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해리스, 새 챔피언…내가 못 깬 유리천장 깰 것"
미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에 도전했다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패배했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부 장관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잘 준비된 후보'라고 평가했다. 자신이 못 깬 '유리천장'을 깰 수 있을 것이라며 미 헌정사상 첫 여성 대통령 탄생도 기대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2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실린 '힐러리 클린턴: 카멀라 해리스가 승리하고 역사를 만들 수 있는 방법'이라는 제목의 기고문을 통해 "해리스는 미국 정치의 새로운 시작"이라며 "내가 가장 높고 단단한 유리천장을 깰 수 없었다는 사실은 아직도 나를 고통스럽게 하지만 나의 두 차례 대권 도전이 여성이 대통령 선거 후보가 되는 것을 일반적으로 보이게 만들었다는 사실은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클린턴 전 장관은 먼저 조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 사퇴 결정에 대해 "내가 평생 본 것 중 가장 순수한 애국심에 따른 행동"이라고 경의를 표하며 글을 시작했다. 그는 "그 꿈(대통령)을 공유하고 포기했던 사람으로서 나는 결코 (사퇴가) 쉽지 않았음을 한다. 하지만 이는 옳은 일이었다"고 언급했다.
민주당 대선 후보로 확실시되는 해리스 부통령에 대해서는 "재능과 풍부한 경험을 갖고 있고 대통령이 될 준비가 돼 있다"면서 "그녀가 트럼프를 이길 수 있다는 것을 안다"고 강조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이번 대선에서의 선택은 더욱 명확하다"면서 "한쪽에는 유죄평결을 받은 범죄자(트럼프)가 있고, 다른 쪽에는 통찰력 있는 전직 검사이자 성공적 부통령(해리스)이 있다"고 평가했다.
과거 민주당 대선 주자로 출마한 2016년 대선에서 낙선한 클린턴 전 장관은 오는 11월 자신의 뒤를 이어 '미 최초 여성 대통령' 탄생에 도전하는 해리스 부통령의 행보가 쉽지 않을 것임도 시사했다. 그는 "해리스 부통령의 기록과 성격은 허위정보의 호수, MAGA 대변인들의 추악한 편견에 의해 왜곡되고 폄하될 것"이라면서 "그녀와 캠프는 소음을 뚫고 나가야 하고 유권자로서 우리는 우리가 접하는 것에 신중해야 한다"고 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나는 강력한 여성 후보들이 미국 정치의 성차별, 이중잣대와 싸우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에 대해 알고 있다"면서 "나는 마녀, '추잡한 여자' 혹은 더 심한 말로도 불렸다"고 자신의 경험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나는 내가 장벽을 허물기 위해 달려가는 것이 아니라 내가 그 일(대통령)을 할 수 있는 가장 적합한 사람이라고 생각했기에 달려갔던 것"이라고 당시를 돌이켰다.
특히 클린턴 전 장관은 해리스 부통령이 사상 최초의 여성 대통령뿐 아니라 사상 최초의 흑인 및 남아시아계 여성 대통령이라는 추가적인 도전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면서 "우리는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그는 자신이 선거인단 확보 경쟁에서 밀려 패배했던 2016년 대선 당시 전국 유권자 투표에서는 약 300만표 차이로 승리했던 점, 압도적인 표 차이로 최초의 흑인 대통령(버락 오바마)을 선출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는 점 등을 언급하면서 지지자들의 결집을 촉구했다. 이어 "해리스가 선두에 선다면 이 움직임은 막을 수 없는 물결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와 함께 클린턴 전 장관은 캘리포니아주 검찰총장과 상원의원을 거쳐 미국 최초 여성 부통령이 된 해리스 부통령의 이력을 언급하면서 "많은 여성 정치인들처럼 과소 평가받고 있지만, 이 순간을 위해 잘 준비돼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해리스는 검사이자 법무부 장관으로서 마약 밀매업자, 공해유발자, 약탈적 대출업자들에게 맞섰다. 미국 상원의원으로서는 움찔거리는 트럼프 행정부 관리들과 지명자들에게 엄격하게 질문했고 이는 지켜보는 이들에게 영감을 줬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부통령으로서는 대통령과 함께 상황실에 앉아 지도자가 내릴 수 있는 가장 어려운 결정에 도움을 줬다고도 짚었다.
클린턴 전 장관은 해리스 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상대로 강력한 '기소'에 나서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도 적었다. 그는 "트럼프는 첫 임기에서 실패했고 위험한 공약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두 번째 임기는 첫 번째보다 더 나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을 그나마 잡아줬던 가드레일마저 사라지며 그의 공약이 더 극단적이 됐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주요 정책 의제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프로젝트 2025'를 언급하며 "낙태권 제한부터 교육부 해체까지 더 약하고, 더 가난하고, 더 분열된 미국을 위한 레시피"라고 비판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바이든의 친구이자 지지자로서 지금은 참 달곰씁쓸한 순간이다. 우리는 우리의 기수를 잃었다"면서도 "하지만 새로운 챔피언, 활기를 되찾은 캠페인, 새로운 목표 의식 등 많은 것도 얻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절망적인 시간은 끝났다"면서 "이제는 조직하고, 결집하고 승리할 시간"이라고 글을 마무리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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