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63% 압승, 與대표 당선…“김여사 조사, 국민 눈엔 부족”

김기정, 윤지원 2024. 7. 2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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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신임 대표가 23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제4차 전당대회에서 대표로 선출된 뒤 당기를 흔들고 있다. 뉴시스

‘어대한’(어차피 당 대표는 한동훈)은 구호가 아닌 현실이었다.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에서 한동훈 후보가 신임 당 대표로 선출됐다.

23일 경기도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한 대표는 합계 62.84% 지지율로 과반 득표에 성공했다. 당심과 민심 모두 경쟁 후보를 압도했다. 한 대표는 80% 비중인 당원투표에서 62.65%를 얻었고, 20% 비중인 일반 여론조사에서도 63.46% 득표율을 기록했다.

한 대표는 수락 연설에서 전당대회 내내 지속된 네거티브 공방을 의식한 듯 화합을 강조했다. 그는 “2007년 대선후보 경선에서 패했던 박근혜 전 대통령이 ‘경선 과정의 모든 일을 잊자, 하루아침에 잊을 수 없다면 며칠 몇 날이 걸려서라도 잊자’고 말씀하셨다”며 “그 한마디가 치열했던 경선 과정의 균열을 메우고 상처를 봉합하는 한마디가 됐다”고 말했다.

김주원 기자

경선 내내 혁신과 미래를 강조해 온 한 신임 대표는 이날도 ‘변화’에 방점을 찍었다. 그는 “조금만 더 국민의 마음에 반응하고 어떻게든 국민의 눈높이에 맞게 변화하려는 모습을 보여드리자”며 “미래를 위해서 더 유능해지고, 그 유능함을 국민들께 자상하게 설명하고 동의를 구하고 공감을 얻자”고 호소했다. 이른바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 공략을 통한 외연 확장도 언급했다. 그는 “우리와 상대의 확고한 지지층의 비율이 과거 3대2였다면, 지금은 2대3이다”며 “우리는 외연을 확장해야 하고 그래야 이길 수 있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그러면서 “오늘 우리는 폭풍을 뚫고 미래로 간다. 미래로 가는 첫날 당원 동지 여러분과 함께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고 했다.



한동훈 “당정 화합 최선” 용산에 전화, 윤 대통령 “고생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4차 전당대회에 참석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축사에서 “극단적인 여소야대 상황을 이겨내고 대한민국을 다시 도약시키려면 무엇보다 단결된 힘이 필요하다”며 “우리 당이 하나가 되어야 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강정현 기자
한 대표의 압승에 대해 전문가들은 변화를 바라는 보수 진영의 바람이 ‘1973년생 한동훈’에게 투영됐다고 분석했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당정 관계나 세대교체 필요성 등 보수 진영이 달라져야 한다는 생각을 갖는 당원이 변화를 선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당정 관계의 안정적인 관리는 한 대표의 과제다. 지난 1월 ‘윤·한 갈등’ 이후로도 수차례 윤석열 대통령과 충돌했던 한 대표가 대통령과의 관계를 어떻게 풀어내느냐에 따라 여권의 정권 재창출과 직결됐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 대표는 전당대회 직후 윤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갖고 “‘앞으로 당정이 화합해서 좋은 정치 할 수 있도록 제가 최선을 다하겠다’는 포부를 말씀드렸다”고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한 대표가 먼저 전화를 했고, 윤 대통령은 “고생 많았다. 잘하라”는 취지로 답했다.

이날 전당대회에 참석한 윤 대통령은 축사에서 “우리는 한배를 탄 운명공동체이고, 우리는 하나”라며 “극단적인 여소야대 상황을 이겨내고 이 나라를 다시 도약시키려면 무엇보다 단결된 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24일 한 대표를 비롯한 신임 지도부와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 등 전임 지도부를 용산 대통령실로 초청해 만찬을 함께 할 것으로 알려졌다. 초청 대상에는 전당대회 낙선자들도 포함됐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당정 화합 만찬’을 하자고 말씀하셔서 초청하려 한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에서도 3실장과 수석급 이상 참모 전원이 참석한다.

당내 친윤계와의 관계 회복도 관건이다. 여전히 당 다수 세력인 친윤계가 이번 전당대회에서 중립을 지키거나 원희룡 후보를 지원했기 때문이다. 제3자 특검 추천 방식의 ‘순직 해병 특검법’을 한 대표가 추진한다고 해도, 다수 현역 의원이 반대할 경우 자칫 한 대표의 리더십은 흔들릴 수 있다.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는 “한 대표가 당내 혁신 과제의 성과를 내기 위해서라도 윤 대통령과의 관계 회복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당장 김건희 여사의 검찰 조사 등 현안에 대한 한 대표의 입장이 당정 관계의 바로미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자칫 윤 대통령과 정면충돌할 경우 여권 전체가 자칫 공멸할 수 있다는 위기감 또한 적지 않다. 한 대표는 이날 ‘김 여사 검찰 조사’와 관련해 “제3의 장소에서 조사하는 과정에 대해 국민께서 조금 부족했다고 생각하실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야권은 한 대표를 향해 ‘채 상병 특검법’과 ‘김건희 여사 특검법’ 추진을 촉구했다.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불통과 독선으로 일관돼 온 윤석열 정부의 방탄 부대로 전락한 국민의힘이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여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특히 순직 해병 특검법, 김건희 여사 특검법에 전향적인 태도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기정·윤지원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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