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서 판교 30분…4개 역 정차 안양 눈길 [감평사의 부동산 현장진단]

2024. 7. 23.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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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썩이는 월판선 역세권

경기도 안양시 만안구 석수동에서 경수대로를 타고 내려가다 보면 안양천을 등지고 꽤 넓은 사거리가 나온다. 안양 비산사거리다. 이곳에서 관악대로 방향으로 조금 더 가다 보면 관악대로와 평촌대로가 만나는 안양종합운동장 사거리가 나온다. 이곳에 월곶판교선(이하 월판선) 안양운동장역(가칭)이 신설될 예정이다. 행정구역상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비산동이다.

안양종합운동장 인근에선 평촌자이더퍼스니티 공사 현장이 눈에 띈다. 뉴타운삼호아파트를 재건축한 단지로 올해 가을 일반분양에 나선다. 1단지는 17개동, 1847가구, 2단지는 9개동, 890가구 등 총 2723가구로 구성됐다. 안양운동장역이 신설되면 초역세권 단지가 되는 이곳은 평촌과도 가까워 일대 랜드마크 단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안양종합운동장 주변에는 평촌자이더퍼스니티 외에도 여러 곳에서 정비사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최근 공사를 마치고 올해 6월부터 입주를 시작한 평촌엘프라우드가 대표적이다. 비산초 주변 지구 재개발 사업을 통해 들어선 평촌엘프라우드는 총 35개동, 2739가구로 구성됐다. 1단지와 2단지 사이에 비산초를 끼고 있는 ‘초품아(초등학교를 품은 아파트)’ 단지다. 이제 막 입주를 시작한 단지인 만큼 올해 상반기 입주권이나 분양권이 활발하게 거래됐다.

전용 59㎡는 최고 7억7500만원에 거래됐으며 전용 84㎡의 경우 9억원대에 주로 거래되는 모습이다. 현재 나온 전용 84㎡ 매물은 10억원 전후로 호가가 형성됐다. 일부 로열동·호수 매물은 11억~12억원에 호가가 올라오기도 했다.

평촌자이더퍼스니티와 평촌엘프라우드 외에도 종합운동장북측재개발구역에서는 롯데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했으며 동측구역은 이르면 7월 중 시공사를 선정한다는 계획. 일대 정비사업이 마무리되면 안양운동장역 주변은 1만가구 이상 미니 신도시로 거듭날 전망이다.

비산동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비봉산 자락에 위치한 이곳은 자연 친화적이고 안양종합운동장을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지하철역이 멀다는 단점이 있었다”며 “월판선이 개통되면 판교로 출퇴근하는 주민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한다.

경기 안양시 동안구 비산동 ‘평촌엘프라우드’ 단지 전경. (윤관식 기자)
송도에서 판교까지 급행 30분

월판선 동서로 관통하는 안양 주목

월판선 각 공구에서 본격적으로 공사에 착수하면서 수도권 서남부 부동산 시장이 주목받고 있다.

월판선은 시흥 월곶에서 경기도 광명, 안양을 거쳐 성남 판교까지(약 34㎞) 잇는 노선이다. ‘판교’라는 양질의 일자리가 연결되는 노선이다 보니 역이 들어서는 곳마다 기대감에 들떠 있다.

월판선 노선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시흥 월곶역부터 시작해 장곡역, 시흥시청역, 광명역, 만안역, 안양역, 안양운동장역, 인덕원역, 청계역, 서판교역, 판교역으로 이어진다. 총 11개 정거장으로 수도권 남부 지역을 동서로 관통한다. 출발점인 월곶역이 현재 운행 중인 지하철 수인분당선 중 ‘인천 송도~시흥 월곶’ 구간과 이어지기 때문에 월판선 개통 시 송도에서 판교를 연결하게 된다. 올해 안으로 전 구간 착공이 예상되며 이르면 2028년 개통 예정이다. 월판선이 개통되면 급행열차로 인천 송도에서 판교까지 약 30분이면 이동 가능해진다.

월판선이 본격적으로 공사에 들어가면서 경기도 안양시는 월판선 최대 수혜 지역 중 하나가 될 가능성이 높다. 안양에만 무려 4개 역이 정차한다. 왼쪽부터 만안역과 안양역, 안양운동장역, 인덕원역 등이다.

다만 같은 안양이라도 분위기는 지역마다 조금씩 다르다. 안양운동장역 일대는 새 아파트가 대거 들어서고 투자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인덕원역 일대는 월판선뿐 아니라 GTX-C노선과 인동선(인덕원~동탄)이 들어선다. 현재 4호선이 운행 중인 만큼 인덕원역 일대는 쿼드러플 역세권으로 수도권 남부 지역 교통 중심지로 거듭날 전망. 인덕원역은 행정구역상 안양이지만 과천이나 의왕과도 가깝다.

반면 만안역 일대는 안양 내 다른 지역과 달리 다소 조용한 편이다. 행정구역상 안양시 석수동 석수전화국사거리 인근에 들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만안역 주변에는 준공 30년이 지난 연립주택과 단독주택 등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안양운동장역 일대와 마찬가지로 노후 주택이 밀집된 곳이지만 아직까지 이렇다 할 재개발 움직임은 보이질 않는다. 대지지분이 작은 소형 주택이 많아 사업성 자체가 높지 않기 때문이다. 안양운동장 일대는 행정구역상 동안구로 평촌과 가깝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만안역 주변은 안양시 내에서 상대적으로 선호도가 떨어진다.

다만 만안역 일대 신축 아파트 단지는 거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말 분양해 올해 상반기 완판한 ‘안양자이더포레스트(483가구)’가 대표적이다. 충훈터널만 지나면 광명역까지 쉽게 이동 가능하고 월판선이 개통하지 않은 지금은 지하철 1호선 관악역을 이용(도보 약 15분)할 수 있는 입지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안양자이더포레스트는 분양권 거래가 활발하다. 대략 전용 59㎡는 6억원대 후반에서 7억원 초반, 전용 74㎡는 7억원 중후반대에 거래되는 모습이다. 안양역이나 안양운동장 일대 신축 대단지 아파트와 비교해 시세가 다소 낮게 형성되고 있다.

3개 역 들어서는 경기도 시흥

장현지구 중심부 장곡역 일대 주목

또 다른 월판선 수혜 지역으로는 경기도 시흥시가 꼽힌다. 시흥에는 월판선 노선 중 월곶역과 장곡역, 시흥시청역 등 3개의 역이 들어선다.

월곶역은 수인분당선, 시흥시청역은 서해선이 지나고 있다. 월판선이 완공되면 월곶역은 2개 노선이 지나며 시흥시청역은 현재 한창 공사가 진행 중인 신안산선과 월판선, 서해선 등 3개의 노선이 지나는 환승역이 된다.

현재 월곶역 일대에는 대부분 구축 아파트 단지가 옹기종기 모여 있다. 월곶역 북동 측 일대 부지에는 시흥시가 ‘월곶역세권 도시개발사업’을 추진 중이다. 시흥시 측은 약 23만㎡ 부지에 2710가구 공동주택과 복합용지 2필지를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시흥시청역은 2030년 이후 수도권 서남부 미래 교통 중심이 될 것으로 기대되지만 지금 당장은 개발이 덜된 상황이다. 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는 주거시설이 많지 않다. 이 일대에 최근 준공한 아파트 단지를 꼽자면 2020년 4월 입주한 시흥시청역동원로얄듀크(447가구)가 있다. 이 단지 전용 73㎡는 올해 6월 5억7500만원에 거래됐으며 전용 84㎡는 6억원 초중반대에 거래되고 있다. 2021년 5월 한때 7억9000만원에 거래되기도 했지만 전고점 대비 약 80% 수준에서 시세가 형성됐다.

앞으로 3개 노선이 지나는 시흥시청역만큼 주목받는 곳은 바로 장곡역 일대다. 시흥시청역 주변과 사뭇 분위기가 다르다. 이미 장곡역이 들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장곡중 주변에는 시흥 장현지구 내 여러 아파트 단지가 모여 있다. 이곳은 기본적인 상권이나 생활에 필요한 인프라 시설이 이미 갖춰졌다. 지금까지 장현지구 단점은 도보로 이용할 만한 지하철이 없다는 점이었는데 월판선이 개통되면 장곡역에서 판교까지 30분대 이동이 가능해진다.

장현지구 여러 단지 중 시흥장현예다음아르테(747가구)는 월판선이 개통하면 장곡역 초역세권 단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전용 84㎡가 4억원 초중반대에 분양됐지만 올해 상반기부터 6억원 중반대에 거래되고 있다. 올해 7월에는 3층 매물이 6억4000만원에 손바뀜했다.

장곡역 초역세권 단지가 될 것으로 기대되는 또 다른 단지는 유승한내들퍼스트파크다. 총 676가구로 2022년 11월 준공했다. 전용 104㎡가 지난 6월 7억7000만원에 거래됐으며 전용 84㎡는 7억원대 매물이 올라와 있다. 월판선은 신안산선과 함께 수도권 서남부 지역 대중교통을 획기적으로 개선시켜줄 수 있는 노선이다. 다만 2028년 개통이 목표라고 해도 이미 여러 차례 지연된 적이 있고 통상 지하철 신규 노선 개통은 일반적인 목표 시점보다 1~2년 이상 연기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강승태 감정평가사]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69호 (2024.07.24~2024.07.30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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