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희, 이진숙 불러세워 귓속말…“저와 싸우려 하면 안된다”

조문규, 김하나 2024. 7. 24.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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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소속 최민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장이 24일 “저와 싸우려 하면 안 된다”며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와 신경전을 벌였다.

최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 과방위 인사청문회에서 증인 선서를 마친 이 후보자가 증서를 건넨 뒤 인사 없이 뒤돌아 자리로 돌아가려 하자 불러세웠다.

최민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 인사청문회에서 자리로 이동하는 이진숙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후보자를 다시 불러세워 귓속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

최 위원장은 “저기요 이진숙 내정자!”라고 이 후보자를 부른 뒤 “제가 인사하려고 했는데 인사를 안 하고 돌아서서 가시니까 뻘쭘하지 않나”라고 말했다.

이에 이 후보자가 인사를 하기 위해 다시 위원장석 쪽으로 오자 최 위원장은 이 후보자에게 손짓으로 가까이 오라고 했다. 최 위원장은 가까이 온 이 후보자에게 귓속말로 “저와 싸우려 하시면 안 된다”고 속삭였다. 이후 두 사람은 서로 고개 숙여 인사한 뒤 악수를 했다.

아래 사진은 이 과정을 시간 순으로 묶은 장면들이다.

24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최민희 위원장과 이 후보자가 신경전을 벌이는 모습. 위쪽부터 선서문을 전달한 후 인사를 하지 않고 자리로 돌아가는 이 후보자. 이 후보자를 돌려세우는 최 위원장, 이 후보자 귀에 대고 ″저와 싸우려 하시면 안 된다″고 말하는 최 위원장, 서로 인사하는 이 후보자와 최 위원장, 다른 인사청문회 후보자들과 달리 비스듬히 서서 악수하는 이 후보자의 모습. 연합뉴스


이 후보자가 자리로 돌아간 뒤 최 위원장은 “후보자의 인사말을 들어야 할까. 후보자가 보낸 사전 자료 보지 않았나. 1∼2분 내로 간단히 해달라”고 했다. 하지만 이 후보자의 인사말이 2분을 넘기자 발언을 멈추게 하며 “30초 더 드릴 테니 마무리해달라”고 재촉하기도 했다.

이에 국민의힘 이상휘 의원은 “인사말을 중간에 자르는 것은 좀 그렇다. 방통위 비전과 정책 목표를 충분히 말할 수 있도록 시간을 보장해주는 게 맞지 않나”라고 항의했다.

그러자 최 위원장은 “전임 김홍일 전 위원장 인사청문회 인사말은 2분밖에 안 됐고, 어제 (이 후보자의) 인사말을 미리 받아봤는데 10여 페이지로 굉장히 길었다. 그걸 굳이 여기서 읽어야 할 이유가 없다”고 반박했다.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선서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이날 청문회에서는 후보자 사퇴 시위와 국회 선서, 자료 제출 등을 놓고 날 선 신경전이 회의 내내 오갔다.

MBC 아나운서 출신인 한준호 의원은 청문회 시작 전 회의장 밖에서 ‘언론장악 청부업자 이진숙 사퇴하라’는 피켓을 들고 언론노조 관계자들과 함께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에 대해 과방위 여당 간사인 최형두 의원은 “언론노조가 상임위원회 회의실 앞에서 집회 시위를 했다”며 “국회의 인사청문회에 대한 중대한 도전 행위이고, 국회의 권능에 대한 침해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 후보자의 자료 제출을 두고도 공방을 벌였다. 노종면 민주당 의원은 이 후보자 본인과 배우자의 외국환 거래 내역, 자녀 입시 자료, 주식 거래 내역 등을 거론하며 “개인 정보, MBC 인사에 관한 사항 등 갖가지 사유를 들어 제출하지 않은 자료가 224건”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청문회를 하루 더 하는 일이 있더라도 자료를 받아야겠다”며 “검증을 받기 싫으면 사인으로 살면 된다”고 했다.

최 위원장도 “제출하지 않을 이유가 없는 자료들”이라며 “제출 여부를 보고 청문회 연장 여부를 결정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가세했다.

이에 이상휘 의원은 “적법한 절차에 따른 자료 제출은 필요하지만, 기본적으로 청문회는 방통위원장으로서 직무를 어떻게 해나갈지에 대한 내용이 우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문규 기자 chom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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