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 구속에 '카뱅도 불똥'…유죄 확정 시 카카오 대주주 위태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이 구속되면서 그 불똥이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로 튀었다. 재판 결과에 따라 카카오뱅크의 1대 주주인 카카오가 대주주 자격을 잃을 수도 있어서다.
현행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은 산업자본이 인터넷은행 지분을 10% 넘게 보유하려면 ‘최근 5년간 조세범 처벌법ㆍ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ㆍ공정거래법 등 위반으로 벌금형 이상 처벌을 받은 사실이 없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6개월마다 이같은 대주주 적격성을 심사한다.
카카오는 지난해 말 기준 전체 카카오뱅크 지분 가운데 27.16%(1억2953만3725주)를 보유한 대주주다. 카카오의 최대주주는 김 위원장(지분율 13.27%)이다. 카카오뱅크의 2대 주주는 한국투자증권(1억2953만3724주, 27.16%)으로 카카오와 비교해 주식 1주가 적다. 뒤를 이어 국민연금(5.58%), KB국민은행(4.88%) 등 순이다.
창업자인 동시에 대주주인 김 위원장의 혐의가 법원에서 확정되고, 양벌규정으로 법인(카카오)까지 벌금형 이상을 받으면 카카오는 카카오뱅크 보유 지분 가운데 10%만 남기고 나머지(17.16%)를 정리해야 하는 위기에 놓인다. 자본시장법상 법인의 대표자는 물론 종업원 등 임직원이 법을 위반하면 법인에게도 책임을 묻는 제도가 '양벌규정'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 ‘카카오가 10% 넘는 지분을 매각하면 한국투자증권이 카카오뱅크의 대주주가 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나오는 이유다.
이번 수사를 의뢰한 금융감독원은 기소 의견으로 카카오 경영진과 함께 카카오 법인까지 검찰에 송치했다. 익명을 요구한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카카오뱅크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 대상은 (김범수 위원장이 아닌) 카카오 법인”이라며 “다만 법인이 처벌 대상에 포함되고, 대법원 판결까지 확정되어야 하기 때문에 최종적인 대주주 자격 박탈여부 결정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의 사법 리스크가 본격화되면서 카카오뱅크의 신사업도 차질을 빚었다. 금융당국은 이미 지난해 카카오뱅크의 마이데이터사업(본인신용정보관리업)과 비금융신용평가업(전문개인신용평가업) 허가 심사를 보류했다. 카카오의 시세조종 의혹 수사가 원인이었다. 신용정보법엔 대주주가 금융관계법률을 위반해 벌금형 이상에 상당한 처벌 받은 사실이 없어야 한다고 규정한다. 신용평가를 다각화해 사회 초년생과 중ㆍ저신용자 등 고객층을 넓히겠다는 카카오뱅크의 먹거리 계획도 미뤄지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사법 리스크 영향으로 23일 코스피 시장에서 3.79% 하락한 2만300원에 마감했다.
전문가들은 다만 김 위원장의 구속 이슈가 카카오뱅크 실적에 직접 타격을 주진 않을 것으로 봤다. 지난해부터 카카오뱅크가 견조한 대출 증가로 꾸준하게 이익이 늘고 있어서다. 지난 1분기 카카오뱅크의 당기순이익은 1112억원으로 1년 전보다 9.1% 증가했다. 주택담보대출 대환대출 인기에 따른 분기 최대 실적이다.
염지현 기자 y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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