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타전 벌였지만 ‘어대한’ 못넘은 원희룡·나경원
여당 전당대회 역사상 유례없는 난타전이 벌어졌지만 대세론이 무너지지는 않았다. 23일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나경원·원희룡 당 대표 후보가 막판까지 한동훈 대표를 맹추격했지만, 한 대표의 과반을 저지하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62.84%의 득표율로 한 대표가 여유 있게 새 대표로 선출되자 굳은 표정으로 개표 결과를 기다리던 나 후보는 이내 미소를 짓고 한 대표와 포옹했다. 원 후보도 한 대표를 안으며 등을 가볍게 두드렸다.
원 후보는 경선 초반만 해도 친윤계의 조직적 지지를 등에 업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건희 여사 문자 ‘읽씹’(읽고도 무반응) 논란, 사적 공천 의혹 등을 제기하며 한동훈 대표를 강하게 몰아붙였다. 하지만 ‘어대한’(어차피 대표는 한동훈) 기류를 뚫지 못하고 결국 고배를 들었다. 원 후보는 2021년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서 4위를 기록했고, 지난 4월 총선에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의 안방인 인천 계양을에서 8.7%포인트 차로 패배했다.
연달아 고전을 면치 못했지만, 정치권에서는 원 후보가 잠재적 대선주자로 분류되는 중진인 만큼, 향후 여권에서 역할을 맡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온다. 원 후보는 이날 “앞으로도 특검과 탄핵을 막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2021년 전당대회에서 ‘이준석 돌풍’에 밀려 2위, 지난해 3·8 전당대회에선 친윤계와 충돌하며 중도 사퇴했던 나 후보는 ‘한동훈 대세론’에 또다시 막혔다. 나 후보는 막판 터진 패스트트랙 사건 공소 취소 논란으로 한 대표와 거친 공방을 벌였다. “본인 사건을 공소 취소해 달라고 부탁했다”는 한 대표의 저격성 발언에 나 후보는 “모욕적”이라고 불쾌감을 숨기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나 후보에 대한 동정 여론이 일각에서 일었지만, 판세를 뒤집기엔 힘이 부쳤다는 평가다.
다만 여권에서는 “나 후보의 정치적 위상은 꺾이지 않았다”는 평가다. 나 후보는 야권이 압승한 4월 총선에서 민주당 지도부의 집중 견제를 받고도 서울 동작을에서 승리했다. 향후 여야 대치 전선(戰線)이 국회로 옮겨가면 여성이자 수도권 5선으로 정치적 공간은 여전히 열려 있다는 관측이다. 나 후보는 “이번 전당대회에서 배운 것을 당과 국민을 위해 일하는 저의 자산으로 삼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윤상현 후보는 4위에 머물렀지만 선거 과정에서 다른 후보들과 심한 갈등을 빚지 않았기에 정치적 타격은 가장 덜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윤 후보는 “윤 정부의 성공을 위해 국회 안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국희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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