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철강업계 "후판가 이견 좁혀...현재와 비슷한 수준"
지난해 하반기와 비슷한 수준으로 결정될 것으로 관측
조선‧철강업계의 상반기 후판가격 협상에서 양측이 이견을 좁히며 치열했던 공방이 마무리되는 분위기다. 이번 협상은 여러 상황을 고려, 지난해 하반기 가격과 큰 변동 없이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며 마무리될 것으로 관측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철강사와 조선사의 올 상반기 후판 가격에 대해 이견을 좁히며 협상 막바지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진다. 상반기 협상은 통상 4~5월 중 마무리되는데 이번 협상은 양측의 팽팽한 신경전이 이어지면서 7월까지 미뤄졌다.
첨예하게 대립하던 이들의 협상은 결국 지난해 하반기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는 것으로 가닥이 잡힌 모양새다. 철강업계 한 관계자는 “여러 상황이 철강사들의 가격 인상 주장에 힘을 실어주는 분위기지만, 결국 동결과 거의 차이가 없는 분위기로 정리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아직 최종 확정이 난 게 아니기 때문에 마지막까지 상황을 지켜보겠다”고 덧붙였다.
후판은 선박에 쓰이는 두께 6㎜ 이상의 두꺼운 철판으로, 철강사와 조선사의 가격 협상은 상반기와 하반기 각각 한번씩 이뤄진다.
지난해 하반기 후판 가격은 철강업계가 한발 물러서며 소폭 인하된 1t당 90만원 중반 수준에서 합의가 이뤄졌다. 당시 양측의 대립은 상당히 치열했다. 수익성 개선에 어려움을 겪던 조선업계에, 철강업계마저 실적 악화를 겪으며 두 업계는 한걸음도 물러서지 않았다. 오랜 장고 끝에 양측은 후판 가격을 소폭 인하하기로 합의했다.
이같은 팽팽한 협상 기조는 올해 들어서도 지속됐다. 철강업계는 인건비와 전기료 인상 등 원가 부담 상승에 따른 실적 부진을 근거로 후판 가격 인상을 주장한다. 철강제품 원가의 약 10%를 차지하는 산업용 전기료는 최근 3~4년 사이 63.3%(계약전력 300㎾ 이상 기준)가 올랐다. 전기료가 1원만 올라도 연간 수백억원의 비용이 추가된다는 점에서 원가 상승 압력이 상당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국내 철강 수요 둔화에 더해 중국산 저가 제품 유입이 지속되는 점도 철강업계가 가격 인상을 주장하는 명분이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 5월까지 중국산 철강 제품 수입량은 407만)으로, 전년 동기 396만t 대비 10t 이상 증가했다.
철강업계는 최근 조선사들이 연이은 수주 낭보를 올리며 호황을 맞이하고 있는 상황도 가격 인상을 위한 명분으로 내세운다. HD한국조선해양,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등 국내 주요 조선3사는 이번 상반기에 이미 한해 수주 목표량을 넘어섰거나 근접하며 호황을 맞이하고 있다.
반면 조선사들은 지난해 이미 낮춘 후판가를 한번 더 인하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올해 들어 철광석 등 원자재 가격이 크게 하락한 것을 명분으로 제시한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t당 140달러에 육박했던 철광석 가격은 올해 7월 19일 기준 106.55달러를 기록했다.
조선사들은 국내 후판 가격이 수입산에 비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하며 맞서 왔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산과 수입산의 가격차는 20만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수주 후 건조까지 2년 내외가 걸리는 조선산업의 특성상 제조원가의 20% 정도를 차지하는 후판을 가능한 저렴하게 납품받아야 수익성을 높일 수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수주가 계속 이어지면서 겉으로 보기에 시황이 좋아보일 수 있지만, 조선사들도 말 못할 어려움이 있다”면서 “올 상반기도 서로 적당히 양보하며 협상을 마무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포스코 현대제철 등 철강업계가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앞두고 있어 이날 나올 메시지에도 이목이 쏠린다. 이미 두 기업은 후판 협상을 진행 중인 분기 실적 발표에서 후판가 협상에 대해 언급하며 협상 과정에 대한 메시지를 내놓기도 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협상 시점에는 종종 메시지가 나왔다”면서 “이번에도 메시지가 나올지는 예측하기 어렵지만, 메시지가 나온다면 상황을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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