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 옛 뱃길? 관광객이 녹조로 범벅이 된 강 찾겠나"
[김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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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달희 공주시의회 의장 |
ⓒ 김병기 |
임달희 공주시의회 의장은 '~같다'는 접미사로 에둘러 말했지만, 그 뒤의 말을 들으니 단정하는 듯했다. 그는 지난 4월 공주시가 금강 옛 뱃길 사업에 대해 충분한 사업 설명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실시설계 용역비 예산 6억여 원을 전액 삭감한 바 있다. 임 의장의 결정에는 위에 내비친 문제의식도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임 의장은 공주보가 홍수와 가뭄 예방에 효과가 없다는 점도 누차 강조했다.
지난 17일 임 의장을 공주시의회에서 만났다. 이날 기자와 동행한 임도훈 보철거를위한금강낙동강영산강시민행동 간사는 임 의장에게 공주보 담수로 인한 생태계 파괴의 문제점을 설명한 뒤, 의회 차원에서 공주보 재가동을 중단시킬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요청했다.
▲ [환경새뜸] 공주보가 가뭄, 홍수예방? 천만에!... 임달희 공주시의회 의장 인터뷰 #공주보 #4대강사업 #공주시 ⓒ 김병기 |
우선, 임 의장이 예산을 전액 삭감한 뱃길사업은 최원철 공주시장의 핵심공약이다. 공주보에서 세종보까지 금강 16km 구간에 선착장과 친수공간을 조성하고 수륙 양용버스와 황포돛배를 운행한다는 게 골자이다. 이를 통해 지역관광과 경제를 활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총 사업비는 공주시 예산 80억 원, 그가 이중 6억 원의 용역비를 의회에서 통과시켰다면, 나머지 74억 원도 사실상 승인하는 셈이다.
임 의장은 이에 대해 "예전에 금강에 다리가 없을 때 배를 띄워서 운행을 했는데, 그걸 복원한다는 차원의 사업"이라면서 "환경단체나 문화재청(국가유산청) 등과 상의를 한 뒤 그 가능성을 타진해서 결정해야 하는데 공주시가 한두 달의 짧은 준비 과정을 통해 설계 용역을 하겠다고 해서 예산을 삭감한 것"이라고 밝혔다.
임 의장은 공주보 담수를 전제로 한 이 사업의 경제성에 대해서도 회의적이었다. 그는 수륙 양용버스와 황포돛배 운행을 위해 공주보에 물을 채울 경우, 수질이 악화하고 녹조가 창궐할 것이라는 우려를 전한 뒤 "이런 곳에 관광객도 안 올 것이고, 지자체가 부담해야 할 80억 원의 예산도 나중에는 90억~100억 원으로 불어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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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주 고마나루 앞 금강 |
ⓒ 고정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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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주보 상류 고마나루 앞 |
ⓒ 고정미 |
위의 사진은 공주보 직상류에 있는 명승지 고마나루의 예전 모습이다. 아래 사진은 4대강사업을 통해 공주보가 건설되고 담수를 시작한 지 3년 만인 2015년 같은 장소에서 찍은 사진이다. 임 의장의 우려처럼, 이런 강에서 경제가 살아날 수 있을까. 특히 녹조가 함유하고 있는 마이크로시스틴이라는 독성 물질은 간에 치명적이고, 공기 중으로도 전파되기에 물놀이하는 시민들의 건강에도 심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공주보는 홍수와 가뭄 예방에 도움이 안 된다"
임 의장은 공주보의 효용 가치에 대해서도 회의적이었다. 이수와 치수, 즉 홍수와 가뭄 예방에도 사실상 무용지물일 것이라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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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달의 공주시의회 의장 |
ⓒ 김병기 |
"공주보 부분 해체 방안이 타당하다... 중앙정부가 빨리 결정해야"
따라서 임 의장은 문재인 정권 때 결정했던 공주보 부분 해체 방안(공도교는 유지)이 "타당성 있다"면서 "교량은 그대로 둔 채 보만 철거를 하면 수질이 깨끗해질 것이고, (물이 필요하다면) 예전에 사용했던 돌보 등을 활용해서 담수 기능을 유지하면서도 물이 순조롭게 빠져나갈 수 있도록 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날 임 의장은 공주보의 폐해를 거듭 지적하면서도, 보 처리 방안에 대한 즉답을 하지는 않았다. 사실 문재인 정권 때, 부여공주청양이 지역구였던 정진석 전 국민의힘 국회의원(현 대통령 비서실장)은 가뭄 등을 내세워 공주보 부분 해체 방안을 반대해 왔고, 일부 관변단체들도 반대 시위를 벌였다. 임 의장의 말처럼 지난 6년여 동안 공주보를 전면 개방해도 이 지역에 가뭄 피해가 없다는 것이 과학적으로도 증명이 됐지만, 이런 것과 무관하게 공주보 해체에 대한 찬반이 정치 쟁점화된 것이다.
임 의장은 "우리 지역에서는 공주보가 상당히 예민한 문제"라면서 "(공주보 담수에 대한) 견해가 찬반으로 갈려서 시민들끼리 싸울 수 밖에 없는 상황인데, 중앙정부에서 정확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인터뷰에 앞서 임 간사와 함께 찾아간 공주보는 장맛비로 인해 수문을 개방한 상태였다. 공주보의 가동보는 활짝 열려있었지만, 7m 높이의 콘크리트 고정보가 물길의 흐름을 가로막고 있었다. 임 의장의 말처럼 공주보가 홍수를 예방한다는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는 것을 한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공주보는 공주시가 백제 문화제를 진행할 때 유등을 띄운다는 이유로 일부 담수를 했지만, 문재인 정권 때부터 6년여 동안 전면 개방된 상태였다. 하지만 지난 4월 말 환경부는 공주보 수문을 닫았다가 장마철을 앞두고 개방했다. 올해 장마가 끝난 뒤 환경부가 또다시 공주보 수문을 닫으려 한다면 100여 일 가깝게 세종보에서 장기 농성을 하는 보철거시민행동 등 환경단체들이 적극 반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때 공주시민들을 대변해야 할 공주시의회는 어떤 태도를 취할지도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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