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대의원 과반 지지 확보…하루만에 트럼프 대항마 굳혀
카멀라 해리스(사진) 미국 부통령이 조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 사퇴 하루 만에 민주당의 대선후보가 되기 위한 대의원 지지를 확보했다. 이로써 11월 대선에서 해리스 부통령 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간 대결 구도가 사실상 굳어졌다.
뉴욕타임스(NYT)는 22일(현지시간) “해리스는 (바이든이 사퇴한) 첫날이 끝날 무렵 후보가 되기 위한 대의원의 과반을 확보했다”고 보도했다. AP통신은 4000명에 가까운 민주당 서약 대의원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471명이 해리스에 대한 지지를 표해 “대선후보가 되기 위해 필요한 매직넘버를 하루 만에 확보했다”고 보도했다.
관련 보도 이후 해리스 부통령은 성명을 통해 민주당 대선후보로 “지명받기 위한 광범위한 지지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그는 “조만간 후보 지명을 공식적으로 수락할 수 있기를 고대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해리스는 델라웨어주 윌밍턴의 선대본부를 찾았다. 선거를 이끄는 ‘본진’부터 접수한다는 뜻이다. 그는 선대본부 연설에서 “앞으로 다가올 며칠, 몇 주간 여러분들과 함께 민주당을 단결시키겠다”며 “또 이 나라를 단결시켜 대통령 선거에서 반드시 이기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트럼프 같은 타입을 잘 알고 있고, 선거 기간 동안 자랑스럽게 내 경력을 그의 경력에 맞서 부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리스는 캘리포니아주 법무장관 겸 검찰총장을 지낸 검사 출신이다. 반면에 트럼프는 ‘성 추문 입막음 돈 지급’ ‘대선 결과 뒤집기’ ‘기밀문서 유출’ ‘조지아주 대선 개입 의혹’ 등의 형사사건에서 88개 혐의를 받고 있다. 성 추문 사건에 대해선 지난 5월 유죄 평결을 받았다. 선거의 프레임을 ‘검사 대 범죄자’ 구도로 이끌겠다는 의미다.
해리스는 중산층 강화, 총기 규제, 생식권 보장(낙태 권리) 등도 달성 목표로 제시했다. 민주당 지지층이 중시해 온 가치들이다.
민주당, 하루 후원금 1100억원…바이든 석달치보다 많아
바이든의 용단과 해리스의 급부상으로 재무장한 민주당엔 ‘사람과 돈’이 몰리는 분위기다.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은 이날 X(옛 트위터)에 “거대한 자긍심과 우리나라의 미래에 대한 무한한 낙관론으로 해리스 부통령을 미국 대통령 후보로 지지한다”며 지지 행렬에 동참했다. 진보 진영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펠로시는 전날 바이든의 사퇴 결정에 대한 입장을 내면서도 해리스에 대한 지지 선언을 하지 않았다.
앞서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도 공동성명을 통해 “해리스를 지원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 그레첸 휘트머 미시간 주지사, J B 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 피트 부티지지 교통부 장관 등 차기 대선후보군으로 분류되는 인물들은 물론 중진의원 다수도 일제히 해리스 지지를 선언했다.
아직 공식 지지 선언을 하지 않은 사람은 민주당 내에서 가장 큰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상원의 척 슈머 원내대표, 하원의 하킴 제프리스 원내대표 정도다. 이 중 원내 지도부 두 사람의 지지 성명은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들은 이날 공동성명에서 “당과 국가를 통합하기 위해 함께 노력하면서 곧 해리스를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다만 과거 선거 때도 후보 선출 때까지 중립을 지켜 왔던 오바마의 경우 해리스가 후보로 공식 지명될 때까지 신중한 입장을 보일 가능성도 있다. 이와 관련, 워싱턴포스트(WP)는 “해리스가 오바마의 선대위원장을 지낸 데이비드 플루프 영입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돈줄’이 끊겼던 민주당엔 바이든 사퇴 24시간 만에 8100만 달러(약 1124억원)의 후원금이 쇄도했다. 이는 2020년 이후 하루에 모금한 최고 액수이자 트럼프가 유죄평결 직후 모금했던 5300만 달러(약 735억원)를 넘어선다. 바이든이 지난해 재선 캠페인을 시작한 뒤 첫 1분기 동안 확보한 후원금 7200만 달러(약 999억원)보다도 많다.
한편 민주당 전국위원회는 이날 온라인 투표를 통해 다음 달 7일 전까지 당의 후보를 확정짓겠다고 밝혔다. 7일은 오하이오주 주법이 정한 대선후보 등록 마감일이다.
워싱턴=강태화 특파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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