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관.종]'강화유리' 한우물 판 제이앤티씨

박형수 2024. 7. 24.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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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유리기판으로 성장 속도 빨라질 것
기존 강화유리 사업 안정적 성장 국면
꾸준한 기술개발로 경쟁력 강화

편집자주 - 성공 투자를 꿈꾸는 개미 투자자 여러분. ‘내돈내산’ 주식, 얼마나 알고 투자하고 계신가요. 정제되지 않은 온갖 정보가 난무하는 온라인 환경에서 아시아경제는 개미 여러분들의 손과 발, 눈과 귀가 돼 기업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전해드리려고 합니다. 한 주 동안 금융정보 제공 업체인 에프앤가이드의 종목 조회 수 상위권에 오른 기업을 중심으로 기본적인 정보에서부터 협력사, 고객사, 투자사 등 연관 기업에 대한 분석까지 함께 전달합니다. 기업의 재무 상황과 실적 현황, 미래 가치까지 쉽게 풀어서 전하겠습니다. 이 주의 관심 종목, 이른바 ‘이 주의 관.종.’이라는 이름으로 매주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인공지능(AI)이 빠르게 발달하면서 AI 데이터 처리량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AI 반도체는 면적이 크고, 미세 회로를 커버할 수 있는 고집적 패키지 기판이 필요하다. 반도체 업계는 2030년부터 유기 소재 기판이 트랜지스터 수 확장 흐름을 감당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유리기판(GCS)을 적용하면 패키징 비용은 낮추고, 많은 트랜지스터를 집적하는 것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다.

유리기판은 유기물(Organic) 기판 원재료 대신 유리를 사용한다. 기존 소재보다 딱딱해서 세밀한 회로를 형성할 수 있고, 열과 휘어짐에 강하다. 전기신호 손실과 신호 전달 속도 측면에서도 강점이 있으며, 전력 소비도 우수해 '꿈의 기판'이라 불리고 있다. 유리기판을 채용할 경우 실질적으로 반도체 미세공정을 두 세대 이상 앞당기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유리 특성상 외부의 강한 충격이나 누적 압력에 취약해 제조 수율을 높이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수율이 낮으면 판가가 비싸질 수밖에 없다. 수율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이어지고 있고 조만간 양산 업체가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인텔은 유리기판을 적용했을 때 2030년까지 단일 패키지 내에서 1조개의 트랜지스터를 집적할 것으로 전망했다. 인텔, 엔비디아, AMD 등 고성능 컴퓨팅(HPC) 업체가 빠르면 2026년부터 유리기판을 채용할 것으로 보인다. AI 가속기와 서버 중앙처리장치(CPU) 등 하이엔드 제품에 먼저 탑재한 후 점차 채용 제품군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

유리기판 신사업, 내년부터 본격 양산

강화유리와 커넥터 등을 생산하는 제이앤티씨가 올해 들어 국내 주식시장에서 주목받는 이유다. 올해 들어 유리기판 개발 기대와 함께 주가는 100% 가까이 상승했다. 제이앤티씨는 지난달 말 반도체용 유리기판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30여년 동안 축적한 유리가공 기술을 바탕으로 반도체용 유리기판을 개발했다. 제이앤티씨는 스마트폰·스마트 워치·차량용 디스플레이 커버글라스와 카메라윈도우 등을 생산하는 업체다. 강화유리는 디스플레이, 반도체, 자동차, 에너지 분야 등에서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는 고강도 유리다. 강화유리의 높은 빛 투과성과 얇고 가벼우나 강한 경도를 가진 특성은 일반적으로 스마트폰, 태블릿 PC, 스마트워치와 같은 휴대용 전자기기 등의 디스플레이 커버에 적합하다. 제이앤티씨가 주력으로 제조하는 커버글라스는 스마트폰 전면 디스플레이용 곡면 커버글라스다. 3D 곡면 커버글라스는 스마트폰 모델 가운데 고가 플래그십 디자인에 주로 채택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글라스 가공 및 도금, 코팅 등에 대한 세계 최정상급 핵심 요소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며 "독보적인 설비와 공정기술을 바탕으로 베트남 생산기지는 우수한 품질, 제조, 원가 경쟁력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제이앤티씨는 베트남 3공장에 올해 3분기 중 반도체용 유리기판 데모라인을 구축한다. 제이앤티씨는 국내외 다수의 반도체 패키징 업체와 반도체용 유리기판을 공급하기 위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올해 말까지 해외 영업망을 구축하고 베트남 4공장 부지를 활용해 양산을 준비한다. 조남혁 제이앤티씨 사장은 "기존 강화유리 전문업체에서 진정한 글로벌 유리소재 기업으로 성장할 기회를 맞이했다"며 "해외 영업망을 구축하기 위해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여의도 증권가는 제이앤티씨의 유리기판 사업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용 유리기판 시제품 생산공정과 관련한 독자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며 "공정 내재화를 통해 품질 및 원가 경쟁력 측면에서 비교우위를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규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제이앤티씨는 최근 다수의 글로벌 기판 및 패키징 업체들과 유리기판 관련 공급을 논의 중"이라며 "내년부터 본격적인 양산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유리기판 신사업을 통한 외형 성장 기대감이 큰 가운데 본업은 안정적으로 이익을 내고 있다. 올해 1분기에 매출액 1271억원, 영업이익 31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액은 122% 늘었고 영업이익은 1326% 증가했다. 영업이익 기준 시장 기대치 270억원을 웃도는 실적을 달성했다. 고객사인 화웨이의 스마트폰 출하량이 늘고 수율 개선 효과가 더해지면서 이익률이 높아졌다. 권민규 SK증권 연구원은 "수율은 지난해 말 50% 이하에서 70% 중반까지 끌어 올렸다"며 "올해 영업이익은 1000억원을 넘어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올해 3분기부터 IT용 커버글라스를 본격적으로 공급한다"며 "차량용 커버글라스도 올 하반기부터 2개 모델에 대한 양산을 시작한다"고 덧붙였다.

리딩투자증권은 올해 제이앤티씨가 연결기준으로 매출액 5410억원, 영업이익 1022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추정했다. 지난해보다 각각 67.3%, 258.1% 늘어난 규모다. 유성만 리딩투자증권 연구원은 "3D 커버글라스를 비롯해 차량용 글라스, 스마트워치·IT용 커버글라스 등의 고른 성장을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끊임없는 기술 개발로 경쟁력 강화

안정적인 성장 가능성이 크지만 중화권 커버글라스 제조사의 지속적인 단가 인하와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성숙기 진입에 따른 수요 둔화 등은 위험 요인으로 꼽혔다. 전 세계적 무역분쟁 심화 및 세계 경기 불확실성 증대 등도 제이앤티씨가 성장하는 데 영향을 줄 수 있다.

제이앤티씨는 기술 개발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성장을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유리가공 기술개발을 위한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올해 들어 기술 경쟁력을 높일 신기술을 잇달아 개발했다. 올해 초 독자 개발한 지문방지(AF) 코팅 기술은 표면을 특수 처리해 지문과 같은 오염물질의 부착방지와 오염물질이 부착되더라도 쉽게 제거 가능한 기술이다. 디스플레이의 곡면 구간을 포함한 모든 영역에 나노-라미네이트 구조의 박막을 형성해 내구성을 높였다.

AF코팅 기술은 해외 고객사의 내마모성 품질 기준보다 20배 이상 뛰어난 효과를 입증했다. 기존 AF코팅 효과 유지기간이 수개월에 불과했으나 제이앤티씨 신기술을 적용했을 때 내구성을 5~6년 이상 유지했다. 제이앤티씨 연구개발을 주도하는 김윤택 대표는 "AF코팅 선행기술을 개발해 커버글라스 선도기업 위상을 확립할 것"이며 "제품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고부가가치 제품 공급으로 수익성을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이앤티씨는 또 대면적 곡면유리(3D)에 최적화된 눈부심 방지(AG) 에칭 양산기술도 개발했다. AG 에칭 양산기술은 에칭 방식으로 개발해 차량용 커버글라스에 들어가는 초대형 곡면유리에 적합한 기술로 알려졌다. 차량용 디스플레이뿐만 아니라 모바일, PC, 태블릿, 웨어러블 제품 등 최첨단 IT 기기 디스플레이에 적용하는 유리는 가혹한 환경에서도 소재 특성 및 한계를 극복하는 것이 핵심 경쟁력이다. 고객사가 요구하는 품질을 만족하는 다양한 크기와 디자인에 대한 맞춤형 유리를 제공하려면 다양한 코팅기술이 필요하다. 기존 코팅기술을 꾸준하게 개선하면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김 대표는 "AG에칭 양산기술을 개발해 다양한 해외 고객사로부터 추가 수주를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형수 기자 parkh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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