹과 펜티 뷰티가 맡았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세부 사항은 비밀이지만 디올은 개막식에도 관여했다. 루이비통 본사는 퐁네프 다리와 가까워 세느강을 따라 진행될 개막식 퍼레이드에서도 눈에 띌 전망이다.
LVMH의 파리 올림픽 후원 금액은 1억5000만 유로(약 2260억원)로 알려졌다. 프랑스는 올림픽 예산 43억8000만 유로(6조5800억)를 스폰서, 티켓 판매, TV 수익 등 민간 수입으로 96%를 충당하는 게 목표다.
명품 분석가 루카 솔카는 “LVMH의 참여 정도는 명품 브랜드로서는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아르노 회장의 아들이자 LVMH 환경 및 이미지 책임자 앙투안 아르노는 “프랑스 브랜드로 일을 올바른 방식으로 수행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아르노, 처음엔 올림픽 후원 꺼려
이런 LVMH의 투자엔 위험도 따른다. 올림픽 시위 등으로 이미지가 훼손될 가능성도 있어서다.
아들 앙투안에 따르면 아르노 회장도 처음엔 올림픽 후원을 꺼렸다고 한다. 그러나 전 세계에 알려진 프랑스 브랜드인 LVMH가 올림픽을 성공시킬 책임이 있다는 생각으로 바뀌었다.
LVMH는 경기 침체로 최근 매출이 줄고 주가가 떨어지는 등 어려움도 겪고 있다. 최근엔 디올 가방을 만드는 공장의 열악한 노동 조건이 알려지면서 비난을 사기도 했다. 이런 와중에 이번 여름엔 올림픽으로 파리 여행이 일부 제한되는 만큼 고액 소비층은 파리보다 이탈리아 밀라노를 방문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하지만 블룸버그는 “단기적 고통은 그만한 가치가 있을 수 있다”며 “올림픽에서 전 세계 시청자들은 우승자에게 수여되는 메달 아래 있는 루이비통의 상징적인 다미에 체크패턴 트레이를 기억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이번 참여는 아르노 회장이 2년 전 말했던 “루이비통은 단순한 패션 브랜드가 아닌 문화 브랜드”라는 점을 강조할 기회라는 분석이다. 루이비통은 최근 스트리트웨어 등 하위문화와 연결을 시도한 데 이어 이번 올림픽으로 스포츠와 융합을 노리고 있다.
광범위한 정치권 인맥…마크롱은 부인 때문에 더 가까워져
이런 가운데 아르노 회장의 부와 영향력도 조명 받고 있다. 아르노 회장은 재산만 286조원(6월 포브스 기준)에 달해 세계 부자 순위 1~3위를 다툰다.
광범위한 정치권 인맥도 유명한데, 특히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는 마크롱이 엘리제궁 사무차장이었을 때부터 알고 지냈다. 마크롱의 아내 브리짓이 아르노의 두 아들에게 고교에서 프랑스어를 가르쳤다는 인연으로 더 가까워졌다고 한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3월 아르노 회장에게 레지옹 도뇌르 훈장을 수여하면서 “프랑스 정신의 영원함을 파는 예지력과 실행력을 보여줬다”고 평했다.
백일현 기자 baek.il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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