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분의 아이들세상] 쌩떼 등 ‘문제 행동’ 보이는 아이

2024. 7. 24.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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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살 남자아이 B는 고집불통, 말을 듣지 않고 떼가 너무 심하다.

아이들이 문제 행동을 할 때는 그 행동의 이유, 배경을 잘 분석해 보고 대처하는 것이 좋다.

B의 부모처럼 아이의 요구를 들어준다면 아이는 '이렇게 하면 원하는 대로 할 수 있다'라는 걸 학습하게 되고 문제 행동은 늘게 된다.

관심을 끌려는 행동일 때도 아이의 부정적인 문제 행동에 야단을 쳐도 당장은 그 행동을 멈추게 될지라도 그 행동은 반복되거나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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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떼 무시하는 ‘소거’ 절대 필요

네 살 남자아이 B는 고집불통, 말을 듣지 않고 떼가 너무 심하다. 마트에 가서 원하는 장난감을 사주지 않으면 소리를 지르고 운다. 급기야 머리를 바닥에 박고 자해까지 한다. 동생과 엄마가 대화하고 있을 때도 징징거리고 생떼를 쓰곤 한다.

아이들이 문제 행동을 할 때는 그 행동의 이유, 배경을 잘 분석해 보고 대처하는 것이 좋다. 대개 3가지 이유다. 첫째 요구를 관철하기 위한 것, 둘째 관심을 끌려는 것, 셋째 의사소통의 수단이다. 예를 들어 마트에 가서 장난감을 사달라고 조르는 상황이라면 아이가 머리를 박고 생떼를 쓰더라도 무시를 하는 것이 좋다. B의 부모처럼 아이의 요구를 들어준다면 아이는 ‘이렇게 하면 원하는 대로 할 수 있다’라는 걸 학습하게 되고 문제 행동은 늘게 된다.

관심을 끌려는 행동일 때도 아이의 부정적인 문제 행동에 야단을 쳐도 당장은 그 행동을 멈추게 될지라도 그 행동은 반복되거나 늘어난다. 아이는 부정적인 관심도 관심으로 인지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문제 행동에 관심 반응을 보이지 않는 것이 좋다. 이를 ‘소거’라고 한다. 그런데 이런 식으로 반응을 소거했을 때 미리 명심해야 할 사항이 있다.

초기 소거 단계에서는 문제 행동이 갑자기 더 빈번해지거나 강도가 세지기도 한다. 이것을 ‘소거 폭발’이라고 한다. 큰 소리로 울어도 머리를 박아도 원하는 장난감을 사주지 않으면 더 세게 강하게 울고 고함을 지르고 머리를 세게 박음으로써 부모를 통제하려고 하는 거다. 아이는 ‘지금까지는 큰 소리로 울면 요구를 들어줬는데, 들어 주지 않는다’라는 상황이 된 것이다. 아이는 어떻게 해서든 원하는 걸 얻기 위해 ‘큰 소리로 울기, 머리 박기’ 행동을 더 하는 건 당연하지 않겠나?.

소거 폭발로 문제 행동이 급속히 심해지면 부모는“이렇게 세게 박아서 상처라도 나면 어떻게 하지”라는 걱정에 아이 요구를 들어주게 된다. 결과적으로 아이는 ‘더 세게 머리 박으면 원하는 대로 할 수 있어’를 학습하게 된 셈이다. 다음부터는 아예 처음부터 바닥에 머리를 세게 박을 것이다. 왜냐하면 강도 높은 소거 폭발 상황에서 원하는 욕구를 채워줬기 때문이다. 소거 폭발이 이어지면 주변의 시선을 의식해서, 아이에 대한 걱정 때문에 일관되게 소거를 유지하기가 어려워질 수 있다. 그래서 포기했다가 이러면 안 되지 해서 다시 소거하는 등 부모는 일관된 반응을 유지하기 힘들어지는 것이 함정이다. 하지만 이 함정을 극복하고 소거 과정을 지속하면 결국에는 아이가 침착해진다. 단 꽤 시간이 걸린다.

그래서 ‘소거’ 과정만으로는 대응하기 어렵다. 이것을 해결하는 첫 번째 방법이 문제 행동이 일어나지 않게 미리 주위 환경이나 상황을 바꾸는 것이다. 첫 번째, 문제 행동이 나타나지 않게 하는 환경을 만드는 거다. 즉 장난감 사달라고 조르기 전에 당분간 마트에 가지 않는 거다, 둘째, 대체할 수 있는 바람직한 행동을 나타나게 하는 거다. 예를 들면 새로운 장난감 보다 기존의 장난감으로 새롭게 놀 방법으로 부모와 놀이를 하거나 운동하기 등 실외 활동을 늘리는 거다. 동생에게서 엄마의 관심을 빼앗고 싶어하는 경우라면 동생과 놀아주기를 할 때 칭찬을 듬뿍 해주고, 문제 행동이 없을 때, 관심을 가지고 반응해주는 것 등이다.

또 의사소통의 도구로 문제 행동을 보이는 경우라면 욕구나 감정을 말로 표현할 수 있도록 부모가 먼저 말로 욕구나 감정을 공감하고 읽어 주어 언어로 의사소통하는 방법을 알게 해주자.

이호분(연세누리 정신과 원장, 소아청소년 정신과 전문의, 정신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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