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뱁새 김용준 프로의 골프모험] 대리 시험 의혹은 사실로 밝혀졌다

이은경 2024. 7. 24.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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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기사 특정 내용과 상관 없음.     사진=게티이미지

뱁새 김용준 프로가 지난해 당한, 분한 일에 관해 이야기 하려고 한다. 

뱁새 김 프로는 지난해 10월 '설마, 사실이 아니기를! 프로 선발전 대리시험 의혹'이라는 제목으로 칼럼을 썼다. 그 칼럼을 본적이 있는가? 고개를 끄덕인다면 애독자가 틀림 없다. 찾아 봐도 없다고? 그럴 것이다. 지금부터 그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당시 뱁새는 믿을만한 제보를 받았다.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프로 선발전에서 대리시험을 치러 합격을 한 선수가 있다는 제보였다. 묵과할 수 없었다. 

만에 하나 억울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무척 조심하면서 칼럼을 썼다. 의혹이 있는 데 사실이 아니기를 바란다고 말이다. 혹시 누명을 썼다면 꼭 벗기 바란다는 말도 보탰다. 의혹을 받는 자의 실명은 커녕 이니셜도 언급하지 않았다. 

그렇게 신중하게 쓴 칼럼을 내보내고 나서 어떻게 되었냐고? 당사자가 뱁새와 일간스포츠를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했다. 사실이 아닌 이야기를 신문에 실었다고 주장하면서. 또 주변 사람이라면 당사자가 누구인 줄 짐작할 수 있어서 피해를 보았다고 주장했다. 

뱁새와 일간스포츠 편집국은 고심했다. 해당 칼럼 내용이 믿을 수 있는 제보를 바탕으로 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혹시 억울한 사람이 생기는 일은 막는 것이 언론의 의무라고 보았다. 뱁새와 일간스포츠 편집국은 해당 칼럼을 삭제했다. 칼럼이든 기사이든 한 번 올린 것을 거둬들인다는 것은 과오를 인정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언론사로서 여간 자존심 상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래도 뱁새와 일간스포츠는 소명을 다하기 위해 자존심을 꺾었다. 

그 일이 있고 나서 9개월이 지났다. 뱁새는 그 동안에도 혼란스러웠다. 만약 사실이 아니라면? 뱁새는 생사람을 잡은 것이다. 반대로 만약 사실이라면? 너무나 나약하게 거짓에 굴복한 것이다. 명색이 언론인 출신이면서 골프 심판이기도 한 뱁새가 말이다. 

그 의혹은 어떻게 되었을까? 의혹은 사실로 밝혀졌다. 칼럼에서 의혹의 당사자는 진짜로 대리시험을 통해 KPGA 프로 선발전에 부정 합격한 것이다. 프로 골퍼인 친동생 B가 형 A를 대신해서 실기 시험을 치렀다. 

대리시험을 치른 동생 B는 이미 수 년 전 KPGA 프로가 되었지만 형은 여러 차례 도전을 하고도 실패했다고 한다. 그러다가 지난해 8월 기량이 뛰어난 동생 B가 형 A를 대신해서 프로 선발전 본선을 치른 것이다. 

왜 그렇게까지 욕심을 냈을까. 대리시험으로 합격을 한 A는 몇년간 명문 사립대학교 체육학과 겸임 교수로 근무했고, 대학 안팎에서 골프를 가르치고 있다. 골프 세상에서 프로 골퍼와 프로 골퍼가 아닌 사람이 받는 대접은 크게 다르다. 교수이면서 프로 골퍼이기까지 하다면? 그 명예는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어떻게 그러한 부정행위가 가능했는지 궁금한 독자도 있을 것이다. 

지난 8월 초 A가 프로 선발전을 통과했을 때 주변에서 말이 나오기 시작했다. A는 제법 오랫동안 프로 선발전에 도전했다가 마침내 통과했다. 그것도 좋은 성적으로. 그러자 A의 주위에서 의혹을 제기했다. 그 선수 실력으로는 절대 그런 점수를 낼 수 없다고 말이다.

KPGA가 진상 조사에 들어갔다. 같은 조에서 경기한 선수를 먼저 조사했다. 같은 조에서 경기한 선수들은 당시 프로 선발전에 참가한 A(실제로는 B가 대리 시험을 치렀다)가 얼굴을 감싸고 출전했다고 진술했다. 그리고 선발전에서의 A(실제로는 B)는 기량이 뛰어났다고 했다. A의 캐디 역시 얼굴을 감싸고 출전했다는 진술이 나왔는데, 당시 A를 대신해 B가 선수로 플레이하고 A는 캐디로 나선 것으로 추정된다. 

KPGA가 조사를 시작하자 A는 소셜 미디어에 올린 자신의 스윙을 지웠다. 왜 그랬는지 독자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같은 조에서 하루 종일 함께 라운드 한 선수라면 스윙 영상만 보아도 같은 사람인지 여부를 금세 알아챌 수 있을 테니까. 

프로 선발전에서 A(실제로는 B)는 경기가 끝나고 다른 선수들이 축하 인사를 할 때에야 얼굴 가리개를 벗었다고 한다. KPGA는 향후 조사 과정에서 같은 조 선수와 대면을 시켜 그날 본 얼굴이 A 본인인지 확인하려고 했다. 그러나 당사자 A는 출석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A의 아버지는 자신이 그 날 캐디를 맡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같은 조 선수들은 A의 캐디가 A 선수와 또래였다고 진술했다. 

KPGA는 A의 동생인 B가 대리시험을 치른 것으로 최종 판단했다. 그래서 프로 골퍼인 B를 제명하기로 했다. 

뱁새 김용준 프로와 골프에 관해서 뭐든 나누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메일을 보내기 바란다. 지메일 ironsmithkim이다.

KPGA 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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